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설날 음식 레시피 - 한식대가들이 풀어놓는 맛 보따리 요리 어릴 적 설날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면 집 안 가득 전 부치는 기름 냄새와 그날에만 먹을 수 있기에 손꼽아 기다린 음식들이 생각난다. 떡국에 전과 나물 등 어느 집이나 설상에 올리는 음식이 비슷하지만 어머니나 할머니의 손끝을 거쳐야 반드시 그 맛이 나는 내림 음식은 두고두고 기억 속에서 새롭다. 한식 대가들이 기억하는 특별한 맛의 추억에 관하여. “어린 시절, 설날이 되면 새하얀 푼주에서 노랗고 빨갛게 피어나는 유자화채의 모습이 그렇게 싱그러울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고 황혜성 선생)는 명절만 되면 한희순 상궁이 물려준 백화푼주에 향긋한 유자화채를 가득 담아 모두에게 나눠주었지요. 초겨울 담가둔 유자청에다 단물이 흐르는 귀한 배, 그 시절에는 겨울에나 볼 수 있었던 석류알까지 옆옆이 담아 살얼음 낀 꿀물 부어 내면 온 집 안에 향긋한 내음이 가득 찼습니다. 기름진 명절 음식으로 더부룩해진 속에 시원한 유자화채 한 보시기가 더없이 꿀맛이지요.” 한복선 선생은 궁중 음식의 대가인 고 황혜성 선생의 둘째 딸로 태어나 어머니에게서 궁중음식을 사사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며 한복선식문화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 유자화채
조리시간 1hr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유자·배 1개씩, 설탕 1컵, 물 5컵, 석류알 2큰술, 잣 1큰술 - 만드는법
- 1. 유자는 4등분하여 속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껍질을 벗긴다. 과육은 한 조각씩 떼어내 흰 줄기는 떼어 내고 씨를 제거한다.
- 2. 유자 껍질 흰 부분은 제거하고 노란 부분은 가늘게 채 썬다.
- 3. 배는 껍질을 벗겨서 채 썬다.
- 4. 물과 설탕을 냄비에 끓여 설탕물을 만든 뒤 차게 식힌다.
- 5. 유자 과육을 깨끗한 행주에 싸 즙을 내어 설탕물에 섞는다.
- 6. 푼주에 채 썬 유자 껍질과 배를 세 군데로 나눠 담고 설탕물을 가만히 부은 다음 30분간 두어 유자 향이 설탕물에 우러나도록 한다.
- 7. 설탕물에 유자 향이 들면 석류알과 잣을 띄워 상에 내고 국자로 잘 저어 작은 그릇에 나누어 담는다.
- *유자 생과가 나는 철에는 유자 생과를 이용하지만 설날에는 유자청을 이용하기도 한다. 레몬즙으로 상큼한 향을 내도 좋다.
“월과는 원래 박과의 담담한 맛이 나는 채소로 예전에는 말려서 나물로 흔히 해 먹었는데 요즘에는 보기 힘들어 주로 애호박으로 대신합니다. 여기에 쇠고기, 표고버섯, 찹쌀 부꾸미를 채 썰어 각각 양념해 볶은 뒤 버무린 궁중 음식이 바로 월과채입니다. 저희 집에서는 찹쌀 부꾸미를 부치는 수고 대신 떡국에 넣는 조랭이떡을 월과채에 활용해 손님상에 내곤 했습니다. 쫄깃하게 씹히는 조랭이떡과 짭조름하게 양념한 쇠고기와 표고버섯 등이 절묘하게 맛의 조화를 이루지요. 빛깔 고운 파프리카를 넣으면 화려한 모양새가 더욱 예쁘답니다.” 이종임 선생은 식품공학 박사로 어머니인 요리연구가 하숙정 선생의 뒤를 이어 잡지,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 한식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현재 대한식문화연구원 대표이사이며 수도조리제과전문학교 학장을 맡고 있다. - 조랭이떡월과채
조리시간 40min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조랭이떡 200g, 쇠고기 100g, 건표고버섯 3개, 애호박 1개, 느타리버섯 100g, 새송이버섯 1송이, 파프리카(빨강·노랑)·양파 1/2개씩, 식용유·소금 약간씩 조랭이떡양념 간장·참기름 1작은술씩 고기버섯양념 간장·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설탕 1작은술씩, 깨소금·참기름·후춧가루 약간씩 고명 달걀지단 약간, 검정깨 1작은술 - 만드는법
- 1. 조랭이떡은 끓는 물에 넣고 부드럽게 데친 뒤 건져 물기를 뺀 다음 조랭이떡양념에 버무린다.
- 2. 쇠고기는 채 썰고 건표고버섯은 물에 불린 뒤 채 썬다. 각각 고기버섯양념으로 간한다.
- 3. 애호박은 길이로 반을 잘라 숟가락으로 씨 부분을 도려낸 뒤 0.3cm 두께로 썬다. 소금에 살짝 절였다 물기를 없앤다.
- 4.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찢고 새송이버섯은 채 썬 다음 끓는 물에 각각 데친다. 물기를 손으로 꼭 짠 뒤 소금으로 간한다.
- 5. 파프리카, 양파는 채 썬다.
- 6.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둘러 손질한 재료를 각각 볶아 식힌다.
- 7. 볼에 손질한 모든 재료를 담고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린다.
- 8. 그릇에 월과채를 담고 달걀지단을 올린 뒤 검은깨를 뿌린다.
“명절 음식을 하다 보면 북어 껍질이 많이 남게 돼요. 저희 집에서는 그 껍질을 오려 만두피 삼아 북어껍질만두를 만들었어요. 설날 늦은 점심 할아버지 친구분들이 오시면 약주상에 올라 늘 환영받던 음식이었답니다. 북어 껍질에 만두소를 돌돌 만 뒤 달걀물을 입혀 지지면 구수한 맛이 좋습니다. 그렇게 만든 만두를 떡국 끓이고 남은 양지머리 육수에 살짝 끓여 내면 속이 꽉 찬 만두와 시원한 국물 맛이 별미랍니다.” 박종숙 선생은 황혜성 선생과 한복려 선생에게서 궁중 음식을, 강인희 선생에게서 반가 음식을 사사했다. 현재 전통 음식연구가로 TV, 잡지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경기음식문화원 박종숙 Cooking Academy’를 운영하고 있다. - 북어껍질만두
조리시간 30min(육수 끓이는 시간 제외) 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북어 껍질 100g, 다진 쇠고기·두부 200g씩, 숙주 100g, 달걀 2개, 밀가루·식용유 적당량씩 쇠고기양념 간장·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 1/2큰술씩, 설탕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두부숙주양념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생강즙·소금 1/2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육수 양지머리 육수 7컵, 청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고명 송송 썬 쪽파·송송 썬 미나리 2큰술씩, 붉은 고추 1/2개 - 만드는법
- 1. 다진 쇠고기는 쇠고기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양념한다.
- 2. 두부는 물기를 빼서 으깨고, 숙주는 생으로 굵게 다진 뒤 두부숙주양념 재료를 넣고 양념한다.
- 3. ①과 ②를 고루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 4. 북어 껍질은 바락바락 주물러 씻어 불린 뒤 칼집을 내 차곡차곡 쌓아 누른다.
- 5. 북어 껍질 안쪽에 밀가루를 묻히고 만두소를 넣어 돌돌 만 뒤 밀가루에 고루 묻힌 다음 달걀물을 씌운다.
- 6.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올려 지진다.
- 7. 냄비에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 뒤 만두를 넣어 한소끔 끓으면 손질한 고명을 올려 완성한다.
“궁중 음식을 배운 시어머니는 명절 손님상을 차릴 때면 사태편육을 꼭 준비했습니다. 오랜 시간 끓여 기름이 쏙 빠진 담백한 사태편육에 아삭한 파채를 곁들여 내면 속이 든든하면서도 기름진 명절 음식에 물린 손님들이 부담 없이 술과 함께 즐겼지요. 어머니 솜씨를 따라 하다 보니 담백하고 깔끔한 그 맛이 제법 비슷해진 것 같아 뿌듯하고 지금도 종종 만들어 손님상에 올리곤 합니다.” 윤혜신 선생은 친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소박한 밥상 차리는 법을 배웠고, 외할머니의 어깨너머로 잔칫날 음식을 배웠다. 시어머니에게는 반가 밥상과 궁중 요리 비법을 물려받았다. 지금은 서울 생활을 접고 충남 당진에 내려가 산과 들에 널려 있는 제철 재료로 만든 건강한 한식을 ‘미당’에서 선보이고 있다. - 사태편육
조리시간 1hr(핏물 빼는 시간 제외) 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아롱사태 600g, 대파 2대, 생강 1개, 물 적당량 초간장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연겨자 약간 - 만드는법
- 1. 아롱사태는 찬물에 3시간 두어 핏물을 뺀다.
- 2. 생강은 껍질을 벗기고 편으로 썰어 냄비에 담고, 아롱사태가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물이 끓어오르면 아롱사태와 청주를 넣고 50분 정도 삶는다. 젓가락으로 찔러 핏물이 나지 않으면 익은 것이다.
- 3. 대파 흰 대와 푸른 잎 부분으로 나누어 얇게 채 썰고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다.
- 4. 익힌 아롱사태를 꺼내 식힌 뒤 얇게 편을 썬다.
- 5. 접시에 사태편육을 돌려 담고 그 중간에 채 썬 대파를 소복이 담는다. 초간장을 만들어 함께 곁들여 낸다.
“명절 때면 큰어머니는 제사상에 올렸던 북어를 방망이로 두들겨 달걀물을 입혀 노릇하게 지져주곤 하셨습니다. 비린 음식을 아직도 잘 못 먹는 저는 북어전만큼은 즐겨 먹어요. 오랜 기억 속의 맛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북어를 물에 불린 뒤 물을 꼭 짜서 두어 시간 두었다가 머금었던 물기를 내뱉으면 다시 꼭 짜서 보들보들하게 만들어야 제맛이 납니다. 식어도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살캉살캉 씹히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장향진 선생은 전통 음식연구가이자 약선연구가로 주식부터 후식에 이르기까지 한국 전통의 슬로푸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다미재’를 운영하고 있다. - 북어전
조리시간 20min(북어 손질 시간 제외) 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북어포 2마리, 밀가루 1컵, 달걀 4개, 유채기름 4큰술 북어포양념 진간장·참기름·생강즙 1큰술씩, 설탕 1/2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법
- 1. 북어포는 물에 3시간 정도 불린 뒤 살이 부서지지 않게 물기를 꼭 짠다. 접시에 북어포를 올려두었다가 1~2시간 뒤 물기를 꼭 짜서 5토막으로 자른다.
- 2. 토막 낸 북어포에 칼집을 낸 뒤 양념을 고루 발라 재운다.
- 3. 양념한 북어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을 입혀 유채기름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지진다.
“저희 집에서 명절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해 먹는 음식이 닭고기북어찜입니다. 미리 만들어두었다가 갈비찜이나 전이 지겨워질 때쯤 내놓으면 환영받는 별미랍니다. 간장과 조청을 넣은 양념장이 달콤 짭조름해 특히 주안상에 올리면 그만이죠. 북어 머리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 깊은 맛이 나고, 닭에 북어와 호두, 밤, 은행까지 넣어 영양도 풍부합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좋아하는 재료를 하나씩 골라 먹는 재미가 각별하지요. 친정어머니에게 배운 닭고기북어찜을 우리 며느리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어요.” 김윤자 선생은 TV와 잡지를 통해 맛깔난 남도 음식을 선보이는 전통 음식연구가로 인천재능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교수와 한국의맛연구회 부회장을 역임 중이다. 현재 안양요리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 닭고기북어찜
조리시간 50min재료분량 4인분 난이도 중 재료 닭고기 1.5㎏, 통북어 3마리, 건표고버섯 4개, 당근 1/2개, 다시마(사방 10㎝) 1장, 호두·밤·은행 10개씩, 마늘 10쪽, 마른 고추 3개, 대파 1대, 다진 생강 1쪽분, 맛술 1큰술, 후춧가루 1/8작은술, 달걀 1개, 식용유 3큰술, 물 7컵 양념장 진간장 2/3컵, 조청 1/2컵, 설탕·맛술 3큰술씩, 후춧가루 1/5작은술 - 만드는법
- 1. 닭고기는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이 씻어 6토막을 낸 뒤 생강, 후춧가루, 맛술을 넣어 재운다.
- 2.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닭을 노릇하게 지진 뒤 기름을 빼 찬물에 씻는다.
- 3. 북어는 머리를 떼고 5토막을 내 물에 불리고, 건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반으로 썬다.
- 4. 호두는 뜨거운 물에 불려 이쑤시개로 껍데기를 벗긴다. 은행은 끓는 소금물에 데쳐 껍질을 벗긴다.
- 5. 당근은 사방 3cm 크기로 썰어 모서리를 다듬는다.
- 6. 냄비에 물 7컵을 붓고 북어 머리와 다시마를 넣고 끓여 맛국물을 낸다.
- 7. 달걀은 달걀지단을 붙여 마름모 모양으로 썬다.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 8. 냄비에 닭고기와 맛국물 2컵, 표고버섯, 당근, 북어, 다시마, 양념장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 9. 국물이 반으로 졸아들면 호두, 밤, 마늘, 불린 북어를 넣고 중간 불에 국물이 1컵 정도 남을 때까지 졸인다.
- 10. 닭고기북어찜을 그릇에 담고 달걀지단, 은행을 올린다.
출처 : 에디터[에쎈] 편집부-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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