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禸(유)’부(部)에 대하여
대부분 사람들은 처음 배운 영향을 많이 받아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는데, 禸(유) 또
한 ≪설문해자≫의 영향으로 대부분 ‘짐승의 발자국 모양’이라고 설명을 한다. 그러
나 禸(유)가 쓰이는 한자는 짐승의 발자국과는 관계가 없다.
먼저 禸(유)자의 기존 설명을 보면 아래와 같다.

, 獸足蹂地也. 象形. 九聲. ≪尒疋≫曰: “狐․狸․獾․狢醜, 其足. 其迹
厹. 凡厹之屬皆从厹. , 篆文, 从足, 柔聲.
厹(구)는 짐승의 발자국을 뜻한다. (厶는) 상형이고, 九(구)는 발음부분이다.
≪이아(尒疋)≫에 이르기를 “여우․이리․오소리․담비 등과 같은 종류는 그 발을
(번)이라고 하고, 그 발자국을 厹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무릇 厹부에 속
하는 글자들은 모두 厹를 의미부분으로 삼는다. 蹂(유)는 전문(篆文)으로 足
(족)은 의미부분이고, 柔(유)는 발음부분이다.
‘禸(유)’는 갑문·금문이 없어 자형에 대해 알기 어렵다.
현재 전해지는 ≪이아(爾雅)·석수(釋獸)≫에서는 “貍(삵괭이 리)·狐(여우 호)·貒(오소리
단)·貈醜(학추, 담비) 등과 같은 종류는 그 발을 蹯(짐승 발바닥 번)이라고 하고, 그
발자국을 禸(발자국 유)라고 한다.(「貍·狐·貒·貈醜, 其足蹯, 其跡禸.」)”라고 되어 있
다.1)
대부분은 ‘禸(유)’자의 자형을 설명할 때, ‘禸(유)’자의 자형이 있는 글자를 참고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왕균(王筠)은 ‘厹’는 상형으로 ‘厶’는 발가락의 흔적이고, 밖(九)은
그 테두리를 본뜬 것인데, 곧 발톱으로 움켜 그어진 것이다.(≪설문석예(說文釋例)≫)
하였고, 임의광(林義光)은 ‘禸’자를 (<虢叔鍾>‘萬’자 발), 또는 (<禹敦>‘禹’자
발)을 쓴다. ‘ ’는 발 모양이며, ‘ ’은 몸체와 연결된 꼬리의 상형이다(≪설문해자
힐림(說文解字詰林)≫) 하였고, 강은(康殷)은 ‘禸’는 손으로 뱀·전갈의 꼬리를 잡은 모
습을 본뜬 ‘ (禺) · (禹) · (萬)’자의 아래 부분이 분리된 형이다(≪고전문부수(古篆
文部首)≫) 하였다.2)
≪설문해자(說文解字)≫ 14편 하(下)에는 ‘厹(세모창 구)’가 있는데, 이 글자가 지금
의 ‘禸(짐승 발자국 유)’부수로 쓰인다. 또 2편 상(上)에는 ‘厹(구)’와 비슷한 叴( ; 기
1) ≪설문 한자 창≫, 앞의 책. p.864.
2) ≪한자부수 214≫, 앞의 책. p.246.
승할 구)자를 보면 “ 叴(구)는 소리친다는 뜻이다. 口(구)는 의미부분이고, 九(구)는 발
음부분이다. 임회군(臨淮郡)에 구유현(叴猶縣)3)이 있다.(「, 高气也. 从口, 九聲. 臨
淮有叴猶縣.」)”라고 하였다.
이 두 글자는 구분이 어려워, 소전모양에서 보면 같은 글자를 ≪한한대사전(漢韓大
辭典), 1999, 단국대학교≫ 2권 1,029쪽에는 ‘厹(짐승 발자국 유, 세모창 구)’로 설명
하고, 10권 545쪽에는 禸(짐승 발자국 유/뉴)를 별도로 부수자로 설명하면서, ‘厹(구)’
의 용례로 구유(厹猶)를 “강소성(江蘇省) 숙천현(宿遷縣)에 둔 한대(漢代)의 현(縣)”이
라 하였고, 2권 1136쪽에는 다시 ‘叴(구)’자 설명하면서 ‘남을 핍박하는 태도’로 ‘세모
창(厹)’으로도 쓴다고 설명하면서 ‘叴由(구유)’ 즉 ‘산서성(山西省) 우현(盂縣)에 있는
현(縣)의 이름’으로 구유(叴猶)로도 쓴다고 하였다. 이는 같은 소전모양을 두고 해서
(楷書) 모양을 달리 구분한 극히 드문 예다.
한자(漢字)의 ‘발’에 ‘禸(유)’가 있으면, 대부분 짐승 발자국과는 거리가 멀고 다만
‘가늘고 길게 늘어진 꼬리나, 자루’를 뜻하는데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긴 자루 위에 그물이 달린 모양.

위와 같이 ‘禸(유)’자의 쓰임을 보면 ‘짐승 발자국’이라 함은 잘못이다. 대부분의 글
자가 긴 꼬리나 긴 자루를 가진 글자임으로. ≪설문≫에 따라 ‘창자루 구’를 대표 훈·
음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禸(유)’부(部)에 속하는 글자는 ‘동물’ ‘벌레’와 관계는 있지만, ‘짐승의 발자국’과는
관계가 없는데, 상용한자 1,800자에 포함된 ‘禸(유)’부(部)에 속하는 글자는 禽(새 금)
자가 있다.
‘짐승 발자국 유)’의 뜻.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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