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저는 유튜브로 자폐증(Autism)과 조현병(Schizophrenia)을 검색해서 이것저것 살펴보는 재미에 빠졌었네요. 제가 깜짝 놀란 건 영어권 조현병 당사자들의 증상경험담, 재기경험담이 유튜브에 엄청나게 많이 올려져 있다는 거예요. 저는 지금껏 선진지식을 습득하려면 영어독해만 잘하면 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유튜브를 보면서 "영어청취능력을 갖춰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우리나라 당사자와 가족들이 이 병을 극복하고 재활재기하도록 도우려면, 그들이 영어독해와 영어청취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잠깐 수치로 말씀드릴게요. 유튜브에서 영어로 Schizophrenia를 입력하니, 261,000 건이 검색되었어요. 한편 우리말로는 정신분열병 2,370 건, 정신분열증 2,330 건, 조현병 796 건, 조현증 175 건, 정신병 4,430 건이 검색되었어요. 한편 자폐증의 경우에는 영어로는 Autism 939,000 건, 우리말로는 자폐증 3,130 건이 검색되었어요. 저는 "영어"와 "우리말" 동영상의 수가 100배 차이가 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지만, 그보다 더 더욱 강조하고 싶은 건 동영상의 내용이에요. 우리말로 검색하면 몇 천 건 되는 동영상들 중에서 정보가치가 있는 동영상은 불과 몇 십편 정도에 불과해요. 그리고 그 내용도 매우 기초적인 것들 뿐이죠. 이에 비해 영어로 된 동영상에는 정보가치가 높은 동영상들이 엄청 많아요. 영어청취능력이 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검색해서 둘러보시고, 좋은 정보들을 게시글로 소개해 주시면 좋겠네요.
오늘은 유튜브에서 "자폐증의 수수께끼"(46분 39초 분량)라는 동영상과 "자폐아를 세상과 소통하게 해준 아이패드"(12분 44초 분량)라는 동영상을 봤어요. 자폐증은 과거에는 "아동기 조현병(Childhood Schizophrenia)"이라고 불리다가, 1960년대에 자폐증(Autism)이라는 진단으로 독립되었죠. 두 동영상에는 자폐증의 핵심문제가 대인관계장애, 특히 의사소통장애라는 점이 잘 설명되어 있고, 1960년대에는 의료적 수용치료가 강조되었지만, 이후에 부모들의 노력으로 치료보다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밝혀졌고, 그래서 지금은 "특수교육"이 가장 중요한 개입법이라는 점이 잘 설명되어 있어요. 또한 그들을 "정상"으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되며, 그들이 자신들의 특성을 지닌 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만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의사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우리 사회속에 그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그들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게 중요하다는 점이 잘 설명되어 있어요. 또한 아이패드의 출현이 그들의 의사소통능력을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제가 자폐증에 관심을 두고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는 이유는 자폐증과 조현병이 비록 전혀 다른 질병이지만, 대인관계 곤란이라는 유사한 어려움을 갖고 있고 (물론 그 기제는 다르지만), 사회일반인들이 그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저는 자폐증에 대한 관점과 도움제공방식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흥미를 갖고 있는데, 그것이 조현병에 대한 관점과 도움제공방식을 변화시키는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자폐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폐증에 대한 도움제공방식을 몇 십년만에 의료중심에서 교육중심으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성과를 거뒀어요. 저로서는 이 점이 엄청 부러워요. 다들 시간을 내셔서 제가 소개해 드린 2편의 동영상을 한 번쯤 보셨으면 싶네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유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