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눈으로 춘천을 보면 어떨까? 춘천 관련 시문은 지금까지 수천 편에 이를 것이다. 그 중 조선선비들이 춘천의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시를 지으며, 춘천팔경이나 춘천십경이란 개념으로 이름을 짓거나 그것을 제목으로 삼아 시를 지었다. 많이 거론된 순서대로 팔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산(孤山), 매강(梅江․二水․玉浦․梅浦․新淵 등을 포함), 삼악(三岳山),우야(牛野․牛山.牛頭․牛江 등을 포함), 봉의(鳳儀), 청평(淸平山), 호암(虎岩), 구곡(九曲瀑布)이다. 지금 의암호주변의 것이 5위 안에 들어 있다.
이중 부래산(浮來山) 또는 고산(孤山)은 팔경 중 가장 많이 주목을 받아왔는데도 지금의 춘천팔경에는 들어 있지 않다. 그런데 비해 삼악산과 구곡폭포는 1950년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빈도수에 따라 팔경은 고산낙조(孤山落照), 우야모연(牛野暮煙), 매강어적(梅江漁笛), 봉의귀운(鳳儀歸雲), 삼악조양(三岳朝陽), 청평범종(淸平梵鐘, 필자가 청평산과 道庵梵鐘을 결합하여 만든 것), 호암송풍(虎岩松風), 구곡비선(九曲飛仙,필자가 지은 것)가 될 것이다. 오늘의 춘천시청 홈페이지의 춘천비경 8선에 삼악산, 구곡폭포 검봉산, 의암호, 봉의산 봉의산성, 청평사와 오봉산, 용화산, 남이섬, 소양과 소양호로 되어 있다. 명승지는 시대마다 선호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옛날에는 시인들이 많이 찾은 장소였다면, 요즘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가 된다.
<시인의 눈으로 본 춘천팔경>을 번역 편찬하게 된 것은 이명승(李明承) 선생이 춘천문화원 한시반 강의시간에 소개한 증조부 민재(敏齋) 이규현(李圭顯) 선생의 『적동록』(滴凍錄)이 계기가 되었다. 『적동록』에는 <정산팔경> 시가 두 벌 16수가 있는데, 그와 같 춘천팔경에 관한 시를 수집해보니 100수의 시가 모였다. 그래서 춘천문화원 한시반 학생들과 함께 방학도 없이 번역하여 책으로 엮어내게 된 것이다. 승선계후(承先繼後)하는 이런 노
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南相鎬, 昭陽漢詩會 指導敎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