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릴 수 있다. 원인과 결과, 연결과 단절, 절대성과 상대성, 긍정과 부정, 공격과 수비, 성선설과 성악설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그것은 사건의 출발점을 찍는 문제다.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다음 단계가 문제다. 선택권이 내게 있지 않은 것이다.
사건은 원인에서 결과로 간다. 연결에서 단절로 가고 긍정에서 부정으로 가고 절대성에서 상대성으로 간다. 둘다 필요하지만 핸들은 머리 쪽에 있고 엔진은 원인 쪽에 있다. 에너지는 외부연결 > 내부단절이다. 선연결 후단절이다. 먼저 연결의 긍정 다음에 단절의 부정이다.
깔때기와 같다. 깔때기의 입구는 외부와 연결된다. 다음은 출구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틀어막는다. 단절하는 것이다. 먼저 외부 에너지원과 연결하고 나중에 단절하여 내부를 쥐어짠다. 일단 전원을 받아들이고 나중에 아닌 것을 하나씩 솎아내는 방법을쓰는 것이다.
사람을 뽑는다면 원칙적으로 전원을 합격시키고 다음 하나씩 부적격자를 골라내야 한다. 반대로 전원을 불합격시키고 하나씩 골라서 합격시킨다면? 아부꾼이 합격하고 뒤로 뇌물 먹인 자가 합격한다. 따로 권력이 작동하게 된다. 면접관의 갑질이 시작된다. 비리가 생긴다.
합격하려면 얼마나 아부해야 하는가? 뒷돈을 몇 배로 줘야 하는가? 곤란하다. 플러스는 발산 방향이다. 무한대로 간다. 통제되지 않는다. 계의 조절장치는 닫아걸고 내부에 밸런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축이 바깥에 있다. 궁합과 상성 문제를 마사지해줄 브로커가 생긴다.
긍정과 부정은 동전의 양면이므로 더하고 빼면 제로섬인데 왜 반드시 긍정이어야 하는가? 플러스 전략으로 가면 중간에서 보증을 서는 브로커가 등장하여 이득을 빼먹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구조적인 비효율이 발생한다. 후진국이 망하는 이유다. 우주의 근본 법칙이다.
2에서 1로 줄이기는 자기 힘으로 가능하지만 1에서 2로 늘리기는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위반하므로 브로커가 필요하다. 조선시대의 과거 합격자는 자신의 상관이 될 사람을 찾아가서 인사를 닦아야 임용이 된다. 이러면 당쟁은 필연이다. 모든 망하는 구조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