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꿈
위형윤
작은 집을 등에 지고
달팽이는 길을 나선다
느리다고 웃어도 좋아
나는 나만의 길을
가면 되니까
빗방울이 토닥이면
초록 이슬 길 반짝이고
바람이 속삭이면
나의 꿈은 한 뼘 더
멀리 자라니까
언젠가 저 언덕 너머로
무지개다리 건너가리라
나의 꿈은 멈추지 않으니
느려도 거기까지
가면 괜찮으니까
대나무
위형윤
고요한 산속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은 소리 없이 흔들린다
굽히는 것 같으나
굽히지 않는 푸른 줄기
속은 비었으나
마음은 가득한 푸르름
마디마디 부러질 것 같으나
꺾이지 않는 관절 보궁
비바람 속에도
쓰러질 것 같으나
쓰러지지 않고
우뚝 서서 서로를 지켜준다
바람 불어도 대응하지 않고
겸손하며 허리 굽히면서도
강인한 삶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대나무를 본다
厚谷 위형윤
공무원문학 수필(03), 시(17) 신인상, 안양대학교 명예교수, 독일튀빙겐대학교 히브리문학(Ph.D.), 사)한국문인협회, 사)한국시인협회, 등. 대한민국 교육문학 대상, 공무원문학상, 한국창작문학상 대상, 기도로 쓴 시편, 나는 늘 집으로 간다. 등 다수.
첫댓글 회장님,
준비되신 작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