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시기(時氣)
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에서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사시(四時)의 기(氣)가 이를 때는 조안(早晏: 이름과 늦음)이 있으니, 고하(高下)나 좌우(左右)의 후(候)는 어떠한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행(行)에는 역순(逆順)이 있고 지(至)에는 지속(遲速)이 있다. 따라서 태과(太過)하면 화(化)가 선천(先天)하고, 불급(不及)하면 화(化)가 후천(後天)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원(願)하건대 그 행(行)은 어떻게 말하는지 듣고 싶다."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춘기(春氣)는 서(西)로 행(行)하고, 하기(下氣)는 북(北)으로 행(行)하며, 추기(秋氣)는 동(東)으로 행(行)하고, 동기(冬氣)는 남(南)으로 행(行)한다. 따라서 춘기(春氣)는 하(下)에서 시(始)하고, 추기(秋氣)는 상(上)에서 시(始)하며, 하기(夏氣)는 중(中)에서 시(始)하고, 동기(冬氣)는 표(標)에서 시(始)한다. 춘기(春氣)는 좌(左)에서 시(始)하고, 추기(秋氣)는 우(右)에서 시(始)하며, 동기(冬氣)는 후(後)에서 시(始)하고, 하기(夏氣)는 전(前)에서 시(始)한다. 이는 사시(四時)의 정화(正化)의 상(常)이다. 따라서 지고(至高)한 지(地)에는 동기(冬氣)가 항상 있고, 지하(至下)한 지(地)에는 춘기(春氣)가 항상 있으니, 반드시 이를 잘 살펴야 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원(願)하건대 동화(同化)는 어떠한지 듣고 싶다."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풍온(風溫)은 춘화(春化)와 동(同)하고, 열훈(熱曛) 혼화(昏火)는 하화(夏化)와 동(同)하며 (승(勝)은 복(復)과 동(同)하다.) 조청(燥淸) 연로(烟露)는 추화(秋化)와 동(同)하며, 운우(雲雨) 혼명애(昏暝埃)는 장하화(長夏化)와 동(同)하고, 한기(寒氣) 상설빙(霜雪冰)은 동화(冬化)와 동(同)하다. 이는 천지(天地)의 오운육기(五運六氣)의 화(化)이며 성쇠(盛衰)를 갱용(更用)하는 것이다." 하였다.
사기조신론(<四氣調神論>)에 이르기를 "춘(春) 3개월은 발진(發陳)이라 하니, 천지(天地)가 모두 생(生)하고 만물(萬物)이 영(榮)한다. 이는 춘기(春氣)의 응(應)이며, 생(生)을 양(養)하는 도(道)이다. 이를 역(逆)하면 간(肝)을 상(傷)하니, 하(夏)가 되면 한(寒)으로 변(變)하고 장(長)을 봉(奉)하는 자가 소(少)하다.
하(夏) 3개월은 번수(蕃秀)라 하니, 천지(天地)의 기(氣)가 교(交)하고, 만물(萬物)이 화실(華實)한다. 이는 하기(夏氣)의 응(應)이며, 장(長)을 양(養)하는 도(道)이다. 이를 역(逆)하면 심(心)을 상(傷)하니, 추(秋)가 되면 해학(痎瘧)이 되고, 수(收)를 봉(奉)하는 자가 소(少)하다.
추(秋) 3개월은 용평(容平)이라 하니, 천기(天氣)가 급(急)하고 지기(地氣)가 명(明)하다. 이는 추기(秋氣)의 응(應)이니, 수(收)를 양(養)하는 도(道)이다. 이를 역(逆)하면 폐(肺)를 상(傷)하니, 동(冬)이 되면 손설(飱泄)이 되고 장(藏)을 봉(奉)하는 자가 소(少)하다.
동(冬) 3개월은 폐장(閉藏)이라 하니, 수(水)가 빙(氷)하고 지(地)가 탁(坼)하며 양(陽)에 요(擾)하지 않는다. 이는 동기(冬氣)의 응(應)이며, 장(藏)을 양(養)하는 도(道)이다. 이를 역(逆)하면 신(腎)을 상(傷)하니, 춘(春)이 되면 위궐(痿厥)이 되고 생(生)을 봉(奉)하는 자가 소(少)하다.
춘기(春氣)를 역(逆)하면 소양(少陽)이 생(生)하지 못하고, 간기(肝氣)가 내변(內變)한다. 하기(夏氣)를 역(逆)하면 태양(太陽)이 장(長)하지 못하니, 심기(心氣)가 내동(內洞: 內動)한다. 추기(秋氣)를 역(逆)하면 태음(太陰)이 수(收)하지 못하니, 폐기(肺氣)가 초만(焦滿)한다. 동기(冬氣)를 역(逆)하면 소음(少陰)이 장(藏)하지 못하니, 신기(腎氣)가 홀로 침(沈)한다.
사시(四時)의 음양(陰陽)은 만물(萬物)의 근본(根本)이다. 따라서 성인(聖人)은 춘하(春夏)에 양(陽)을 양(養)하고, 추동(秋冬)에 음(陰)을 양(養)하여 그 근(根)을 따랐으니, 만물(萬物)과 같이 생장(生長)의 문(門)에 부침(浮沈)하였다. 근(根)에 역(逆)하면 본(本)을 벌(伐)하므로 그 진(眞)이 괴(壞)한다." 하였다.
생기통천론(<生氣通天論>)에 이르기를 "양기(陽氣)는 하루 동안 외(外)를 주(主)하는데, 평단(平旦)에는 사람의 기(氣)가 생(生)하고, 일중(日中)에는 양기(陽氣)가 융(隆)하며, 일서(日西)에는 양기(陽氣)가 허(虛)하게 되니, 기문(氣門)이 곧 폐(閉)한다. 이러하므로 모(暮)에는 수거(收拒)하여서 근골(筋骨)을 요(擾)하지 말고 무로(霧露)를 보지 말아야 한다. 이 삼시(三時: 평단 일중 일서)에 반(反)하면 형(形)이 이에 곤박(困薄)하게 된다." 하였다.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에서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분(分)과 지(至)는 무엇인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기(氣)가 지(至)한 것을 지(至)라고 하고, 기(氣)가 분(分)하는 것을 분(分)이라 한다. 지(至)하면 기(氣)가 동(同)하고, 분(分)하면 기(氣)가 이(異)하다. 이는 소위 천지(天地)의 정기(正紀)이다." 하였다.
맥요정미론(<脈要精微論>)에 이르기를 "동지(冬至) 45일은 양기(陽氣)가 미상(微上)하고, 음기(陰氣)가 미하(微下)한다. 하지(夏至) 45일은 음기(陰氣)가 미상(微上)하고, 양기(陽氣)가 미하(微下)한다. 음양(陰陽)의 시(時)는 맥(脈)으로 기(期)할 수 있다. 그 기(期)를 상실(相失)하면 맥(脈)이 분(分)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分)하는 기(期)로 그 사(死)하는 시(時)를 알 수 있다." 하였다.
순기일일분위사시편(<順氣一日分爲四時篇>)에서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백병(百病)은 대부분 단(旦)에 혜(慧)하고, 주(晝)에 안(安)하며, 석(夕)에 가(加)하고, 야(夜)에 심(甚)한데, 왜 그러한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사시(四時)의 기(氣)가 그렇게 한다. 춘(春)은 생(生)하고 하(夏)는 장(長)하며 추(秋)는 수(收)하고 동(冬)은 장(藏)하니, 사람도 또한 이에 응(應)한다.
일일(一日)을 사시(四時)로 분(分)하면 조(朝)는 춘(春)이고 일중(日中)은 하(夏)이며 일입(日入)은 추(秋)이고 야반(夜半)은 동(冬)이다. 조(朝)에는 인기(人氣)가 시생(始生)하고 병기(病氣)가 쇠(衰)하므로 단(旦)에 혜(慧)한다. 일중(日中)에는 인기(人氣)가 장(長)하니 장(長)하면 사기(邪)를 승(勝)하므로 안(安)한다. 석(夕)에는 인기(人氣)가 시쇠(始衰)하여 사기(邪氣)가 시생(始生)하므로 병(病)이 가(加)하여진다. 야반(夜半)에는 인기(人氣)가 장(藏)에 들어가 사기(邪氣)가 홀로 신(身)에 거(居)하므로 심(甚)하게 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그 시(時)와 반(反)하는 경우도 있는데, 왜 그러한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이와 같은 사시(四時)의 기(氣)와 응(應)하지 않는 것은 장(藏)이 홀로 그 병(病)을 주(主)하기 때문이다. 이는 반드시 그 장기(藏氣)가 소불승(所不勝)하는 시(時)에 심(甚)하여지고 소승(所勝)의 시(時)에 기(起)하게 된다." 하였다.
사시자역종론(<四時刺逆從論>)에 이르기를 "춘기(春氣)는 경맥(經脈)에 있고, 하기(夏氣)는 손락(孫絡)에 있으며, 장하기(長夏氣)는 기육(肌肉)에 있고, 추기(秋氣)는 피부(皮膚)에 있으며, 동기(冬氣)는 골수(骨髓) 중에 있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감히 그 까닭(:故)을 묻고 싶다."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춘(春)에는 천기(天氣)가 시개(始開)하고 지기(地氣)가 시설(始泄)하며 동(凍)이 해(解)하고 빙(氷)이 석(釋)하므로 수(水)가 행(行)하고 경(經)이 통(通)하므로 인기(人氣)가 맥(脈)에 있다.
하(夏)에는 경(經)이 만(滿)하고 기(氣)가 일(溢)하며 손락(孫絡)에 입(入)하여 혈(血)을 수(受)하니 피부(皮膚)가 충실(充實)하게 된다.
장하(長夏)에는 경락(經絡)이 모두 성(盛)하고 내(內)로 기(肌) 중에 일(溢)한다.
추(秋)에는 천기(天氣)가 시수(始收)하고 주리(腠理)가 폐색(閉塞)하며 피부(皮膚)가 인급(引急)하게 된다.
동(冬)에는 개장(蓋藏: 閉藏)하여 혈기(血氣)가 중(中)에 있어서 내(內)로는 골수(骨髓)에 착(著)하고 오장(五藏)과 통(通)한다.
이러하므로 사기(邪氣)는 항상 사시(四時)의 기혈(氣血)을 따라 들어가 객(客)한다. 그 변화(變化)에 지(至)하여서는 가히 도(度)할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그 경기(經氣)를 따라 그 사기(邪)를 벽제(辟除: 물리쳐 제거하다)할 것이니, 그 사기(邪)를 제(除)하면 난기(亂氣)가 생(生)하지 않는다." 하였다.
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에 이르기를 "춘기(春氣)는 병(病)이 두(頭)에 있고, 하기(夏氣)는 병(病)이 장(藏)에 있으며, 추기(秋氣)는 병(病)이 견배(肩背)에 있고, 동기(冬氣)는 병(病)이 사지(四支)에 있다. 따라서 춘(春)에는 구뉵(鼽衄)의 병(病)을 잘하고, 중하(仲夏)에는 흉협(胸脇)의 병(病)을 잘하며, 장하(長夏)에는 동설(洞泄) 한중(寒中)의 병(病)을 잘하고, 추(秋)에는 풍학(風瘧)의 병(病)을 잘하며, 동(冬)에는 비궐(痺厥)의 병(病)을 잘한다." 하였다.
영위생회편(<營衛生會篇>)에 이르기를 "위기(衛氣)는 음(陰)을 25도(度) 행(行)하고, 양(陽)을 25도(度) 행(行)하니, 주야(晝夜)로 분(分)하므로 기(氣)가 양(陽)에 이르면 기(起)하고, 음(陰)에 이르면 지(止)한다.
야반(夜半)에는 음(陰)이 롱(:隴: 무성하다)하고, 야반(夜半)의 후(後)에는 음(陰)이 쇠(衰)하며, 평단(平旦)에는 음(陰)이 진(盡)하니 양(陽)이 기(氣)를 수(受)한다. 일중(日中)에는 양(陽)이 롱(隴: 무성하다)하고, 일(日)이 서(西)하면 양(陽)이 쇠(衰)하며, 일(日)이 입(入)하면 양(陽)이 진(盡)하니 음(陰)이 기(氣)를 수(受)한다.
야반(夜半)에 대회(大會)하면 만민(萬民)이 모두 와(臥)하니 명(命)하여 합음(合陰)이라 한다. 평단(平旦)에 음(陰)이 진(盡)하니 양(陽)이 기(氣)를 수(受)한다.
이와 같이 끝이 없으니(:無已) 천지(天地)와 같이 기(紀)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