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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반야경 - 4. 학오안품(學五眼品)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과 상응하면
어디에서 와서 이 세상에 태어나며,
이 세상에서 죽어서 다시 어디에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로서 반야바라밀과 상응하면
도솔천상에서 와서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혹은 타방 불국토에서 와서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혹은 인도(人道) 중에 와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도솔천으로부터 온 사람은
마침내 반야바라밀을 잃지 않고 모든 다린니(陀隣尼)와
모든 삼매문과 모든 중지문(衆智門)이 빠짐없이 모두 앞에 나타나게 된다.
타방 불국토에서 온 사람은 곧 빨리 반야바라밀을 이룬다.
그 지혜 가운데서 나날이 증익되어
모든 심오한 법요(法要)가 드러나서 앞에 나타나게 된 후에는
반야바라밀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모든 부처님들을 뵙고
모든 부처님들을 여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인도로부터 온 사람은
이 보살이 아직 아유월치(阿惟越致)에 이르지 못하며
모든 감관[根]이 어둡고 둔하여 빨리 반야바라밀을 얻을 수 없으며,
바로 다린니문을 볼 수 없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익히고 행하면
이 세상에서 죽어서 어느 곳에 태어나느냐고 물었다.
이 보살은 마땅히 타방 불국토에 태어나게 되고,
한 불국토로부터 다시 다른 한 불국토에 이르기까지
항상 모든 부처님들을 뵙고 모든 부처님 세존을 여의지 않게 될 것이다.
또 어떤 보살은
구화구사라(漚惒拘舍羅)1)가 없이 4선(禪)에서부터 6바라밀을 행하였다.
이 선복(禪福)으로 장수천(長壽天)에 나서
천수를 다하지 않고 이 세간에 와서 태어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한다.
그러나 이 보살의 무리는 모든 감관[根]이 어둡고 둔하여
크게는 총명하지 못하다.
사리불이여,
또 어떤 보살은
4선(禪)과 4등의(等意)∙4무형선(無形禪)을 행하고,
37품(品)과 대자대비를 생각하며 구화구사라를 가져서
그 선복에 머물러 있을 수 없지만
항상 부처님 처소에 나서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마땅히 발타겁(拔陀劫)2) 중에 나서
깨달음을 이루어 항상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을 것이다.
또 어떤 보살은
4선과 4등의∙4무형정(無形定)을 행하고
구화구사라로써 선(禪)을 따라 태어나지 않고
종성대호(種 姓大豪)의 귀한 집안에 태어나거나,
범지(梵志)의 집안에 태어나거나,
가라월(迦羅越)의 집안에 태어나고,
출생할 수 있는 곳마다 항상 중생을 가르치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4선과 4등의∙4무형정을 행하고
구화구사라를 가지나
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왕천(王天)에 태어나거나,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나거나 제6천(第六天)에 태어나고
항상 모든 하늘을 가르치고 불국토를 깨끗이 한다.
중생을 가르치고 모든 부처님들을 받들어 모신다.
또 어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구화구사라로써
제1선(第一禪)을 행하면 범천에 태어나 범천 중에서 존경을 받고,
범천에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이 법륜을 굴리는 곳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 세존들에게 청하여 법륜을 굴리게 한다.
또 일생보처(一生補處)로 태어난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구화구사라로써 4선을 구족하며,
4등의∙4무형정∙37품∙공∙무상∙무원을 구족하고 삼매를 구족하였으나
선처(禪處)를 따르지 않고
항상 모든 부처님들을 뵙고 세존을 함께 섬기며,
청 정행을 가져 문득 도술천(兜術天)에 나서
천상에서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모든 감관[根]이 구족하여
무앙수 모든 천인들과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한다.
다시 세간 사람으로 태어나 아유삼불(阿惟三佛)을 이루게 된다.
사리불이여,
또 어떤 보살은
6신통을 얻어 욕계(欲界)∙형계(形界)∙무형계(無形界)에 태어나지 않고
한 불국토에서 다른 한 불국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처님들을 예배하고 섬기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6신통을 얻어
모든 불국토를 유람하며,
그 이르는 곳마다 성문∙벽지불의 가르침이 없을 것이다.
또 어떤 보살은 6신통을 가지고
모든 불국토에 태어나 그 수명이 무량하며
그 나라에 왕생하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6신통으로 모든 불국토를 유람하다가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는 곳에 이르러서
그 국토에서 불(佛)∙법(法)∙중(衆)을 찬탄하고
그 중생으로 하여금 3존(尊)의 공덕을 듣게 하며
다 들은 후에는 환희하여 모두가 모든 불국토에 왕생하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킬 때 4선을 얻고
4청정(淸淨)∙4무형정∙37품 나아가 부처님의 18법(法)을 얻는다.
그리고 삼계에 태어나지 않고
항상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곳에 태어나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여 처음 뜻을 일으킬 때
곧 보살위(菩薩位)에 오르고 아유월치지에 이르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킬 때 곧 아유삼불을 얻고
법륜을 굴리어 무수한 억백천 중생들을 이롭게 한 후
무여계(無餘界)에서 반니원(般泥洹)에 든다.
그 법은 혹 반 겁이나 1겁 동안 머물게 된다.
또 어떤 보살은
도의 뜻을 발하여 문득 반야바라밀과 상응하며,
모든 무수한 억백천의 모든 보살들과 함께
모든 불국토를 유람하며 모든 불국토를 깨끗이 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4선∙4등을 행하여 4무형정(無形定)에 이르면
모두 그 가운데서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4선에 머문다.
4선에서 일어나 해탈선(解脫禪)에 이르고,
해탈선에서 일어나 무형정에 이르고,
무형정에서 일어나서 해탈선에 들어가고,
해탈선에서 일어나서 무사상혜선(無思想慧禪)에 이른다.
다시 여기에서 일어나 또 해탈에 들어간다.
구화구사라로써 포거사삼매(蒲佉闍三昧)에 들어간다.
이것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또 어떤 보살은
37품과 나아가 부처님의 18법으로써
성문∙벽지불의 증득을 취하지 않는다.
또 어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며 구화구사라로써 37품에 들어가서
모든 작은 도(道)를 발한 자로 하여금 각각 제도받게 한다.
제유(諸有)의 성문과
벽지불이 얻은 도의 지혜[道慧]는 모두 보살의 인(忍)이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자는 이것이 아유월치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사리불이여,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여 도술천에 태어나니,
발타겁 중에 있는 모든 보살들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어떤 보살은 4선복(禪福)과 나아가
부처님의 18법에 이르기까지 행하며 도의 뜻이 있었으나
믿고 수지하지 못했는데,
이 보살은 곧 일생보처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한 불국토에서 다른 한 불국토에 이르러
중생을 세워서 그들로 하여금 이 도량에 이르게 한다.
이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킨 이래로
무수한 아승기겁에 성불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중생을 위하는 까닭에 그
들에게 유익하지 않은 일은 설하지 않는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중생을 위하는 까닭에 한 불국토에서부터
다른 한 불국토에 이르기까지 3악취(惡趣)3)를 단절시킨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항상 혜시(惠施)로써 일체를 안락하게 해준다.
코끼리∙말∙수레를 타고자 하면 타게 하고,
옷을 입고자 하면 입게 하고,
재산∙곡식∙나라∙성읍∙진주∙보배도 모두 베풀어 준다.
또 어떤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며 스스로 부처님 형상처럼 변화하여
3악취에 들어가서 그들의 말을 따라서 설법하여 모두 해탈하게 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변신하여 부처님과 같이
시방에 두루 가서 중생을 가르치고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이미 시방에 이르러서는 모든 부처님의 위의와 법칙의 좋고 추함,
청정하고 더러움을 빠짐없이 관하여
곧 스스로 가장 미묘하고 최고로 존귀하고 뛰어나며
특이한 국토를 일으켜
일승교(一乘敎)의 모든 일생보처 보살로 순수하게 한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는데 문득 대사(大士)의 32상(相)을 구족하고
모든 감관[諸根]이 특이하여
보는 중생들이 존경하고 환희하지 않음이 없다.
그 환희함으로 인해 삼승법으로 제도하여 반니원하게 한다.
사리불이여,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려면
먼저 마땅히 몸과 입과 뜻을 청정하게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곧 모든 감관이 특이함을 얻어야 하고,
이미 특이함을 얻었으면 또한 스스로 높이지도 말고
또한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지도 말아야 한다.
또 어떤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킨 때부터 단(檀:보시)바라밀과
시(尸:지계)바라밀을 행하고 나아가 아유삼불을 이룰 때까지
처음부터 3악취에 떨어지지 않는다.
또 어떤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킬 때부터 아유월치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10선(善)의 행을 잊거나 버리지 않는다.
또 어떤 보살은
단∙시 바라밀을 행하여 차가월라(遮迦越羅)가 되어
중생을 교화하고10선을 건립한다.
소유한 재보(財寶)로 중생에게 보시를 베푼다.
또 어떤 보살은
단∙시 바라밀을 행하여 억백천 차가월라가 되어
항상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며 공경한 마음으로 계시를 받는다.
또 어떤 보살은 6바라밀을 행하며
모든 중생을 위해서 밝게 법화(法化)를 비추고,
나아가 아유삼불에 이를 때까지 밝게 비춤을 여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항상 불법을 밝히며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보살행은 항상 신(身)∙구(口)∙의(意)를
조심스레 거둬들여 선한 일이 아닌 것을
망령되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을 보살이
신∙구∙의를 거둬들이는 것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마음속으로
신∙구∙의를 지키지 않으면
모든 나쁜 인연이 이들로써 죄되는 일을 짓는다고 생각한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신∙구∙의를 보지 않으며, 비록 신∙구∙의가 있어도
마침내 질투와 성냄과 삿된 견해가 없으며,
양설(兩舌)∙악구(惡口)∙망언(妄言)∙기어(綺語)가 없으며,
살생∙투도[盜]∙사음[婬]이 없으며, 게으르고 교만의 뜻이 없다.
처음부터 악한 지혜로 생기는 일들은 일으키지 않는다.
만약 어떤 보살이 모든 악한 일들을 거두어들이지 못한다면 보살이 아니다.
또 어떤 보살이 6바라밀을 행하려면 몸의 악행을 제거해야 하며,
입의 악한 말을 하지 않아야 하며,
뜻[意]의 악한 생각을 제거해야 한다.”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이
신∙구∙의를 제거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신∙구∙의에 의지하지 않으므로 능히 제거할 수 있다.
보살은 처음 뜻을 일으킨 이래로 항상 10선을 받든다.
그러므로 모든 성문∙벽지불보다 뛰어나다.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려면
불도(佛道)를 청정하게 하고 6바라밀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을 보살이 불도를 청정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신∙구∙의에 의지하지 않으며,
6바라밀에 의지하지 않으며,
나한∙벽지불에 의지하지 않으며,
보살에 의지하지 않으며,
또한 부처님께도 의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체법은 의지할 것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보살도(菩薩道)인 것이다.
사리불이여,
또 어떤 보살이 하나하나 모두 바라밀을 행하므로
능히 굴복시킬 자가 없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까닭에 보살이
6바라밀을 행할 때 능히 굴복시키는 자가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6바라밀을 행할 때
5음(陰)과 6정(情)의 생각이 없으며,
색∙성∙향∙미∙세활(細滑)∙법의 생각이 없으며,
18성(性)의 생각이 없으며, 37품(品)의 생각이 없으며,
6바라밀의 생각이 없으며,
부처님의 10종력(種力)∙4무소외(無所畏)∙
부처님의 18법불공(法不共)의 생각이 없으며,
성문∙벽지불의 도의 생각이 없으며,
부처님의 도의 생각이 없으며,
아뇩다라삼야삼보의 생각이 없다.
이와 같이 사리불이여,
보살이 6바라밀을 행할 때
공덕 이 점점 늘어가므로 굴복시킬 자가 없는 것이다.
또한 사리불이여,
보살은 반야바라밀에 머물러 살운야(薩云若:一切智)를 구족하고
모든 지혜로써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빈천(貧賤) 중에 떨어지지 않고,
타고난 신체는 모든 감관[根]이 구족하여
사람들이 증오하지 않고 항상 모든 천과
아수륜(阿須倫:아수라)이 경애(敬愛)한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지혜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지혜를 구족함으로써
갠지스강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존들을 다 뵙고,
모든 세존으로부터 법의 가르침을 듣고 받으며
모든 부처님 덕호(德好)의 법을 빠짐없이 듣는다.
지혜를 얻은 보살은 부처님이라는 생각[佛想]이 없으며,
보살이라는 생각[菩薩想]도 없으며,
성문∙벽지불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아상(我想)도 없으며,
인상(人想)도 없으며,
모든 불국토라는 생각[佛國想]도 없다.
이러한 지혜로 행하는 보살은 단바라밀을 행하되,
또 한 단(檀)도 보지 않으며
또한 반야바라밀이란 것도 보지 않는다.
37품을 행하되 또한 37품의 이름도 듣지 않으며
또한 부처님의 18법도 보지 않는다.
사리불이여,
이것이 보살의 지혜이다.
이 지혜로써 모든 법을 구족하되,
또한 일체의 모든 법을 보는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보살은
5안(眼), 즉 육안(肉眼)∙천안(天眼)∙혜안(慧眼)∙법안(法眼)∙
불안(佛眼)을 청정하게 한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이 보살이 육안을 청정하게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은 육안으로써
백 유순(踰旬)4)을 보거나 2백 유순을 본다.
어떤 보살은
육안으로써 한 염부제(閻浮提)5)를 보기도 하고,
두 개의 염부제를 보기도 하고,
사천하를 보기도 한다.
어떤 보살은 육안으로써 천세계를 보고,
2천 세계를 보기도 하며, 3천세계를 보기도 한다.
이것이 보살이 육안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천안(天眼)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천안으로써 사왕천상(四王天上)에 있는 것을 보고
빠짐없이 인식하고 빠짐없이 안다.
도리천에서부터 제6천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6)에 이르기까지
보살은 빠짐없이 보고 모두 인식하고 빠짐없이 안다.
사왕천상에서부터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천인들은 보살이 천안으로 보는 것을
모두 인식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보지 못한다.
보살은 천안으로 시방의 갠지스강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들을 빠짐없이 보고 중생들의 생사와
선악의 일들을 빠짐없이 보고 빠짐없이 안다.
이것이 보살이 천안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다.”
사라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이 보살이 혜안을 청정하게 한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혜안은
유위법(有爲法)∙무위법(無爲法)∙도법(道法)∙속법(俗法)이라는
생각으로 짓지 않는다. 혜안의 보살은 보지 못하는 법이 없고,
듣지 못하는 법이 없으며,
모르는 법이 없고,
깨닫지 못하는 법이 없다.
이것이 보살이 혜안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법안의 청정함[法眼淨]을 얻었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법안으로써 다음과 같이 보는 것이다.
이 사람은 믿음이 견고하여 법에 견고하게 머문다.
이 사람은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의 해탈을 얻어서
5근(根)에서 중지하지 않는 정[不中止定]을 세우며
중지하지 않는 정에서 해탈혜(解脫慧)를 이룬다.
이 해탈혜로써 세 가지 장애[三礙],
즉 유신애(有身礙)∙유호의애(有狐疑礙)∙유사신애(有邪信礙)를 제도한다.
이 세 가지 장애를 제도하면 수다원(須陀洹)을 얻고,
곧 득도하여 음욕∙성냄∙어리석음에 대한 생각이 엷어지면
사다함(斯陀含)을 얻고,
도에 부지런히 정진하여 음욕∙성냄∙어리석음을 물리치면
아나함(阿那含)을 얻는다.
곧 다섯 가지 애[五愛],
즉 첫째는 색애(色愛),
둘째는 무색애(無色愛),
셋째는 치애(癡愛),
넷째는 한려애(恨戾愛),
다섯째는 난지애(亂志愛)가 사라진다.
이것을 제도하면 곧 나한(羅漢)을 얻는다.
이와 같이 공을 행한 보살은
곧 공해탈[空脫]을 얻어서 곧 5근을 이루고 중지하지 않는
선[不中止禪]에 빨리 근접하여 나한도에 이르게 된다.
이 사람은 이미 무상해탈(無相解脫)을 얻어
5력(力) 나아가 나한을 체득한 것이다.
이것이 보살이 법안정(法眼淨)을 얻은 것이다.
보살이 생법(生法)이 곧 멸법(滅法)인 줄을 알면
곧 5근을 체득한다.
이것이 보살이 법안정을 얻은 것이다.
보살이 뜻을 발하여
단바라밀에서부터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
신근(信根)∙정진판근(精進辦根)∙구화구사라근(漚惒拘舍羅根)을 구족하고
이 세 근(根)과 모든 공덕을 가지게 되면
곧 왕자의 집안∙대종성(大種姓)의 집안∙범지의 집안∙
가라월의 집안에 태어나고,
사천왕상에서부터 제6천에 태어난다.
그 가운데서 중생을 교화하고 양육하며
그 즐거워하는 바를 따르고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모든 부처님들을 예배하고 섬기어 성문∙벽지불에 떨어지지 않으며,
마땅히 삼야삼불(三耶三佛)을 이룬다.
이것이 보살이 법안정을 얻은 것이다.
법안의 보살은 일체를 빠짐없이 안다.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았는지 수기를 받지 못했는지를 알고,
활동하여 돌이킬 수 있는지 활동하여 돌이킬 수 없는지를 알고,
신통을 구족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안다.
이미 신통을 구족하여 모든 세계들을 유람하여
모든 부처님들을 예배하고 섬기는지 아직 그렇지 못한지,
불국토의 청정을 얻었는지 청정하게 하지 못하는지를 안다.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지, 중생을 교화하지 못하는지를 안다.
보살이 모든 부처님께 칭예(稱譽)를 받는지,
칭예받지 못하는지를 안다.
보살이 모든 부처님들과 친근한지,
친근하지 않은지를 안다.
보살이 성불할 때
그 제자 무리인 모든 보살들의 수가 무한한지,
유한한지를 안다.
이 보살이 성불할 때 모든 보살들이 스님이 되는지,
보살이 스님이 되지 않는지를 안다.
보살이 부지런히 고행하여 성불할 것인지,
부지런히 고행하지 않고 성불할 것인지를 안다.
보살이 일생보처(一生補處)인지,
보처가 아닌지를 안다.
보살이 도량에 이르는지,
도량에 이르지 못하는지를 안다.
보살이 나무 아래 앉아서 마군을 항복시키는지,
마군을 항복시키지 못하는지를 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알면
이것이 보살이 법안정을 얻은 것이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불안정(佛眼淨)을 얻었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미 금강삼매를 얻었으며,
살운야(薩云若)∙부처님의 10종력(種力)∙4무소외(無所畏)를 얻었으며,
4등심(等心)∙18불공(不共)∙대자대비를 행하면
이 보살의 눈은 모든 법과 모든 일들을 본다.
보지 못하는 일이 없고 듣지 못하는 소리가 없고
알지 못하는 사물이 없고 깨닫지 못하는 법이 없다.
사리불이여,
이것이 보살이 아유삼불을 얻는 것이며
최상의 정각안(正覺眼)을 얻는 것이다.
보살이 5안(眼)이 청정함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6바라밀을 익혀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선법이 빠짐없이 6바라밀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보살들∙성문∙벽지불의 법과
모든 법 등이 반야바라밀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
반야바라밀은 5안의 어머니이다.
보살이 이 5안을 배우면 빨리 아유삼불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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