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들어 와도 아직 한 밤 중이다. 해 돋이를 보기 위해 6시 30분에 송악산 전망대로 갈 계획이다. 아이들을 깨우고 집을 나서니 .해 뜨는 시각이 7시라고 하지만 이미 주위가 훤하다. 흐린 날씨라 해돋이를 못 볼 확률이 99.9%이다. 그래도 여행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늘 하루 뿐이라 일찍 움직어야 한다. 일정을 정할 때는 먼저 보고 싶은 곳을 정해 놓고 . 위치에 따라 순서를 정한다. 그리고 시간 배정을 하면서 뺄 곳을 정하고 반드시 갈 곳에 채크를 했다. 종일이 말이ㅔ 아빠는 일정을 정해 놓고 자꾸 바꾼다고 하면서 말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한다.
송악산 전망대와 하멜공원 그리고 정방산을 아침 전에 다녀 온 후 샤워하고 짐을 챙기고 설녹원으로 간다.
무거운 카메라 삼바리를 가지고 간다. 한 장을 찍으려면 . 설치하고 포즈 잡고 작동 하다보면 시간이 꽤 지난다. 송악산 전망대로 가는 길에 실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훈풍이라 걷기에 부담이 없다. 절벽 끝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망망대해 그리고 검은 바위로 장식한 계곡길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소나무밭 갈대 그리고 방목하는 말.. 제주도가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아이들과 같이한 좋은 사진을 남기는 것이 수지 엄마의 일이다. 충실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아이들은 사진이 될만한 곳에서만 삼바리를 이용하자고 한다.엄마와 생각이 다른 시각이다. 엄마는 아이들만 있으면 모든 배경이 그림이 된다는 생각이다.하멜 범선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9시30분 경 출발. 언덕을 넘어 해안 도로를 벗어나 제주도 서남부 내륙 도로를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달린다. 제주도에도 차밭이 있다. 차밭은 지리산 자락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이다. 낮으막한 산을 배경으로 남서 방향으로 작은 키 차나무가 특유의 좁은 통로를 만들면서 촙촙이 이어져 있다. 길 양편으로 상당한 규모의 차밭이다. 제주도는 대부분의 마을이 해변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내부도로를 달리다 보면 온통 감귤밭과 채소밭 뿐이다. 사람들은 어디에 살까 싶다. 차밭을 지나니 주차장 가득 대형버스들이 주차해 있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제주도에는 곳곳에 이렇게 볼꺼리. 먹을 꺼리를 만들어 놓은 테마파크가 있다. 도로변 입갑판에는 온통 무슨무슨 공원 .무슨미지움 그리고 체험마을 광고이다. 곳은 아모레에서 운영하는 차집과 차 박물관 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외진 곳이라고 생각했던 차 박물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보다니 의외이다. 이곳에 온 이유는 수지가 미국에 있는 직장 동료나 사장 부인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서다. 차 아아스크림.차케익.녹차를 카페에서 마셨다. 너무 비싸다. 손바닥 만한 녹색 케익 2개가 만원이다. 그래도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다. 아이들끼리 한참 선물을 바구니에 담고는 다시 제자리에 두고 온다. 왜 안 사냐고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모두 더 저렴하게 살 수있다고 한다. 녹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서귀포 시로 출발이다. 감귤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서귀포시로 이동. 점심은 쌍둥이 횟집이다. 인터넷으로 찾은 맛집이다. 인터넷과 네비게이션 그리고 랜트카가 협업해서 만들어 낸 새로운 여행 풍속도이다. 사람이 많다. 3인을 기준으로 13만원.15만원 상이 기본이다. 이렇게 소비하려고 밤낮없이 일하는가 싶다. 횟집은 손님이 많아도 회 선도가 좋다. 위가 호사하고 있다. 밑 반찬으로 나 오는 음식이 다양하다. 정작 본 매뉴가 나올 때 쯤에는 배가 불러 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주인의 전략인 모양이다. 정작 본 회는 몇 조각이다.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 이중섭 거리와 올래 시장을 보고 우도땅콩 막걸리 2통과 커피를 샀다. 다음 일정은 쇠소곽이다. 날씨가 해가 잠깐 나왔다가는 다시 먹구름이 끼고 실비가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쇠소깍 해변에 오니 날씨가 좋아졌다. 절벽사이에 바다로 흘러 드는 푸른색을 띠는 강이 쇄소깍이다. 물이 없어지는 상류까지 걸어 갔다 돌아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성산 일출봉으로 향했다. 날씨가 흐려지면서 시야가 뿌옇다. 일출봉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볼 것이 없을 듯하다. 광치기 해변에서 보는 일출봉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남아있어 해변으로 갔다. 바다 넘어로 흐릿한 실루엣만 보인다. 배경 삼아 사진 한장. 바람이 심해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 다른 여행객도 생각이 비슷한 모양이다. 해변에 차가 계속 주차하고 있다. 도로변에 심어 놓은 유체가 노랗게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다음 달이면 온통 노란색으로 변하겠다. 천원에 배경이 되는 포토존이다. 종운이가 가까운 것에 반드시 가야하는 올래가 있다고 한다. 이미 5시가 넘어가고 있다. 어둠이 시작되는 시각이다. 오늘 숙소는 함덕 해수욕장이 근처에 있는 곱은달 펜션이다. 수지가 찾아낸 숙소이다. 저렴한 곳을 찾는 우리을 위해 먼저 찾아 낸 곳이다. 독체가 10만원이다. 중국에서는 하루에 1만원으로 게스트 하우스에서 보냈는데... 그래도 어제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비수기 임을 생각하면 너무 비싸다. 오름이 가는 길에 있어 가기로 했다. 안 갔다면 후회 할 곳이다. 이미 어두워진 능선에는 온통 갈대 물결이 넘실거린다. 능선 위에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까지 다녀왔다. 물론 삼바리를 이용해서 가족사진 한장. 속소에 도착하니 주변을 알 수없을 정도로 깜깜하다. 아이들은 귀신 놀이 하기 좋은 곳이란다. 주인이 없어 전화를 하고서야 방으로 들어갔다. 이 팬션은 담 두 채가 전부이다. 마음에 들 정도로 잘 꾸며진 독체이다. 집을 두고 저녁늘 칠돈가 로 갔다. 함덕과 제주시 중간 도로변 연탄 구이 집이다. 물론 유명한 맛집이다. 가격에 비해 시설이 선술집 분위기이다. 맛이 그만이다. 모든 셔빙은 주인이 직접한다. 가위질부터 먹는 방법까지 챙겨 준다. 매번 과식이다. 돌아와 막걸리 파티. 그리고 숙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