날이 맑아진다.
날씨가 최상의 컨디션이다.
순례자들이 무척이나 많다.
군데군데 뭉쳐 피레네를 걸어간다.
적당히 내려앉은 구름은 따가운 햇빛을 피하게 해주고 어제 내린 비는 풀잎에 방울방울 매달려 초록을 더욱 더 싱그럽게 한다.
넓디 넓은 초원, 광활함, 웅장함, 뭘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도저히 사진으로는 내가 느끼는 풍광이 담아지질 않는다.
내내 행복에 취해 감사합니다를 되뇌며 걷는다. 론세스바예스까지 16킬로
보르다에서의 선잠으로 무척 피곤한 길일거란 예감이었지만 풍경이 주는 만족감으로 연신 재잘재잘 쫑알거리게 된다.
함께 걷는 남편의 모습이 참 감사하고 앞으로도 쭉 같이 걸을 수 있음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수없이 많은 이름모를 풀꽃들은 길을 따라 마중하고 배웅하고~
우리나라 풀꽃을 닮은 꽃들은 한없이 정겹다.
민들레, 엉겅퀴, 봄까치 풀꽃, 제비꽃...
장엄한 듯 한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 능선들
정상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이 별스럽게 당당해 보인다.
어제 피레네를 넘었던 순례자들은 풍경은 커녕 비바람에 너무 추워 저체온 증세까지 보였다는데 운이 무지 좋다.
드디어 론세스바예스
워낙 많은 순례자들로 인해 별관까지 풀 가동이다.
다닥다닥 붙은 이층침대와 사람들의 땀냄새
진정 순례자들이구나
첫댓글 사진으로 순례길 여정이 그대로 전해온 듯하다.
야생화(들꽃) 꽃멍이 피로에는 👍
사진마다 보이는 풍경도 풍경이지만
우리 선생님의 멋진 포즈와 건강한 모습이 너무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