副此 遠外之誠 侍下生日日望雲下舍爲事 而所業終 未免漫漶何爾 則一躍躍出 見得 無限好事恐
이에 副應하여 멀리서라도 誠心을 다해, 제가 날마다 구름 아래에 계신 집을 바라보듯 先生을 모시겠습니다. 학업을 마치고자 하나 무엇 때문인지 흐릿하고 산만하여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펄쩍 뛰어 벗어나 바로 끝없는 好事를 볼까 두렵습니다.
※侍下生: 당신을 모시는 몸이라는 뜻으로, 어버이 또래의 어른께 올리는 글에 자기 이름과 함께 쓰는 말.
※望雲: 객지에서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생각함을 이르는 말. 詩篇 <和永東李丈>의 狄氏頻望雲下舍(적인걸은 구름 아래 계신 부모를 자주 그리워했고) 참조.
※漫漶: (문자·그림 등이 닳거나 젖어서) 희미하다. 어슴푸레하다. 漫흩어질 만, 질펀하다(질거나 젖어 있다), 放縱하다. 漶분간하지 못할 환, 흐릿하다.
或韓昌藜 所謂性有三品 而生得始惡 不移底下者而然乎 不勝汗浹背矣
어떤 이가 韓愈(한유)가 말한 이른바, 性에는 세 종류가 있어 태어나서부터 惡에서 시작하면 더는 나빠질 것이 없다 하였는데, 땀이 흘러 등을 적시지 않을 수 없습니다.
※韓昌藜: 韓愈(號:退之)를 말하며, 昌藜는 출생지로 河北省 지역임. 三品: 官職의 셋째 品階로 正과 從의 區別이 있음. 또 繪畫를 評價하는 세 規準. 즉 神品과 妙品과 能品. 또 선비의 세 가지 品位로 道德에 뜻이 있는 선비와 功名에 뜻이 있는 선비, 富貴에 뜻이 있는 선비.
勸舍弟受學省齋開後 學從遊之方之 盛意亦可銘感 此兒若小有知覺悠悠一夢凝然 在靑華山門下何乃指路於門外也 側管傾蠡 實難諶先生敎也
동생에게 省齋(성재, 不明?)의 學堂이 열린 후에 학문을 배우도록 권하여 선생을 따라다니며 세상 이치의 많은 뜻을 배우도록 하면, 역시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이 아이는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아득한 꿈에서 깨우쳐 알면 의젓해질 것입니다. 청화산 문하에 있으면서 문밖에 나 있는 길을 어찌 가리키겠습니까? 선생의 가르침을 대롱으로 엿보거나 표주박을 기울여서 보는 것은 실로 어려울 것입니다.
※舍弟: 남에게 對하여 自己 아우를 謙遜하게 일컫는 말. 親동생은 謙秀公(1871-1905)으로 公과 15살 차이가 남. 便紙 따위에서 형에게 對하여 아우가 自己를 일컫는 말.
※銘感: 마음에 깊이 새기어 고마움을 謝禮함. 悠悠: 아득하게 먼 模樣. 때가 오랜 模樣. 沈着하고 餘裕가 있는 模樣. 凝然: 단정하고 鎭重한 模樣. 蠡표주박 리/좀먹을 려/옴 라. 諶참 신, 진실로
※靑華山(984m):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와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 경계에 있는 산.
※俗離山(1,058m): 충북 보은군, 괴산군과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光明山, 智明山, 彌智山, 九峯山, 兄弟山, 小金剛山, 紫霞山이라 불림.
俗離山中習禮講學 想惟日不足矣 景慕而準擬 趍侍觀光已 多日身不能離俗也 故包籠未遂 只自恨恨
속리산 속에서 禮를 익히고 학문을 연구하였어도, 오직 배운 날이 부족하다고 여길 뿐이며, 우러러 思慕(사모)하여 흉내는 내지만, 선생을 따라다니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볼 뿐이지, 수많은 날을 살아왔기에 俗世를 떨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理致를 통째로 안겨주어도 아직도 마치지를 못하니 스스로 한탄만 할 뿐입니다.
※準擬: 견주어 흉내 냄. 擬비길 의, 헤아리다. 趍달아날 추 / 재촉할 촉 / 느릴 치. 趨(本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