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 진단
이정봉 목사(한사랑교회)
지난 99년 5월에 “21세기 건강한 교회를 향한 새들백 국제 컨퍼런스(Conference)”-명성교회당에서 개최- 한국의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국제 컨퍼런스에 약 2,500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회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볼 때 새들백교회 부흥과 성장은 무엇인가 매력을 당기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1. 릭 워렌(Rick Warren)목사와 새들백교회(Saddleback Vally Community Church)
릭워렌 목사는 4대째 남침례교 가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침례교 신자였다. 그의 증조부와 아버지도 목사였고 장인도 매제도 목사였다. 그래서 그는 어릴 때부터 목사가정이라는 배경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캘리포니아 침례대학교(B.A),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M.Div),그리고 풀러신학교(D.Min)를 수학하였다. 그는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에 25세의 젊은 나이로 새들백교회를 개척하여(1980. 4. 6. 부활주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교회 개척 20년이 못된 현재 새들백교회의 교세는 출석교인 15,000명의 대교회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교회를 개척하기 이전인 신학교 졸업반 때 미국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100교회를 선정하여 연구하는 열심있는 목회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 개척을 위해 새들백지역의 주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방향, 관심도, 놀이문화, 사고방식, 주민들이 교회에 원하는 것 등을 조사하는 치밀한 전략가적인 목회자였다.
2. 새들백교회의 허와 실
새들백교회는 무엇보다도 전도 중심적 교회로 특정 지워진다고 하겠다. 전도를 빼 놓고서는 새들백 교회를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것이다. 새들백교회는 지역 전도를 위한 특별행사로 다리놓기((Bridge Events),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 절기를 이용한 전도, 음악회를 통한 전도로 많은 불신자와의 접촉을 시도하여 복음을 전하고 있다. 특히 성탄절 때는 12월 23일 저녁에 2회, 24일 낮 12시 30분부터 밤 8시 30분까지 6회, 총 8회의 성탄 전도집회를 가진다. 이 때 믿는 성도들을 중심한 성탄 행사가 아닌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전도에 초점을 맞추어 한 달 전부터 성도들에게 성탄절 초청카드를 나누어주어 이웃들을 초청하는 집회를 한다.
이와 같이 지역전도를 위한 특별행사 외에도 예배를 통한 전도활동을 하고 있다. 새들백교회는 공적 예배를 일주일에 5번 드리는데 그 중에 4번이 주일 예배로 드려진다. 토요일 저녁에 2번, 주일 오전에 2번 드린다. 물론 이 예배에 불신자들을 초청하여 예배에 같이 참석한다. 그러나 이 주말 예배는 사실상 전도를 목적으로 한 전도 집회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1년에 200회가 넘게 전도 집회를 하는 셈이다. 우리가 1년에 1-2회, 전도집회를 갖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치이다. 숫자적인 면에서 전도 집회를 많이 할 뿐 아니라 집회의 내용도 불신자의 관점에서 구성되고 진행된다. 그래서 이를 “구도자 예배” 혹은 “구도자 민감예배”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불신자들이 불편해 하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하여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하여 주님을 영접하도록 유도한다. 한마디로 새들백교회의 예배는 불신자들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데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그래서 불신자들이 교회 예배에 참석할 때 오는 장애요소를 최소한 줄여서(교회가 가지는 독특한 용어, 언어, 행동, 분위기, 음악 등의 요소) 예배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리고 지루하지 않는 예배 템포, 현대적이며 경쾌한 음악, 불신자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설교(물론 설교의 본질은 타협하지 않음), 모든 예배 인도자들과 설교자들은 캐주얼 복장으로 예배를 인도한다.
무엇보다도 예배 순서는 시작 찬송과 함께 시작하여 환영과 광고, 찬송, 기도, 성경봉독, 특송(헌금), 설교, 찬송순서로 끝난다. 사도신경, 주기도문, 축도는 없으며 예배가 언제 시작되어 언제 끝났는지를 구분 지울 수 없을 만큼 불명확하고도 드라마, 공연, 간증자가 예배 중에 삽입되어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하다.
1) 성경관:「새들백교회」라는 릭 워렌 목사의 책에는 여러 종류의 성경 역본을 인용하여 자신의 목회 철학 내지는 이론을 정립하고 있다. NASB, NRSV, TEV, NCV, NIV, KJV, 필립스역, 리빙바이블 등을 인용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성경관이 자신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성경은 결코 사람들의 이용물이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신관: 릭 워렌 목사의 개척 교회 초청장에 의하면 “새들백교회는 1980년대에 사는 당신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교회입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하나님은 인생들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분으로 묘사하여 하나님은 예배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인생들의 심부름(?)을 해 주는 분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3) 인간관: 인간의 전적 타락과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의 길을 선포하고 인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데도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인간의 본질 문제에 대하여는 살짝 덮어놓는 경우가 많다. 참 평강, 진정한 평강은 말하지 않고 심상히 치유하는 그들을 주께서는 가증하다고 노여워하실 것이다(렘 6:14-15).
4) 교회관: 구도자를 편안히 하고 구도자의 편에서 서다보니 자연히 세상의 것이 교회의 것으로 위장하여 들어오기 쉽다. 바로 여호와의 유월절이 아닌 유대인의 유월절을 지키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요 2:13-16).
5) 종말관: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려는 현실 지향적인 발상은 자연히 내세라는 종말과는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 예배관: 사실상 “구도자 예배”는 예배의 초점이 불신자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예배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전도집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예배는 신자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7) 주일관: 소위 “구도자 예배”는 주말 예배로서 토요일과 주일에 드려지고 있는데, 이것은 주일성수를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다.
3. 교훈
새들백 바람이 한국 교회에 엄청나게 휘몰아치지만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분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의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의 전도의 열정이나 남다른 리더쉽, 철저한 준비, 전략가 적인 노력 등은 참으로 본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 모든 좋은 것들도 바른 신학의 정립이 없을 때는 오히려 화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학적인 비판 없이 무조건 새로운 것이라고 해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목회자의 자기 성장만이 교회가 성장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