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이 아니면 부정이다. 부정어법으로 할 수 있는 말은 긍정어법으로도 말할 수 있다. 부정어법으로만 말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다. 인간의 지식은 자연의 것을 복제하므로 긍정이 먼저다. 자식은 어미를 부정할 수 없다. 복제본은 원본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림자는 빛을 부정할 수 없다.
원자는 쪼갤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고대 원자설은 부정적 사고다. 석가는 자성이 없다고 했다. 역시 부정적 사고다. 반야심경은 공空, 불不, 무無, 허虛 등 부정의 언어를 남발한다. 노자 도덕경의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은 부정의 언어다. 그들은 그림자를 봤을 뿐 빛을 보지는 못했다.
부정적 사고는 방어적 사고다. 대중은 약한 존재인 자신을 방어하려고 한다. 무엇을 실천하라고 긍정어법으로 말하면 싫어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부정어법으로 말해주면 좋아한다. 금기와 터부가 지지를 받는 이유다. 부정어법은 인간의 심리적인 약점을 노리는 상술에 불과하다.
서구 구조주의 철학은 대중이 전면에 나서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근대의 성과를 부정한다. 정치권력이 미디어를 이용하여 대중을 동원하는데 반대한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지식권력을 방어하는 권력게임에 매몰된다. 구조론은 공격적,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서구 구조주의 사상과 다르다.
부정적 사고에 빠지는 이유는 외부를 보기 때문이고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변화는 내부에서 격발된다. 계 내부에서 작동하는 밸런스를 보지 못하고 좌절한다. 도구는 외부를 내부로 만든다. 도구가 없으면 내부로 들어갈 수 없으므로 좌절한다. 부정은 좌절의 결과다. 좌절은 지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