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 白華山 산행
<2006. 01. 26 (목) 중앙산악회>
연초부터 달갑지 않은 감기 몸살로 정기 산행을 3회나 참석하지 못하여 오던 중 1월 마지막 산행인 오늘 만은 꼭 참석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감기 치료차 들른 동네 병원의 젊은 의사가 혈압을 체크하는데 수치가 100/155 되어 고혈압 증세라고 진단하고 주의하라는 당부를 듣고 보니 산행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제를 하면서 일주일을 복약한 후 다시 한번 체크를 해보니 정상 혈압으로 돌아와 은근히 걱정은 되면서도 별일 없겠지 하고 자위하면서 산행을 감행한 것이다.
중앙산악회는 지난 년말에 회장단 이하 산행대장 등 모든 간부를 새로 선출하고 출발한 상태라 업무 진행이 조금은 서툴고 힘겨워하고 있던 중 박 대원 등반대장을 계속해서 일하도록 하면서 분위기가 정상으로 돌아간 것이 다행스러웠다. 명절 전이라 그런지 불참한 회원들이 많아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오래 만에 만나는 회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온다 박 대장이 산행 설명에서 백화산 단일 코스로는 산행 시간과 거리가 너무 짧아서 뇌정산을 돌아오면 5시간 반 정도 걸린다 하며 A팀을 위한 배려를 한다.
<백화산 산행도>
백화산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마성면에 소재한 백두대간의 일부분으로 산행 기점은 이화령 고개에서 시작되었다. 간간이 눈이 쌓여있고 응달 쪽 일부분은 눈이 녹아 얼음이 깔린 곳이 있어 발걸음 옮겨 놓기가 쉽지 않았다.
< 백화산 정상 >
억지로 백화산 정상(1,063.6m)을 오르고 보니 온통 나뭇가지 위에 눈서리가 쌓여 장관을 이루었다. 산세를 살필 겨를도 없이 산우들을 따라 걸어 보지만 점점 기력이 떨어지고 맥이 풀려서 남은 산행길이 아득 하기만 한데 그래도 희야가 주머니에 넣어준 사탕을 씹으며 힘을 모두어 천천히 걸었다. 발밑에 깔려 있는 눈 위로 벗겨져 나가는 아이젠을 고처 신는데 머리가 무거워져 혹시 혈압이 상승하여 스러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마음을 달래며 점점 후미로 처지자 선두 그룹의 김 철영 회장이 물러나 동행을 하였다.
하산 갈림길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데 덜 익은 컵라면에 도시락 찬밥을 한 술 말아서 억지로 넘기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내려오는데 마지막 능선에서 길을 잘못 들어 칡넝쿨 우거진 비탈길을 헤매면서 천신만고 끝에 6시간 반에 걸친 기록적인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여 흐르는 개울물에 몸을 닦고 뒤풀이 동태찌개에 소주 한잔을 마시고 귀가 버스에 잠을 취하니 조금 기력이 회복되었다. 정말 힘든 산행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