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명문 S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던 중인 금나라는 밤에 거실에 나왔다가 자살한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업상 채무가 늘어나 카드빚을 쓰고 돌려막기로 버티던 아버지는 '카드빚을 쓰지 마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카드를 숯돌에 날카롭게 갈아 스스로 목을 찔러 죽은 것.
매일 새벽마다 다니는 사찰 불공을 드리러 간 어머니에게 사찰 전화를 통해 급보가 전해지고, 이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도 절 계단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바람에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그러나 부친의 자살과 모친의 식물인간화라는 충격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카드사와 대부업자 및 사채업자 등이 찾아와 금나라가 연대보증인인 점을 들어 빚을 갚도록 압박하고, 사채업자들은 부친 사망 조의금마저도 지키며 앉아있다 회수해가는 냉혈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그동안 고시공부하느라 집안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던 금나라의 형 금아침은 생명보험을 가입한 후 새벽 산행에 나가 일부러 실족해 죽는다. 그러나 금나라의 전화로 보내놓은 '형 죽으면 꼰대 옆에 묻어줘라. 쏘리다'라는 문자를 경찰이 확보하게 되고, 보험금을 노린 자살이라는 증거로 채택돼 보험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개죽음'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런 가운데서도 머리가 명석한 금나라는 금세 대한민국 최고 대기업 공채시험에 한번에 합격하는데, 면접에서는 그 어느 면접자도 포착하지도, 지적하지도 않은 '벽에 거꾸로 달린 태극기'를 찾아내 면접관에게 건의하면서 큰 점수를 받게 된다. 그러나 대기업 합격이라는 기쁨도 잠시였다. 취업을 위한 재정보증은 친척 중 누구도 서주지 않으려하고, 아버지의 빚을 보증하는 바람에 신용불량으로 떨어진 그는 보증보험사도 이용할 수 없어 다 붙은 대기업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금나라는 점차 단지 돈이 없는 것만으로 '인간적으로 사는 삶'마저도 빼앗아버리는 현실에 분노하게 된다.
그 와중에 사채업자들은 금나라의 누나와 누나의 식구들을 압박하며, 특히 젖먹이 조카의 손과 발 탁본을 떠서 경고성 메시지와 함께 보내는 등 강압적 추심을 시작한다. 700만원 빚에 말도 안되는 고이자를 갖다붙이며 2억 가까운 시영아파트 보증금을 먹으려고 한 것이다.
빚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와 형을 모조리 잃고 성실하게 사는 누나와 자형까지 시달리는데다 하나뿐인 조카까지 위협을 당하는 현실에 분노한 나라는 사채업자를 소형 단검으로 수십차례 잔혹하게 급소만 골라 찔러서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