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파일럿 시민의회' 운영비용 추계 리포트
— 추첨 시민 150명으로 6개월간 숙의기구를 운영하는 데 얼마가 드는가
작성:
정치개혁 파일럿 시민의회 준비모임 이원영
+ AI Claude Opus 4.8
2026년 6월 5일
1. 추계의 목적
'파일럿 시민의회'는 추첨으로 선발된 시민 150명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의원 특권 방지와 선거제도 개혁'을 숙의하고, 그 결론을 개혁안으로 발의하는 비당파 시민기구다. 이 기구의 의의는 두 가지를 동시에 증명하는 데 있다. 첫째, 평범한 시민이 선거제도라는 난제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 둘째, 이 사안을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에게만 맡겨두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이 리포트는 그 구상을 실제로 굴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항목별로 추계한다. 모금 목표를 정하고, 후원자에게 "당신의 10만 원이 어디에 쓰이는가"를 투명하게 설명하며, 공동 추진 주체와 예산을 협의하기 위한 기초 자료다.
2. 비교 기준점: 신고리 공론화의 '금칠한'(넉넉한 예산) 모델
국내에서 가장 큰 시민숙의 사례는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다. 시민참여단 500명을 무작위 선발해 2박3일 합숙 토론까지 거쳤고, 총비용은 약 46억 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풀세트로 진행한 모델이다. 2만 명 규모의 전화조사, 500명 2박3일 합숙(숙박·식사 전액 부담), TV토론, 4차례에 걸친 설문, 대규모 사무국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본 추계가 설계하는 것은 그와 다르다. 정부 예산이 아니라 시민 후원으로 굴리는 자력형(自力型) 파일럿이며, 규모는 약 1/30이다.
신고리 모델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되, 대표성과 숙의 품질이라는 핵심은 지키는 '린(lean) 설계'를 원칙으로 삼는다.
3. 설계 전제
추계의 모든 숫자는 아래 전제 위에서 산출됐다.
규모와 기간.
추첨 시민 150명을 6개월간 운영한다. 모임은 오프라인 2회, 온라인 소그룹 3회로 구성한다.
대표성 확보 방식.
여론조사기관의 액세스 패널에서 인구 비율에 맞춰 광역권·성별·연령으로 층화추출한다. 다만 150명으로는 전국 17개 시도를 칸칸이 채울 수 없으므로, 5~6개 광역권 × 성별 × 연령 5구간 수준으로 층화한다. 이는 설문조사급 정밀도가 아니라 기술적(descriptive) 대표성을 확보하는 통상적 미니퍼블릭 설계 원칙에 부합한다.
오프라인 모임 운영.
토요일 정오 집결(점심 도시락 제공),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회의,
오후 6시 해산(석식 제공).
장소는 서울로 한다. (참가자가 상경하는 김에 다른 볼일도 볼 수 있어 집결이 용이하고, 서울에서 6시 해산이면 영남·호남권도 당일 귀가가 가능해 숙박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참가자 보상의 원칙.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돈은 '사례비'가 아니라 '시간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설계한다. 따라서 임의의 금액이 아니라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삼는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만 320원이다(고용노동부 확정 고시). 오프라인은 5시간 기준, 온라인은 2시간을 넘기지 않는 점을 반영해 산정한다. 이 원칙은 비용을 낮추면서 동시에 명분을 강화한다. "참여 사례비"는 깎자는 시비가 가능하지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보상"은 누구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장소 비용.
150명 본회의장과 10~15개 분임토의 공간을 동시에 갖추고, 토요일 종일 사용 및 음식 반입이 가능한 무상 장소를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대관료 0원 처리).
4. 비용 추계 ①: 150명 '미니국민' 선출
여론조사기관의 액세스 패널을 활용한다. 보유 패널에서 할당 추출한 뒤, "6개월·5회 참여 가능"을 스크리닝해 본단 150명과 예비 30명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신고리 사례에서 2만 명 조사로 참여 희망자 약 6천 명을 거쳐 500명을 선정한 점을 감안하면, 6개월의 헌신을 요구할 때 수락률은 더 낮아지므로 넉넉히 2,500~3,000명 접촉을 가정한다.
표본설계·통계 검수ㅡ할당 매트릭스 설계, 대표성 검증: 300만 원
패널 스크리닝 조사: 약 2,500명 접촉 × 6,000원 = 1,500만 원
모집 확정·일정조율·관리 ㅡ본단 150 + 예비 30명 계약·관리 : 500만 원
소계: 약 2,000만 원
이 항목은 조사기관 견적에 따라 변동 폭이 있으므로, 실행 단계에서 복수 업체의 실제 견적을 받아 확정할 필요가 있다.
5. 비용 추계 ②: 참가자 직접비
본 추계에서 가장 큰 단일 항목이자, 대표성과 정당성의 마지노선이다. 이 비용을 과도하게 깎으면 시간 여유가 있는 은퇴자·유한계층만 남는 자기선택 편향이 발생해 '미니국민'의 핵심 가치가 무너진다.
오프라인 1회당 (150명 기준)
참가 수당 (5시간 × 최저임금 10,320원): 약 5.2만 원 ×150명 = 780만 원
점심 도시락: 1만 원 × 150명 =150만 원
석식:| 1.5만 원 × 150명 = 225만 원
교통비 (수도권 제외, 지방 참가자): 평균 7만 원 ×75명 = 525만 원
1회 소계: 약 1,680만 원
오프라인 2회 합계: 약 3,360만 원
교통비는 전국 평균값이다. 충청권은 왕복 4만 원 안팎, 영남·제주는 10만 원을 넘어 편차가 크다. 영남·제주 참가자의 이탈을 막으면서 총액 예측을 쉽게 하려면, 교통비를 실비 기준 정액 상한제(예: 1인 최대 10만 원)로 설계하는 방안을 권한다.
온라인 3회 (150명 기준)
소그룹 2시간 이내 진행, 끼니·교통 비용 없음. 1회 3만 원 기준.
3만 원 × 150명 × 3회 = 1,350만 원
참가자 직접비 합계
오프라인 3,360만 원 + 온라인 1,350만 원 = 약 4,710만 원
6. 비용 추계 ③: 운영·진행비
장소 대관: 0 원 (무상 장소 확보 전제)
온라인 플랫폼·기술지원 (3회): 300만 원 10~15개 분임 동시 운영 진행·퍼실리테이션: 2,500만 원 (분임 촉진자 + 숙의설계·총괄 운영)
자료집·전문가: 1,000만 원 (찬반 균형 자료 제작, 발제 전문가)
기록·생중계·홍보: 800만 원 (전 과정 공개가 운동의 핵심)
사무국·행정 (6개월): 1,000만 원(간사 인건비·통신·잡비)
소계: 5,600만 원
운영·진행비 중 퍼실리테이션은 사례비 다음으로 큰 항목이다. 분임을 10명씩 15개로 운영할지, 15명씩 10개로 운영할지에 따라 약 ±800만 원이 움직인다. 분임이 작을수록 숙의 품질이 높아지지만 촉진자 인건비가 늘어난다. 기록·중계는 자원봉사 시민기자·유튜버로 대체하면 절감되나, "전 국민에게 공개해 하나의 사건으로 만든다"는 이 운동의 본질을 고려하면 우선 삭감 대상이 아니다.
7. 종합 추계
① 모집 (여론조사 패널): 2,000만 원
② 참가자 직접비 (수당·식대·교통): 4,710만 원
③ 운영·진행비: 5,600만 원
소계: 1억 2,310만 원
예비비 (약 10%) 1,230만 원
총계: 약 1억 3,500만 원
8. 재정 함의: 후원 모금과의 관계
본 사업의 재원은 시민 후원이다. 후원자 1인당 10만 원, 1,500명을 목표로 하면 1억 5,000만 원이 조성된다. 본 추계의 총비용 약 1억 3,500만 원은 이 후원 상한 안쪽에 들어오며, 약 1,500만 원의 여유가 생긴다.
이 여유분은 단순 잉여가 아니라 실질적 안전판으로 쥐고 있어야 한다. 무상 장소 확보가 막판에 무산되거나, 교통비가 추계를 초과하거나, 참가자 중도이탈로 예비인원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예비 재원이다. 특히 무상 장소는 확정 전까지 변수가 크므로, 대관료를 0원으로 추계하되 이 여유분을 심리적 안전판으로 남겨두는 것이 현명하다.
후원의 구조 자체가 홍보이자 조직화 과정이라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서명은 공짜라서 헌신이 없고, 100만 원은 부담이 커서 망설이게 한다. 10만 원은 진심을 가진 능동적 지지자를 걸러내는 필터이며, 10만 원을 낸 사람은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이해당사자가 된다.
9. 확정 항목과 잔여 변수
시민의 결정으로 확정된 항목: 서울 개최, 최저임금 기준 수당(오프라인 5시간·온라인 정액 3만 원), 무상 장소 확보, 토요일 종일 운영과 끼니 제공, 지방 교통비 별도 지급.
실행 전 확정이 필요한 잔여 변수:
첫째, 모집비는 조사기관의 실제 견적으로 확정해야 한다.
둘째, 퍼실리테이션 규모(분임 크기)는 숙의설계 전문가와 협의해 정한다.
셋째, 교통비를 평균 정액으로 할지 실비 상한제로 할지 결정한다.
부록: 핵심 단가 요약
오프라인 참가 수당: 약 5.2만 원 (5시간 × 최저임금 10,320원)
온라인 참가 수당: 3만 원/회
점심 도시락: 1만 원
석식: 1.5만 원
지방 교통비: 평균 7만 원 (실비 상한제 권장)
패널 스크리닝: 약 6,000원/접촉
*본 추계는 2026년 6월 기준이며, 모든 금액은 추정치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확정 고시(2026년 시간급 10,320원)를, 비교 기준점은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500명 규모, 총 46억 원)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