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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옥 초 심는 남자 / 교정 중
어제 캔 파옥초가 무더기로 모여 있다. 새로 파종하기 위해 캐었다. 뿌리를 3cm 정도 남겨 두고 가위로 자른다. 아직 잎새도 나기 전이다. 한 평의 면적에 파종할 정도만 다듬는다. 심을 자리는 미리 마련 해 두었다. 큰 폭 한걸음 정도의 이랑 폭에 길이는 3m 정도다. 파옥 초를 심는다. 한 뿌리에서 분리한 촉을 하나씩 고랑에 넣고 흙으로 덮고 두 손으로 꾹꾹 눌러 준다. 그리고 앞 흙을 끌어와 더 덮어 준다. 그렇게 고랑 일구고 심고 덮고 하면서 심었다. 2~3일 후에 분수 호스를 고랑에 깔고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호스에 연결하여 물 분수 공연장 만들어 줄 거다. 시원한 분수에 감수 세욕하며 해l 되도록 분위기 챙기기다. 생뚱맞은 어느 봄날 캐고 심고 날 벼락을맞았다 하리라. 하지만 겨우내 모여진 기운의 새 땅에다 맛난 거름 음복도 푸근한 새집을 별도로 분양 받았으니 전화 위복이 될 것이다. 잘 먹고 잘 자라 달라 봄맞이 기원도 아끼지 않고 한다.
5년 전 친구에게 몇 뿌리 촉을 얻어 1평 정도를 심었었다. 자라면서 해가 바뀌니 많이도 번식하여 파종을 하곤 했지만 너무 잘 자라 뿌리째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3평 정도만 키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라는 이파리가 녹색 실사같이 약하다. 이렇게 자란 원인은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잘 얻어먹지 못했음이다. 물도 퇴비도 북 돋움도 등한시 하는 주인때문이다. 가뭄도 한 목 했지만. 파옥 초 벤 다음은 퇴비 넣고 흙 북돋움 한 후 물을 충분하게 주어야 한다. 또 하루에 한 번씩은 물을 푹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쩌다 한번 올라가면 퇴비 찔금 주고 어쩌다 한 번씩 물 호스 연결해 주는 것이 전부다. 북돋움은 해 줄 엄두도 내지 않았다. 물은 며칠에 한 번씩이다. 가물 때는 그 물마저도 주지 못한다. 가뭄 시기에는 물 부족 지역이다.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가슴 멍들면서 자라난다. 이른 시련이 생의 밑자락을 염念하는 영지令地에서 종가의 장長으로 자손만대라는 동심을 채우는가 보다.
늘어 난 식솔로 인해 터전이 비좁아 졌다. 나름 힘들게 뻗치며 자라났지만 녹색 가는 잎새가 악조건 풍상을 열심히 말해준다. 햇살이 까먹었는지 끝자락에 보랏빛 여울 품고 있다. 가늘고 작은 보랏빛 잎새의 고운 색채가 예쁨보다는 애잔한 생각을 들게 한다. 그래도 초벌이라는 의미로 보약이라는 명분을 당당히 붙여진 귀한 몸이다. 잘 자랄 때는 이랑의 한 포기씩 베어 부추전 만들어도 먹는다. 수루메살까지 올리면 막걸리가 저절로 소리 난다. 손맛 있는 집사람은 횟집 하면서 가게 손님 상에도 생채나물로 올려 준다. 맥반석 비내골에서 챙겨 온 거라면서 이웃 분께도 나누어 준다. 비내골을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특히 맥반석 목욕한 물로 키운 것이라 더 좋다는 말도 아끼지 않는다. 백년손 사위도 주지 않는다는 이 나물 그렇게 보시감처럼 한다.
초벌로 먼저 베어 먹을 파옥 초. 오늘은 작심하고 도라지 깨는 두발 쇠스랑으로 통채로 포기를 깬다. 아직 새순이 나기 전이다. 따스한 봄날 기운이 채워진 둥치와 뿌리를 캐어 포기채 들어서 본다. 한 포기 살펴보니 새 줄기로 새싹이 성난 짐승 뿔처럼 허공을 치받으려 하는 모양새가 가관이다. 아랫 배같은 뿌리부분에서는 하얀 활촉을 단 많은 뿌리가 아니 이빨 다리를 한창 들어내고 있다. 그 한 촉들이 또 분가가 되고 갈래갈래 여러 뿌리가 생겨나 있다. 새촉들이 참 많이도 번식했다. 종자 번식이다. 스무 촉수 정도가 된다. 이게 한 뿌리의 한 뭉치다. 두 손을 붙인 손 등보다 크다. 이빨 다리 같은 뿌리와 돋아나는 새순 기운의 싹이 파옥의 힘인가 보다. 겨울 가뭄에 갈증과 게으른 주인 관리 부실로 멸실의 해를 막기 위한 나름 앙칼진 발동이리라. 웅장하게 탐스럽게 한 삶의 위력을 폼내고 있다.
파종한 한 촉의 뿌리는 2~3년 후면 또 이처럼 뭉치로 자라 울이 그려지는 동심 초가를 이룰 것이다. 한 손 한손 다지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간다. 한 평을 심으려 했는데 모종도 많고 폼내는 기상이 기특해 더 심기로 한다. 한 고랑을 다 채우려면 며칠은 심어야 할 것 같다. 넘버하나가 한 촉 심어 본다면 파옥초란 의미를 알까? 70여 평 되는 맨 위 다랭이 밭 파옥초로 전부 채워지면 토굴 삼간이 하늘이불 땅 베개로 요란한 보금자리 되려나. 살금 부는 바람이 가슴에 스며든다. 언제 초벌 정구지를 먹는다는 웅심에 눈길이 자꾸 간다. 아직 다 심지 못한 고랑은 옛적의 그리움을 뒤집고 휴식 맞이를 하고 있다. 봄날은 이렇게 설그머니 불쑥 다가온다.
표준어로 부추라 하며 정구지라 불리기도 하고 파옥 초라 부리기도 한다. 다른 향어鄕語로는 소 풀, 난총, 솔 등으로 부리기도 하며 한어로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라 하기도 한다. 만물은 개유명個有名이라지만 한 종에서 불리는 이름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참 좋은 정보통 컴 지식에서 배운다. 그럼 내 호칭은 몇 개 인가? 장 성식, 성식아, 아우야, 삼촌, 아버지, 문화 아빠, 친구야, 아저씨, 성식씨, 어른신까지. 이제는 효천선생이라고 하나 더 추가되었다. 그러고 보니 불리는 호칭이 부르는 사람마다 다르고 많다. 나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 개유명도 이처럼 부르면서 전래되어 온 것일까? 그렇게만 알자. 나는 파옥 초란 이름을 곧 잘 사용한다. 파옥 초는 강장용으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초벌을 아씨부추라고 해 백년손님 사위도 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아녀자의 흑심을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다. 허약한 이들에 보약거리로 곤 잘 불려 가기도 하고.
시간이 촌음 같은 세대에 이른 지금 그런 먹거리에 호감이 가곤 한다. 그간 충진 해둔 비내골의 지기地氣도 다 방전되었는지 총기도 줄어들고 있다. 가게 한 답시고 곤두 신경의 스트레스를 무시로 먹고 있으니. 돌아서면 뭘 하려 했지? 하며 금세 기억이 나지 않곤 한다. 게으름마저 일고, 팔자 걸음걸이로 건들거린다. 신체 부실함이 벌써 이 나이에 다리가 말해 주니 어찌할꼬? 그냥 세월만 보내는 몸뚱이가 될 수는 없다. 가게 장사도 좋지만 몸 관리 건강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며칠 전부터 잘 관리해주지 못한 파옥초가 머릿속에서 돌아다닌다. 시간을 내어 일거리 하나 만들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움직이는 것으로 운동한다 하면서다. 쇠스랑질하면 질금 땀도 난다. 어슬렁 오가는 밭두렁 걷기와 산수 공기는 천복이다. 파옥 초 파종은 뒤 따라온 호작질 놀이의 하나다. 도랑치고 가게 잡기 문구 차용까지 할까 보다.
비내골에 봄날이 온다. 겨울이 지나면 횟집가게도 손님 발길이 줄어 더는 시기다. 회는 철을 많이 타는 먹거리 음식이니. 텃밭 일 시간 늘려 보기로 한다. 아직 채소 파종하기 이른 시기이지만 끈기와 힘 좋은 파옥 초는 한겨울, 한여름 동안만 아니면 계절을 모른다. 심기心氣 모우는 파옥 초로 봄 맞이용으로 먼저 심는다. 부실해지는 세월의 몸 비견할 먹거리로 대질해 보려 한다. 텃밭에서 풍기는 자연미 더하여 욕심도 같이 버물어 본다. 다리 기운 북돋아 줄 것을 믿는다. 이참에 청춘을 돌려다오 해? 어느 날 붙여진 애명이 있다. 문우들이랑 수필 합평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며 일 잔을 했다. 2차 노래방 간다. 머리 결이 흰머리로 좀 길었다. 바람에 날릴 정도였다. 개다리 춤추는 나를 보고 즉석으로 받는 별칭이다. '하얀 미소년.' 허풍이 될지라도 상달쯤이면 힘찬 다리 자랑하는 하얀 미소년 낭객을 기다려 본다.
24. 04. 2.
파옥 초 심는 남자 2차 퇴고
시간이 촌음 같은 시대에 이른 지금 그 시간의 지나감도 모르는 체 먹 거리에 매달려 있다. 비내골의 지기地氣도 다 방전되었는지 총기가 줄어든다. 돌아서면 뭘 하려 했지? 하며 금 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게으름마저 일어나고, 걸음걸이도 팔자로 흔들거린다. 신체 부실함이 팔다리가 말해 주니 어찌할꼬? 시간만 먹는 몸뚱이로만 있을 수 없다. 찾아본 일거리로 파옥 초를 챙겼다.
오늘은 작심하고 도라지 깨는 두발 쇠스랑으로 포기 채로 깼다. 아직 새순이 나기 전이다.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채워진 뭉치와 뿌리가 통째로 들어 났다. 들어서 본다. 촉을 보니 새 순이 성난 짐승처럼 허공을 치받으려 한다. 아랫배는 하얀 활촉 이빨 같은 뿌리가 다리처럼 내민다. 한 촉이 두 줄기로 분기가 되어 있고 뿌리가 갈래로 생겨나 있다. 한 촉이 참 많이도 종자 번식했다. 스무여 촉수가 된다. 이게 한 뭉치다. 두 손 붙인 손 등보다 크다. 이빨 다리 같은 뿌리와 돋아나는 이 많은 싹이 파옥의 힘을 내는가 보다.
캔 파옥 초 파종하기 위해 모은다. 뿌리를 3cm 정도 남겨 두고 가위로 자랐다. 한 평의 면적에 심을 정도의 양만 정리하려 했지만 량이 많다. 한 뭉치를 들어 촉을 하나씩 분리한다. 두 뭉치만 해도 충분한 량이다. 작은이랑 만들고 골을 내어 한 촉씩 넣고 흙으로 덮어 손으로 꾹꾹 눌렀다. 앞 흙을 당겨 덮어서 그 위에다 복 돋아 주었다. 고랑 파고 심고 덮고 하면서 3m 길이 정도 심었다. 2~3일 후에는 분수 호스를 고랑에 깔고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호스에 연결하여 분수 공연장 만들어 줄 계획이다. 시원한 물 뿌림으로 해갈하면서 해감도 기대해 본다. 봄날이지만 새 땅에 겨우내 모여진 새 기운 받아 잘 먹고 잘 자라 달라며 기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파종한 한 촉의 뿌리는 2년 후면 한 뭉치로 자라 동심 초가草家를 이룰 것이다. 한 손 한 손 정성 들어 심었다. 10m 길이 한 고랑 다 채우려면 며칠은 심어야 할 것 같다. 넘버하나가 심어 본다면 파옥초란 의미를 알아보려나? 아니지. 내 부실함이 부끄러운데 거들어 달라 하지 말자. 흑심 품어 자라나는 요 놈을 잘 키워보고 싶다. 특히 초벌에 입맛이 다져진다. 70여 평 되는 맨 위 다랭이 밭이 파옥초로 다 채워지면 토굴집이 파옥되려나? 하늘이 부들부들 낱잎이 자라면서 살랑거리는 이랑에 보금자리로 만들 주려나.
표준어로 부추라 하며 정구지라 불리기도 하고 파옥 초라 부리기도 한다. 다른 향어鄕語로는 소 풀, 난총, 솔 등으로 부리기도 하며 한어로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라 하기도 한다. 만물은 개유명個有名이라지만 한 종에서 불리는 이름도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파옥 초란 이름을 곧 잘 사용한다. 강장용으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초벌을 아씨부추라고 하여 백년손님도 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아녀자의 흑심을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좋아하고 잘 먹는 부분이다.
5년 전에 친구에게 몇 포기 얻어 1평 정도 심었었다. 성장하면서 많이도 번식하여 파종도 하곤 했지만 뿌리째 버리는 것이 더 많다. 지금 3평 정도만 키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라는 이파리가 실사처럼 약하다. 이렇게 자란 원인은 제대로 얻어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도 퇴비도 북돋움도 자주 해 주지 못했다. 가뭄도 한 목 한다. 당연히 게으름이 일등이다. 벤 다음은 퇴비 넣고 북돋움 한 후 꼭 물을 주어야 한다. 물은 하루에 한번씩 푹 주면 더 좋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쩌다 한번 씩 퇴비 주고 어쩌다 한 번씩 물 호스 연결해 주는 것이 전부다. 북돋움은 해 줄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물은 매일 주어야 하는데도 며칠에 한 번씩 그것도 생각날 때 만이다. 가물 때는 그 물마저도 주지 못한다. 억지 환경에서 굶주림으로 가슴 멍들면서도 자라났다. 그런 시련이 생의 밑자락 염念하며 영지令地 채워 종가의 장長으로 자손만대라는 동심원 채우는가 보다.
늘어 난 식솔로 인해 터전이 좁다. 나름 힘들게 뻗치며 자라났지만 녹색 실사가 모자란 삶의 풍상 보여준다. 햇살 먹었는지 끝자락에 보랏빛 여울도 품고 있다. 가늘고 작은 보랏빛 자락은 귀여움보다는 애잔함이다. 그래도 초벌이라는 의미로 보약이라는 명분을 붙였다. 한 이랑씩 베어 전 만들어 먹었다. 가게 손님상에도 생채나물로 올려 준다. 비내골에서 챙겨 온 거라면서 이웃 분께도 나누어 주었다. 사위도 주지 않는다는 이 나물을 나누어서 먹었다.
비내골에 봄날이 왔다. 아직은 채소 파종하기 이른 시기이지만 끈기와 힘 좋은 파옥 초는 한겨울, 한여름만 아니면 계절을 모른다. 차근차근 심기心氣를 모아서 파옥 초 심었다. 골에서 풍기는 자연 더하여 동심도 같이 버물어서 힘을 준다. 채워진 정기를 음복하면 부실한 내 다리가 기운이 날 거다. 청춘을 돌려다오, 파옥초야! 허풍이 될지라도 금년상달에는 힘찬 다리 자랑하는 하얀 미소년 낭객이 보고 싶다.
2018. 4. 25.
파옥 초 심는 남자 / 초고
며칠 전에 캔 파옥초 무더기가 무더기로 모여 있다. 새로 파종하기 위해 캐두었다. 뿌리를 3cm 정도 남겨 두고 가위로 자른다. 한 평의 면적에 파종할 정도만 다듬는다. 심을 자리는 미리 마련해 두었다. 큰 폭 한걸음 정도의 이랑에 길이는 3m 정도다. 파옥 초를 심는다. 한 뿌리에서 분리한 촉을 하나씩 고랑에 넣고 흙으로 덮고 두 손으로 꾹꾹 눌러 준다. 그리고 앞 흙을 끌어와 더 덮어 준다. 그렇게 고랑 일구고 심고 덮고 하면서 심었다. 2~3일 후에 분수 호스를 고랑에 깔고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호스에 연결하여 물 분수 공연장 만들어 줄 거다. 시원한 분수에 감수 소욕 하며 해감도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준비도 해 줄 거다.생뚱맞은 어느 봄날 캐고 심고 지들은 날 벼락이다. 하지만 새 땅에서 겨우내 모여진 새 기운을 별도로 받을 수 있으니 전화 위복이 된다. 잘 먹고 잘 자라 달라면서 봄맞이 기원도 한다.
5년 전 친구에게 촉을 얻어 1평 정도를 심었었다. 성장하면서 많이도 번식하여 파종도하곤 했지만 너무 잘 자라 뿌리째 버리는 것이 더 많았다. 지금 3평 정도만 키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라는 이파리가 녹색 실사같이 약하다. 이렇게 자란 원인은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다. 잘 얻어먹지 못했다. 물도 퇴비도 북 돋움도 등하니 한 주인. 가뭄도 한 목 했다. 당연히 주인 게으름이 일등이다. 파옥 초 벤 다음은 퇴비 넣고 흙 북돋움 한 후 물을 충분하게 주어야 한다. 또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푹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쩌다 한번 오라가면 퇴비 찔금 주고 어쩌다 한 번씩 물 호스 연결해 주는 것이 전부다. 북돋움은 해 줄 엄두도 내지 않았다. 물은 매일 주어야 하는데 며칠에 한 번씩이다. 가물 때는 그 물마저도 주지 못한다.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가슴에 멍들면서 자라난다. 그런 시련이 생의 밑자락을 염念하는 영지令地에서 종가의 장長으로 자손만대라는 동심을 채우는가 보다.
늘어 난 식솔로 인해 터전이 비좁다. 나름 힘들게 뻗치며 자라났지만 녹색 끝자락 가는 잎새가 악조건 풍상을 말해준다. 햇살 먹었는지 끝자락에 보랏빛 여울도 품고 있다. 가늘고 작은 보랏빛 잎은 귀여움보다는 애잔한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도 초벌이라는 의미로 보약이라는 명분을 붙였다. 한 이랑씩 베어 전 만들어 먹는다. 회 가게 손님상에도 생채나물로 올려 준다. 비 내 골에서 챙겨 온 거라면서 이웃 분께도 나누어 준다. 백년손 사위도 주지 않는다는 이 나물 그렇게 보시도 한다.
초벌로 먼저 베어 먹은 파옥 초. 오늘은 작심하고 도라지 깨는 두발 쇠스랑으로 통째로 포기를 깬다. 아직 새순이 나기 전이다. 따스한 봄날 기운이 채워진 둥치와 뿌리를 들어서 본다. 한 촉의 줄기를 보니 성난 짐승처럼 몸치가 허공을 치받으려 하고, 아랫배에는 하얀 활촉을 단 많은 뿌리가 아니 성난 이빨 다리를 드러낸다. 그 한 촉이 또 두어 줄기로 분가가 되고 갈래 뿌리가 생겨나 있다. 한 뿌리가 참 많이도 종자 번식했다. 스무 촉수가 된다. 이게 한 뭉치다. 한 뭉치가 두 손 붙인 손 등보다 크다. 이빨 다리 같은 뿌리와 돋아나는 이 많은 싹이 파옥의 힘을 내는가 보다.
파종한 한 촉의 뿌리는 몇 년 후면 또 한 뭉치로 울이 되어 동심 초가를 이룰 것이다. 한 손 한 손 다지는 손힘은 정성이 들어간다. 한 고랑 다 채우려면 며칠은 심어야 할 것 같다. 넘버하나가 한 촉씩 심어 본다면 파옥초란 의미를 알까? 70여 평 되는 맨 위 다랭이 밭에 파옥초로 전부 채워지면 토굴 삼간이 하늘이불 땅 베개로 요란한 보금자리 되려나.
표준어로 부추라 하며 정구지라 불리기도 하고 파옥 초라 부리기도 한다. 다른 향어鄕語로는 소 풀, 난총, 솔 등으로 부리기도 하며 한어로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라 하기도 한다. 만물은 개유명個有名이라지만 한 종에서 불리는 이름도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파옥 초란 이름을 곧 잘 사용한다. 파옥 초는 강장용으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초벌을 아씨부추라고 하여 백년손님 사위도 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아녀자의 흑심을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다.
시간이 촌음 같은 세대에 이른 지금 아직 그런 먹거리에 호감이 간다. 그간 충진 해둔 비내골의 지기地氣도 다 방전되었는지 총기가 줄어들고 있다. 돌아서면 뭘 하려 했지? 하며 금세 기억이 나지 않곤 한다. 게으름마저 일어나고, 팔자 걸음걸이 건들거린다. 신체 부실함이 다리가 말해 주니 어찌할꼬? 하면서 그냥 세월만 보내는 몸뚱이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먼저 찾아본 일거리로 파옥 초를 챙겼다.
비내골에 봄날이 왔다. 아직 채소 파종하기 이른 시기이지만 끈기와 힘 좋은 파옥 초는 한겨울, 한여름 동안만 아니면 계절을 모른다. 심기心氣 모우는 파옥 초 심는다. 비 내 골에서 풍기는 자연미 더하여 흑심도 같이 버물어 본다. 다리 기운 북돋아 줄 것을 믿는다. 청춘을 돌려다오 해보면? 허풍이 될지라도 상달쯤이면 힘찬 다리 자랑하는 하얀 미소년 낭객을 기대해 본다.
18. 0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