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영열 언니에게------------
활짝 핀 나팔꽃처럼 김견남
이른 아침
담을 타고 올라온 연분홍 나팔꽃처럼
언니는 언제나 환하게 활짝 웃었다.
늘 까르르 소리가 날 것 같은 해맑은 웃음.
작은 일에도 그 웃음소리는 세상의 근심을 모두
날려버릴 듯 밝았다
언니는 꼼꼼히 적은 수기 장부를 들고 와
컴퓨터로 예쁘게 타이핑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수기로 계산한 장부는 항상 십 원도 틀리지 않았다.
문학 행사가 있는 날이면
가장 예쁜 옷을 입고 참여했고
나에게도 격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며
집에까지 와서 옷을 골라주곤 했다.
시 낭송을 할 때
가련한 몸에서 품어 나오는 목소리는
커다란 산이 되고 바다가 되고 깊은 호수가 되어
수많은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적을 바랐지만,
언니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저 하늘 어딘가에서
나팔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을 것 같은 언니,
그곳에서도 예쁜 향기 가득하길 바라요.“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애틋하게 그립다.
첫댓글 추모시를 읽으니 영열의 순한 말씨가 생각나네
고통의 시간에도 K-장녀 역할을 무슨 완장을 찬 것처럼
두루두루 신경쓰던 모습이 생각나네
시를 읽다보니 시낭송 하던 그녀 모습이 눈에 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