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11년 6월 30일
제목 :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지”
평상시 없던 일이 발생하여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지” 하고 난 다소 난감해졌다. 술도 거의 먹지 않고 자기 일에 부지런하던 아들이 외박을 했는데, 바쁘게 움직이는 월요일 오전 11시 무렵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것이다. 이전에 한번 친구와 모처럼 술자리가 있다고 하며 다음 날 아침에 들어온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그런 정도로 알았는데, 월요일 아침이 다 지나가는데도 전화 연락도 안 되고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아들의 스마트폰 위치추적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서 인공지능에게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내가 맞이한 사례를 간단히 기록하고 질문을 하니 인공지능의 대답이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리해 준다. 몇 가지 내놓은 방법 중에 가장 먼저 내놓은 게 112와 119 신고다. 나는 “그래 맞다. 내가 힘들게 스마트폰 위치추적을 하느니 먼저 신고부터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어왔다. 바로 112에 전화하고 사유를 말하니, 담당자는 바로 위치추적을 할 수 없고, 아들과의 관계가 실제 가족관계인지 직접 방문하여 확인한 후 해줄 수 있다는 대답이 왔다. 난 “잘됐다 경찰에서 위치추적을 해준다니 다행이다” 하고 여기며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5분도 채 안 되어 경찰한테서 전화가 왔다. 연락이 됐으니 곧 아들로부터 전화가 올 거라고 한다. “허~ 벌써 해결됐나?” 하고 있으니 정말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하려고 꽂았는데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하는 것이다.
허~ 이럴 수가 있구나. 문제는 휴대폰 방전이었던 것이다. 모든 게 다 이 한마디로 이해되고 의문이 해소된 것이다. 충전 시점이 절묘했던 것인데 마치 경찰이 묘술이라도 부려 해결된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난 바로 바깥에 나가 있는 아들 엄마에게 전화를 하여 안심시키고 법신불 사은님께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난 새로운 경험을 한 것이다. 평상시 없던 일이 생기고 그 걱정거리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되니 급기야 안절부절못할 정도가 되고, 내 앞에 큰 경계가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인공지능이 곁에 있어 걱정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문명의 이기가 나에게 은혜로 다가왔으니 참 고맙다. 아무 일도 없는 때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새삼 크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교무의 의견
아들이 외박을 하고 다음 날 오전 11시가 되도록 연락이 되지 않았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혹시 술을 많이 마신 것은 아닐까, 사고가 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다른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여러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이러한 경계를 만났을 때 내 마음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마음공부입니다.
경계는 하나이지만 그 경계를 받아들이는 생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기다리고, 어떤 이는 즉시 행동하며, 또 어떤 이는 걱정에 휩싸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객관적인 경계 위에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해 형성된 분별성과 주착심이 더해져 만들어집니다. 그러므로 '지금 내 마음은 어떤 분별성과 주착심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가 됩니다.
이번에는 여러 방법 가운데 인공지능에게 먼저 물어보고, 이어 경찰에 신고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의 도움으로 아들과 연락이 되었고, 휴대전화 배터리 방전이라는 원인이 확인되면서 모든 걱정이 해소되었습니다.
한편,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은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판단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 뿐,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자신의 지혜와 이성에 있습니다. 물질문명이 발전할수록 이를 바르게 활용하는 정신의 힘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마음공부의 관점에서 돌아보면, 연락이 되지 않는 경계를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일어났는지, 그 마음에 따라 어떤 취사를 하였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살펴보는 공부가 됩니다. 이렇게 경계와 마음, 그리고 행동의 결과를 함께 점검할 때 취사의 힘이 길러질 것입니다.
정전 「일기법」에서 대종사님께서는 "심신 작용의 처리건을 기재시키는 뜻은 당일의 시비를 감정하여 죄복의 결산을 알게 하며 시비 이해를 밝혀 모든 일을 작용할 때 취사의 능력을 얻게 함이요."라고 하셨습니다.
경계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분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심신작용 처리건을 기재할 때마다 그날의 경계와 마음, 행동과 결과를 차분히 돌아보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이롭고 해로운지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인다면 일기법 본래의 뜻에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