賈誼의 弔屈原賦(굴원을 조문하는 글) - 古文眞寶 後集 卷一
誼爲長沙王太傅 旣以謫去 意不自得 及渡湘水 爲賦以弔屈原 屈原 楚賢臣也 被讒放逐 作離騷賦 其終篇曰 已矣哉!國無人兮 莫我知也 遂自投汨羅而死 誼追傷之 因自喻其辭曰(가의는 장사왕의 태부로 좌천되어 가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상수를 건너면서 부를 지어 굴원을 조문하였다. 굴원은 초나라의 어진 신하였는데 참소를 받아 추방되자 離騷라는 부를 지었다. 그 마지막 편에 말했다. "끝났구나. 나라에 사람이 없어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 그리고 스스로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가의는 그를 추모하며 감상에 젖었는데 스스로 깨달아 다음과 같이 글을 지었다.)
※謫귀양 갈 적. 讒참소할 참, 中傷謀略(중상모략)하다. 汨골몰할 골/물 이름 멱.
恭承嘉惠兮 俟罪長沙 側聞屈原兮 自沈汨羅
삼가 천자의 은혜를 입었으니, 장사에서 죄를 기다리노라. 屈原의 소식을 어렴풋이 들으니 스스로 멱라에 몸을 던졌다 하네.
※承받들 승. 俟기다릴 사(竢 同).
造託湘流兮 敬弔先生 遭世罔極兮 乃隕厥身
상수의 흐름에 부쳐 삼가 굴원 선생의 영전에 조문하노라. 무도한 세상을 만나 그 몸을 버렸도다.
※造만날 조, 다다르다. 隕떨어질 운, 죽다.
嗚呼哀哉 逢時不祥 鸞鳯伏竄兮 鴟梟翺翔
아아, 슬프도다! 좋지 못한 세상을 만났으니, 봉황은 몸을 감추고 올빼미가 활개를 치는구나.
※逢만날 봉. 鸞난새 란. 竄숨을 찬, 달아나다. 鴟수리부엉이 치, 올빼미, 솔개. 梟올빼미 효. 翶날 고. 翔날 상.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聖賢逆曵兮 方正倒植
재주 없는 자들이 존중받고, 아첨꾼이 뜻을 얻는구나. 현자와 성인은 난관에 봉착하고, 방정한 자는 좌절하도다.
※闒茸: 천하고 어리석음. 闒용렬할 탑. 용렬하다, 비천함, 어리보기, 얼뜬 사람, 다락문, 마을, 북소리, 종소리. 茸풀날 용. 諛아첨할 유. 曳끌 예. 植둘 치.
世謂隨 夷爲溷兮 謂跖 蹻爲廉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세상은 변수와 백이를 부정하다 하고 도척과 장교를 청렴하다고 하며, 예리한 막야 검의 날은 무디다 하고 납으로 만든 무딘 칼은 예리하다고 하네.
※溷어지러울 혼, 어지럽다, 섞이다, 흐려지다, 물이 흐린 모양, 더러워지다, 욕보이다, 뒷간, 돼지우리, 울적하다. 銛가래 섬, 가래. 농기구의 한 가지, 날카롭다, 예리함, 작살, 도끼, 빼앗다, 끊다, 자름.
※隨夷: 隨는 殷나라 湯王 때의 賢者 卞隨로 湯王이 天子의 자리를 그에게 양위하려고 했으나 천하는 아무짝에도 쓸 곳이 없다고 하면서 받지 않았다. 夷는 孤竹國 王의 장남 伯夷를 말함. 백이는 동생 숙제와 함께 은나라가 망하고 주나라가 들어서자 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먹고 살다 죽었다.
※跖蹻: 盜跖과 莊蹻. 도척은 노나라 대부 유하혜의 동생으로 도적의 우두머리이다. 莊子에 盜跖篇이 있다. 장교는 楚懷王 때 郢(영)에서 수많은 무리를 이끌고 난을 일으켰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蹠(跖)밟을 척.
※莫邪: 吳나라의 장인 干將의 아내를 말한다. 오왕 闔閭(합려)의 명을 받은 간장이 그의 아내와 명검 두 자루를 만들어 陽에 해당하는 검에는 干將, 陰에 해당하는 검에는 莫邪(막야)로 이름 지어 왕에게 바쳤다. 이후로 간장과 막야는 칼날이 예리한 명검을 칭하는 말이 되었다. 邪땅이름 야.
吁嗟默默 生之無故兮 斡棄周鼎 寶康瓠兮
아아, 무어라 할 말이 없구나, 선생은 까닭 없이 화를 당했도다. 주나라의 보물인 솥을 버리고 질그릇 단지를 보물로 여기는구나.
※斡돌 알, 관리하다. 鼎솥 정, 三公의 자리, 말뚝, 顯貴하다. 康瓠: 기와로 만든 큰 표주박 모양의 그릇. 康은 大, 瓠(호)는 표주박 모양의 병 또는 단지. 瓠박 호.
騰駕罷牛 驂蹇驢兮 驥垂兩耳 服鹽車兮
병든 소에 멍에 씌우고, 발 저는 나귀를 참마(驂馬)로 삼으며, 천리마는 두 귀를 늘어뜨리고 소금 수레를 끌게 하는구나.
※騰오를 등. 駕멍에 가. 罷마칠 파 / 고달플 피, 앓다, 병듦, 둔함, 약함. 驂곁마 참. 蹇절뚝발이 건. 驢당나귀 려. 驥천리마 기. 垂드리울 수. 服수레를 끄는 말, (멍에를) 메우다. 塩(鹽)소금 염.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머리에 쓸 관을 신발로 삼고 있으니, 오래 가지는 못하리라. 아, 가련한 선생이여, 홀로 이런 재앙으로 만나셨도다!
※章甫: 儒生 儒者의 관, 儒生의 異稱으로 章甫冠은 中國 殷나라 때부터 쓰던 冠의 하나이며, 孔子가 이 관을 썼으므로 後世에 儒生들이 많이 썼음. 薦천거할 천. 屨신 구. 離만날 리. 咎허물 구
誶曰 已矣!國其莫我知兮 獨壹鬱其誰語
끝으로 말하건대, 끝났도다! 나라에 나를 아는 이 없으니 홀로 답답함을 누구에게 말할까?
※誶꾸짖을 수 / 말더듬을 쇄 / 물을 신, 꾸짖다, 힐책함, 욕함, 고하다, 말하다, 묻다, 물어봄, 간하다, 말을 더듬는 모양.
鳯漂漂其高遰兮 固自引而遠去
봉황새 훨훨 높이 날아가 버렸으니 스스로 물러나 멀리 떠나리라.
※遰떠날 체, 떠나다, 칼집, 멀리 피하다.
襲九淵之神龍兮 沕深潛以自珍
깊은 연못의 용을 본받아 아득하게 깊이 잠겨 스스로 지키려네.
※九淵: 매우 깊은 연못. 沕아득할 물, 아득하다, 숨다, 깊고 아득한 모양, 잠기다, 망연하다.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효달을 등지고 은거하리니 어찌 하찮은 벌레들을 따르겠는가?
※偭향할 면, 향하다, 등지다, 마주 대함, 어김. 蟂獺: 뱀처럼 생긴 벌레로 교활한 소인을 말함. 獺수달 달. 蟂영원 교(효), 영원(蠑螈: 도롱뇽과에 속하는 양서류), 털 매미(매밋과의 곤충), 씽씽 매미(털매미). 蝦두꺼비 하, 새우. 蛭거머리 질, 개밋둑. 螾지렁이 인, 쓰르라미, 그리마.
所貴聖人之神德兮 遠濁世而自藏
귀히 여기는 건 성인의 신성한 덕, 탁한 세상 멀리 떠나 은거하리.
使騏驥可得係而羈兮 豈云異夫犬羊
준마를 매어 굴레를 씌운다면 어찌 개나 양과 다르다 하겠는가?
般紛紛其離此尤兮 亦夫子之故也
어지러운 세상을 떠나지 못해 화를 당한 것은 선생의 허물이로다.
厯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천하를 둘러보고 군주다운 자를 섬기지, 하필 이 초나라 도성만을 생각했는가?
※厯지낼 력, 冊曆.
鳯皇翔於千仞兮 覽德輝而下
봉황은 천길 위를 날며 굽어보다가 덕이 빛나면 내려오고,
之見細德之險徵兮 遙增擊而去之
덕이 적어 험악한 징후가 보이면 얼른 높이 올라 떠나버린다네.
彼尋常之汙瀆兮 豈能容夫呑舟之巨魚
저 작은 웅덩이나 도랑에 배를 삼킬 큰 물고기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尋常: 작다는 뜻. 尋은 여덟 자(8尺). 常은 尋의 2倍인 16 자(尺). 汙고여 있는 물 오, 웅덩이, 더럽다. 瀆 도랑 독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蟻
강호를 횡단하는 큰 물고기도 좁은 곳에 갇히면 하찮은 벌레에도 당한다네.
※鱣철갑상어 전. 鯨고래 경. 螻땅강아지 루. 蟻 개미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