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생활
일본에 사는 동안에도 어려서부터 순복음교회밖에 다닌 적이 없었기에 한국생활 중에도 자연스럽게 주일에는 여의도로 향했다.
교회 규모를 본다면 대단히 큰 편에 속하지만 익숙함 때문인지 내게는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배 시간 때, 아무리 큰 소리로 찬양을 해도 누구 하나 돌아보는 사람이 없다.
회중석에 앉으면 단연 성가대석이 눈에 들어온다.
예배 시작 전에 가지런히 성가대 가운을 차려 입고 들어서는 대원들. 줄을 맞추고는 신호에 따라 앉는다.
이윽고 성경봉독 후에 시작되는 찬양.
화려한 조명. 울려 퍼지는 목소리. 과연 저곳에서 찬양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까지 든다.
“저, 형제님.”
그날도 예배를 마치고 일어서는 찰나, 옆자리에 앉아 계셨던 분이 문득 말을 건다.
지갑이라도 떨어뜨렸나 싶어 앉아있던 자리를 돌아보며 얼굴을 들은 나에게 그 분은 말을 잇는다.
“저, 혹시 성가대 활동 같은 봉사를 하고 계시나요?”
교회에 보면 간혹 자신이 속한 교회가 따로 있음에도 이 교회로는 예배만 드리러 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기에, 이 분도 자기 교회로 오라는 뜻으로 알고는 다소 무뚝뚝하게 “아뇨” 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그러세요? 하나님이 찬양을 얼마나 기뻐하시는데요. 찬양을 드리는 사역을 하면 참 많은 은혜가 돼요. 예배시간 동안 듣고 있었는데 형제님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요. 같이 성가대를 꼭 해보고 싶어서요. 오시겠어요?”
“어느 성가대죠……?”
“6부 갈릴리성가대요. 오늘 2시 반부터 대성전 5층 5연습실에서 연습이 있으니까. 꼭 오세요. 알았죠? 꼭 오셔야 해요. 약속 했어요.”
이렇게까지 말씀을 들으니 거절할 수가 없다. 결국 나는 예배 후 연습실을 찾아가게 되고, 그로부터 7년에 걸친 성가대 생활이 시작되었다.
성가대를 섬기면서 내가 맡았던 일은 찬양 외에 사진 촬영과 주보제작을 꼽을 수가 있다. 행사가 있을 때에는 사진을 촬영하여 당시 성가대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매주 주일과 성탄절에는 성가대용 주보를 제작하여 배포했다.
성가대 주보에는 대원들에게 전하는 소식 외에도 한 가지 성경적인 주제에 대하여 받은 은혜를 따라 글을 적기도 했다.
얼마 전 당시 찍었던 사진 중에서 어느 자매를 찍은 한 장을 발견했다. 매달 마지막 주일에는 예배 후 그 달에 생일을 맞은 대원들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바로 그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날짜를 보니 2008년 1월 27일. 그 때까지만 해도 서로 말도 나눈 적이 없는 사이였는데, 정확히 10년 뒤인 2018년 1월 27일, 우리는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