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힐링여행(4) / 강원 철원
‘호국보훈의 달’에 찾아가는 안보관광지, 강원 철원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강원도 철원군은 우리 국토의 남과 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후삼국 시대에는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철원은 철원평야에서 수확되는 오대미(五臺米)의 명산지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관광명소로, 그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안보관광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철원을 대표하는 안보관광지로는 철원평화전망대를 비롯해서 월정리역, 백마고지전적지, 노동당사 등이 있다. 철원의 안보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소정의 출입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요 명소들이 민간인통제선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번거롭긴 해도 군부대의 작전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출입신청은 고석정 관광안내소에 있는 ‘평화관광안내센터’에서 하면 된다. 출입신청을 마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똑같이 출발을 해야 한다. 탐방이 가능한 곳은 철원평화전망대와 월정리역이다. 탐방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6.25전쟁 당시의 전승지, 백마고지전적지
철원의 안보관광지 가운데 백마고지전적지와 노동당사는 따로 출입절차를 받지 않아도 된다. 백마고지전적지는 해발 395m의 백마고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다. 전적지 안에는 백마 조형물, 위령비, 기념관, 종각 등이 있다.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0일 동안 벌어진 전투였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우리 국군이 승리했다. 당시 전투에 참가한 중국군은 정예부대인 제37군 소속의 3개 사단으로 편성되었고, 이에 맞선 우리 국군은 제9보병사단이었다. 백마고지의 당시 이름은 ‘395고지’였다. 하지만 치열한 전투로 인해서 능선의 모습이 백마의 등처럼 바뀌었고,. 고지의 이름도 ‘백마고지’로 바뀌게 되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제9보병사단은 ‘백마부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참 편안한 절, 도피안사
철원에는 안보관광지 외에 유서 깊은 문화유적지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가 도피안사다. ‘도피안사’라는 사찰 이름에는 “부처가 스스로 피안(彼岸)의 세계에 이르렀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불교에서는 삶과 죽음이 있는 이 세상을 가리켜 ‘차안(此岸)’이라 부르고, 모든 고통을 해탈한 영원한 진리의 세계를 가리켜 ‘피안’이라 부르고 있다.
신라 경문왕 때인 865년. 철원 지방 신도들 1,500명의 시주로 도선국사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조성하게 된다. 이 불상을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스님과 신도들이 옮기던 중 잠시 취하게 되었는데 그만 불상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모두 허사였다. 나중에 이 불상이 발견된 곳은 지금의 도피안사가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무리 힘을 써도 불상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스님들은 “비로자나불 부처님이 스스로 계시고 싶은 곳을 찾아가신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곳에 도피안사를 지었다.
온화한 미소의 주인공, 도피안사 철불
도피안사는 창건 이후 오랫동안 철원을 대표하는 사찰로 그 명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1898년의 화재와 한국전쟁 등으로 사찰이 소실되면서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던 중 1959년에 육군 제15사단장인 이명재 소장에 의해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피안사 대적광전에 봉안되어 있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화재와 전쟁 중에도 훼손되지 않은 매우 귀중한 유물이다. 불상의 높이는 91cm. 이는 건장한 성인 남자의 앉은키와 비슷한 크기다. 따라서 이곳 도피안사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근하고 현실감 넘치는 불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 사실적인 신체비례는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도피안사의 자랑이자 숨겨진 비밀은 대적광전 삼층석탑에 있다. ‘금와보살님’으로 불리는 금색 개구리들이 예불시간에 맞춰 석탑의 틈새 사이로 가끔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운이 좋고 인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도피안사에 가는 길에 ‘금와보살님’과 친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원의 새로운 관광명소, ‘한탄강 주상절리길’
최근 들어 철원의 유명관광지로 급부상한 곳은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한탄강 주상절리 길’은 철원군 갈말읍에 있는 순담계곡 입구에서 동온동을 거쳐 드르니마을까지 3.6km 구간에 조성되어 있다. 순담계곡은 여름철 래프팅 명소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 한탄강 물줄기 가운데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명소이기도 하다. 순담계곡 입구에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따라 100m쯤 걸으면 작은 전망대가 하나 나타난다. 이 전망대에서는 한탄강이 굽이쳐 돌아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있는 세 개의 전망대 가운데 하나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다. 이 전망대에서는 협곡과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 물줄기도 내려다 볼 수 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있는 한탄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에서 발생한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된 강이다. 그래서 한탄강 일대에서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현무암들은 약 27만 년 전에 발생한 화산폭발로 인해서 생긴 것들이다. 한탄강처럼 화산폭발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주상절리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한탄강 협곡에서 이 같은 주상절리를 많이 볼 수 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형성된 오각형 또는 육각형의 돌기둥들을 가리키는 지질용어다.
▲찾아가는 길 : 서울→국도 43호선→철원군 동송읍→백마고지전적지
‘호국보훈의 달’에 찾아가는 안보관광지, 강원 철원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강원도 철원군은 우리 국토의 남과 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후삼국 시대에는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역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철원은 철원평야에서 수확되는 오대미(五臺米)의 명산지로,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관광명소로, 그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안보관광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철원을 대표하는 안보관광지로는 철원평화전망대를 비롯해서 월정리역, 백마고지전적지, 노동당사 등이 있다. 철원의 안보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소정의 출입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요 명소들이 민간인통제선 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번거롭긴 해도 군부대의 작전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출입신청은 고석정 관광안내소에 있는 ‘평화관광안내센터’에서 하면 된다. 출입신청을 마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똑같이 출발을 해야 한다. 탐방이 가능한 곳은 철원평화전망대와 월정리역이다. 탐방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6.25전쟁 당시의 전승지, 백마고지전적지
철원의 안보관광지 가운데 백마고지전적지와 노동당사는 따로 출입절차를 받지 않아도 된다. 백마고지전적지는 해발 395m의 백마고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다. 전적지 안에는 백마 조형물, 위령비, 기념관, 종각 등이 있다.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0일 동안 벌어진 전투였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우리 국군이 승리했다. 당시 전투에 참가한 중국군은 정예부대인 제37군 소속의 3개 사단으로 편성되었고, 이에 맞선 우리 국군은 제9보병사단이었다. 백마고지의 당시 이름은 ‘395고지’였다. 하지만 치열한 전투로 인해서 능선의 모습이 백마의 등처럼 바뀌었고,. 고지의 이름도 ‘백마고지’로 바뀌게 되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제9보병사단은 ‘백마부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참 편안한 절, 도피안사
철원에는 안보관광지 외에 유서 깊은 문화유적지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가 도피안사다. ‘도피안사’라는 사찰 이름에는 “부처가 스스로 피안(彼岸)의 세계에 이르렀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불교에서는 삶과 죽음이 있는 이 세상을 가리켜 ‘차안(此岸)’이라 부르고, 모든 고통을 해탈한 영원한 진리의 세계를 가리켜 ‘피안’이라 부르고 있다.
신라 경문왕 때인 865년. 철원 지방 신도들 1,500명의 시주로 도선국사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조성하게 된다. 이 불상을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스님과 신도들이 옮기던 중 잠시 취하게 되었는데 그만 불상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모두 허사였다. 나중에 이 불상이 발견된 곳은 지금의 도피안사가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무리 힘을 써도 불상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스님들은 “비로자나불 부처님이 스스로 계시고 싶은 곳을 찾아가신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곳에 도피안사를 지었다.
온화한 미소의 주인공, 도피안사 철불
도피안사는 창건 이후 오랫동안 철원을 대표하는 사찰로 그 명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1898년의 화재와 한국전쟁 등으로 사찰이 소실되면서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던 중 1959년에 육군 제15사단장인 이명재 소장에 의해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피안사 대적광전에 봉안되어 있는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화재와 전쟁 중에도 훼손되지 않은 매우 귀중한 유물이다. 불상의 높이는 91cm. 이는 건장한 성인 남자의 앉은키와 비슷한 크기다. 따라서 이곳 도피안사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친근하고 현실감 넘치는 불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 사실적인 신체비례는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도피안사의 자랑이자 숨겨진 비밀은 대적광전 삼층석탑에 있다. ‘금와보살님’으로 불리는 금색 개구리들이 예불시간에 맞춰 석탑의 틈새 사이로 가끔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운이 좋고 인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도피안사에 가는 길에 ‘금와보살님’과 친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원의 새로운 관광명소, ‘한탄강 주상절리길’
최근 들어 철원의 유명관광지로 급부상한 곳은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한탄강 주상절리 길’은 철원군 갈말읍에 있는 순담계곡 입구에서 동온동을 거쳐 드르니마을까지 3.6km 구간에 조성되어 있다. 순담계곡은 여름철 래프팅 명소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 한탄강 물줄기 가운데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명소이기도 하다. 순담계곡 입구에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따라 100m쯤 걸으면 작은 전망대가 하나 나타난다. 이 전망대에서는 한탄강이 굽이쳐 돌아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있는 세 개의 전망대 가운데 하나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다. 이 전망대에서는 협곡과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 물줄기도 내려다 볼 수 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있는 한탄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에서 발생한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된 강이다. 그래서 한탄강 일대에서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현무암들은 약 27만 년 전에 발생한 화산폭발로 인해서 생긴 것들이다. 한탄강처럼 화산폭발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주상절리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한탄강 협곡에서 이 같은 주상절리를 많이 볼 수 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형성된 오각형 또는 육각형의 돌기둥들을 가리키는 지질용어다.
▲찾아가는 길 : 서울→국도 43호선→철원군 동송읍→백마고지전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