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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만들었다. 전원주택같은 육층 빌딩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충분했는데 후니는 아무렇지 않아 했다. 흫. 그게 바로 후니의 매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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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쉽지 않았다. 마당도 만들었고 스튜디오도 차렸지만 정작 주인인 후니가 안 왔다. 옥탑방이 좋다고 했다. 경호원들에게 월급을 더 올려주겠다고 하니 다들 돌아가며 후니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세상이 더럽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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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냈다. 남아있던 적금과 넣던 적금을 깨서 나한테 주기로. 또, 후니가 번 돈의 30%를 나에게 주기로. 후니는 그것도 마음에 안 들어 했지만 내가 한 달 동안 빌고 비니까 지겨워서 받아준다고 했다. 우리 후니 마음도 넓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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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때려치우려고 했는데 형한테 붙잡혔다. 회사는 안 물려받아도 좋으니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라는 말에 반항했다가 카드 다 잘릴 뻔 했다. 나이 서른 넘어서 카드가 잘리는 수모를 겪을 수 없었다. 백희는 그런 나를 비웃었고 엄마는 그래도 도망갈 거라며 비웃었다. 형은 카드를 자르지 않는 조건으로 내가 도망갈 때마다 카드 한도를 낮출 거라고 했다.
-박비서. 아주 철저하게 감시해서 알려주게. 좀 있으면 연봉협상 할 때지?
-목숨을 걸고 수행하겠습니다.
노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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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가 전보다 많이 웃는다. 무슨 말만 하면 웃는다.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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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저씨, 사진 찍는 아저씨랑 사겨요?
-엉. 왱.
-대박! 현게 처음 봐!
-현게가 뭐야.
-현실게이요. 포지션 물어봐도 되요?
-이미 물어본 거 아니냐.
-헣. 그래서 아저씨 포지션은?
-네가 보기엔 어떠냐.
-음. 다운?
-미친. 후나!! 얘 이제 사진 찍어주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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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가 잔다. 내가 사준 아로마 향초를 켜놓고. 사실 후니는 언제나 잘 잔다. 내가 기억 속에서 못 떠나 나한테 맞춰주는 것뿐이다. 후니가 조금이라도 뒤척이면 깬다. 견딜 수 가 없다. 스물여섯,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과방 소파에 웅크리고 자던 오세훈. 지금보다 더 마르고, 생기 없던 모습은 내가 곁을 맴돌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였다. 말도 못 거는 주제에 뭐든 하고 싶어서 끙끙 거리던 시절.
-자아…
-응. 후니 잘 자. 예쁜 꿈 꿔. 후니 같은 꿈꿔.
-알겠으니까 자라고.
-응. 후나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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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 스튜디오에 액자가 걸렸다. 스튜디오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에. 엄마 손을 잡고 있는 후니가 너무 예뻐서 들어올 때마다 심호흡을 해야 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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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오세훈은 왜 후식 먹을 때 울었는가.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망고 싫었던 거 아냐?
-뭐래. 내가 그 동안 사준 망고가 한 트럭인데.
-그러니까. 너니까 먹어준거긴 한데 원래는 싫어했을 수 도 있지.
-헐. 후니 나 너무 사랑하는 거 아냐?!
-아니면 갑자기 백현이 네가 싫어진 거 아니니?
-뭐?! 엄마는 무슨 말같지 않은 소릴 당연하게 해?!
-아니. 나도 가끔 네가 꼴보기 싫을 때가 있는데 세훈이라고 없겠니.
-아니면 오빠가 작아서 그런 거 아냐?
-그럴 수 도 있겠다.
-세훈이 오빠 보니까 키가 천장에 닿겠더구만.
그냥 다양한 개소리들이었다. 소득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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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인 박찬열과 김종인을 불렀다. 설명을 하며 자문을 구했지만 김종인은 처먹기 바빴고 박찬열은 그런 김종인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기 바빴다. 시발. 후니한테도 아직 안 사준 스테이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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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집에 초대를 받았다. 후니는 모르는 가족만남. 우리 집에 후니가 왔을 땐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내가 후니집에 간다고 하니 미칠 것 같았다. 선물 리스트를 뽑고 비서팀을 아주 들들 볶았다. 사실 원래 안 해주는데 박찬열부터 지호, 승완이, 준영이, 희연이, 원식이까지 사표 낸다고 자꾸 협박해서 빡이 쳤다. 다 수리해 줄 테니 갖고 오라니까 야근을 자처했다. 바보들. 인사권력 나한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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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게 다 뭐예요?
-제 마음입니다! 후니, 아니 세훈이 가족 분들한테 제가 잘 보이고 싶어서 드리는 거니까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이건 너무 과해요.
-아, 아니에요. 저 잘 살아요! 그때 명함 보셨죠? 저희 그룹인데… 아버지가 회장님입니다! 괜찮습니다!! 대신 후니하, 세훈이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그거면 되요.
-그래도…
-아잇. 괜찮아요! 어, 어머니. 앉으세요! 누, 누님도, 형님도, 여, 여기! 제가 절을 올리겠숩니다!!
오늘의 득템 : 후니의 어릴 때 사진. 후니의 어릴 때 일기장. 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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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가 출장을 떠났다. 엔터쪽에서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고 했다. 신인 남자 아이돌인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혹시 몰라서 지호랑 희연이를 붙였다. 경호원은 열다섯 명만 보냈다. 다섯 명은 여권이 없거나 사정이 있어서 못 보냈다. 기획사에 연락해 촬영 날짜가 피해가지 않도록 늘렸다. 후니는 한 번 꽂히면 빨리 결과물을 뱉지만 감이 안 오면 아무것도 못 했다. 컨셉이야 정해져 있지만, 후니가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많았으면 했다. 물론 후니는 모르게. 후니는 내가 편의점이나 시장이 아니고서야 돈 지랄하는 걸 싫어한다. 왜 싫어할까. 난 아깝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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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더 샀다. 마당을 더 넓혔다. 후니 오기 전까지 빨리 해야 돼서 보통 인부의 세 배 가까이 되는 사람들을 불러 일을 시작했다. 나무도 몇 개 심고, 꽃도 심고, 파티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테이블도 샀다. 돗자리도 더 샀다. 조그마한 무대도 만들었다. 도와주러 온 박찬열이 조만간 공원 만들 기세라고 하길래 그럴까 했다가 사표를 받을 뻔 했다. 요즘 상사는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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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한테 다가가지 못했던 시간을 자책하고 힐책하며 희망과 염원을 담아 그렸던 그림을 하나씩 풀려고 하니 주체가 안 됐다. 이것도 해야 했고 저것도 해야 했다. 몸이 백 개였으면 좋겠지만 내 몸은 하나였고 후니한테 해줄 수 있는 것도 순서가 있어야 했다. 그게 못 견디게 참을 수 가 없었다. 내 마음이 이런 걸 빨리 보여줄 수가 없어서 안달이 났다. 그러면 곧 그게 눈물로 나타났다. 후니만 보고 참을 수 가 없어서. 이 남자가 내 연인이고 애인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냥 너무 좋아서. 후니만 보면 매일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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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을 불렀다. 하나만 불렀는데 셋이 왔다. 후니 스튜디오의 첫 손님들.
-왜여?
-용돈 안 필요해?
-헐. 방금 되게 늙다지 같지 않았어?
-너무 자연스럽게 앞담을 한다.
-핳. 제 매력이죠.
-해줄거지?
-이거 하나만 가르쳐 주면요.
-뭐?
-상체를 좀 더 숙여 봐요. 은밀하게 들어야 하니까.
미간까지 찌푸리며 테이블로 고개를 쳐박듯이 숙이라고 하길래 그대로 따라줬다. 네 개의 머리가 부딪히고 아주 나지막이 여고생이 입을 열었다.
-진짜… 존잘아저씨… 다운?
망할년. 내가 리버스 좆까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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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오세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머뭇거리던 그 시절에도 혼자 그 자리를 지켰다. 기다리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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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누나를 만났다. 내 정체성을 깨닫게 해준 현명한 여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다.
-오랜만이네.
-응. 누나한테 부탁할게 있어서.
-뭔데?
-하니 누나는?
-애 돌보느라 정신없어. 지금도 애 보기도 바쁜데 나 나간다고 하니까 머리꼭대기까지 화나서 컵 던졌는걸.
누나의 부어오른 광대가 봉긋 솟았다. 누나는 웃는 게 예쁜 사람이었다. 날 만나면서 흘린 눈물을 생각하면 지금 모습이 천배 만배 예쁘다.
누나는 나를 만나면서 괴로워했다. 사랑하는 사람 대신 억지로 날 만나야 해서. 어느 부잣집이든 급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걸 당연시 여기듯이 누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누나는 정체성을 일찌감치 깨우친 사람이었지만 아무도 누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금지옥엽 키운 외동딸이 피폐해져가도 누나의 부모님은 누나의 정체성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누나가 나를 붙잡고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고 손목을 긋고 정신병원에 갇히고를 반복했어도 윤리사상에 어긋난 누나를 누나의 부모님은 견딜 수 없어 했다. 누나나 누나의 부모님이나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나도 정체성을 깨달았고 집에 커밍아웃을 했다. 내가 서럽게 울었던 만큼 누나도 울었다. 우리는 눈물 젖은 동지애로 똘똘 뭉친 옛 연인이자 서로에게 전우 같은 사람이었다. 죽을 것 같은 순간을 함께 한 사람들.
-그래서 부탁이 뭐야?
-쉬운 거야. 꽃잎 좀 구해다줘. 라일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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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돌 노래에 꽂혀서 사무실에 틀어 놨다. 들어오는 사람마다 반응이 가지각색인데 가끔 팬이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예를 들면 디자인팀장이 그랬다. 엑소 팬이냐고. 엑소가 누구냐고 했더니 스피커를 끄고 다음 홈페이지 디자인은 없다고 했다. 나는 이제부터 엑소팬이 되기로 했다. 엑소짱! 엑소짱! 우유빛깔 에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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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우주는 전부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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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가 너무 바빴다. 바빠도 너무 바빠서 얼굴 볼 시간이 없어졌다. 컨셉에 맞춰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회의도 미친 듯이 하니까 가득이나 마른 애가 더 말라갔다. 기획사를 부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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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나. 이거 한 입만.
-배부른데.
-딱 한 입만.
-방금도 그랬잖아.
-이거 한 입만. 응? 너 자꾸 말라서 나 너무 속상해. 어떡해. 자꾸 말라. 이러라고 스튜디오 차려준 거 아냐. 왜 자꾸 밥 안 먹어. 잠도 제대로 못 자잖아. 나 진짜 속상해. 이거 한 번만 더 먹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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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를 찾아갔다. 열 받은 것도 있고 부탁할 것도 있어서. 꽤 젊은 사장이 의문스러운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띠발. 너가 자꾸 후니 밥도 안 먹게 하고 후니 잠도 못 자게 하는 새끼구나.
-작업은 잘 되어 가나요?
-네. 데뷔 날짜도 확정 나서 다다음주부터 프로모션 시작할 계획입니다.
-다행이네요. 제가 투자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아.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이미 많이 도와주셔서 저희야 말로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될지 모르겠네요.
-그쵸? 은혜 갚고 싶으시죠?
-아… 네에… 뭐. 저희가 뭐 도와드릴게 있나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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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사람을 더 뽑았다. 서인국씨랑 이준씨가 들어왔다. 면접은 세훈이 대신 내가 봤다. 카메라 잘 몰라서 종인씨도 같이 봤는데 왜 박찬열도 같이 봤는지 모르겠다. 여튼 사람을 더 뽑았다. 둘 다 스펙보단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후니 옆엔 좋은 사람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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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열었다. 지난 6년 동안 후니한테 쓴 편지가 가득했다. 하루에 세 통 이상 쓴 적도 있고 단 한 줄만 쓴 편지도 있었다. 순서대로 정리되어진 편지위에 마지막 편지를 올렸다. 이제 편지를 쓸 이유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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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가 작업한 아이들이 데뷔했다. 세 명으로 구성된 남자 아이돌은 남자보다 소년다운 모습으로 무대를 꾸몄다. 청량한 목소리가 적절했고 후니가 작업한 자켓 사진과 뮤직비디오는 내가 처음 후니를 보았을 때가 떠올랐다. 사무실에 후니가 작업한 아이돌의 노래를 틀기 시작했다.
Hello angel 그림 같아 하늘을 보면 너만 보여
City street lights 불이 꺼지고 달이 사라져도 눈이 부신 건
하늘이 떨어뜨린 별 그게 바로 너니까
그게 바로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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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털었다. 경호원들과 함께. 이번엔 비서 애들도 함께 했다. 내가 경호원들과 시장을 털 동안 비서 애들은 연락을 돌렸다. 여고생들과 여고생 부모님들, 신혼부부, 종인씨와 인국씨, 준이씨도 부르고 기획사 사람들과 아이돌도 불렀다. 연서누나랑 하니 누나랑 귀여운 꼬맹이도 부르고 우리 가족이랑 후니 가족도 불렀다. 디자인 팀장도 부르고 편의점 사장님이랑 시장 아주머니도 되시는 분들로 불렀다. 마당을 넓힌 취지는 모두 오늘을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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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성애자입니다.
여고생 부모님들이 놀라했고 당황한 얼굴과 불쾌한 얼굴을 했다. 시장 아주머니들은 그냥 불쾌해 했다. 기회사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흥미로워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제 연인이 맺은 인연이시라 자리를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동성애자가 기분 나쁘신 분들은 돌아가셔도 좋습니다만, 함께 끝까지 자리를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오늘 제 연인이자 제 사랑인 후니한테 평생의 반려자가 되어 달라고 구애를 할 겁니다.
-그래서 내 후니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렀어요.
-내 후니는 낯가림도 심하고 무관심하고 무신경합니다. 근데 항상 그 자리에 있어요. 제가 6년 동안 짝사랑했거든요.
-말도 못 걸고 지켜보는데 3년이 걸렸고, 말을 걸려고 노력하는데 1년을 보냈습니다.
-인사를 하는데 1년이 걸렸고 안부를 물을 정도의 사이가 되기까지 또 1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후니가 다 알고 있었어요. 저의 6년을 후니도 함께 했어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줬어요.
-제 사랑이 방황할 때도, 제 사랑이 길을 잃을 때도, 제 사랑이 힘을 잃었을 때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요.
-제가 지금 여러분들에게 고백하는 이유는 하나에요.
-제 구애와는 별게로 후니가 행복했으면 해요. 여러분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하면 우리 후니가 행복하니까. 흫. 좀 이기적이죠?
-존귀아져씨!! 업!!
-너 오늘 내가 용돈 빠방하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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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아주머니들은 궁금한 사항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무례한 질문들과 행복한 질문들이 오가는 와중에 후니가 도착했다. 기획사 사람들한텐 미리 연락을 받았다. 손에서 땀이 난다. 모두의 이목을 받는 후니는 당황해서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후니는 사람들 시선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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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왔으니까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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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이 후니를 조그마한 무대 위로 올렸다. 그리고 복숭아꽃과 비단향꽃무로 만든 화관을 씌워주고 꽃반지를 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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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누나와 하니 누나와 꼬맹이 둘이서 후니 주위에 꽃잎을 뿌렸다. 보라색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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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 씨와 인국씨, 준이씨는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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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들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샴페인과 와인이 담긴 잔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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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세 명이 노래를 불렀다. 그 들의 타이틀 곡.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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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맘 다치지 않게 절대 흠이 가지 않게
너를 지켜줄게 너를 위해 살게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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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나. 이 편지는 정말로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야. 잘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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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평생 함께 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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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상자를 건넸다. 지난 6년의 종지부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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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밤 안에 너가 떠올라
눈빛이 말해도 넌 몰라
좋아 혼자서 난 괜찮아
내일은 너가 있을까
나는 달처럼 너를 맴돌아
맴돌면 니가 나를 볼까
거리를 좁혀줘 닿고 싶은
내맘은 항상 제자리일뿐야
가지마
안겨줘 나의 걸음에
가지마
나에겐 니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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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불렀던 노래의 마지막은 Heaven.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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