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왕 상 제4장. 칼과 몽둥이로 정치를 하면.
(대강의 내용)
양혜왕梁惠王이 말했다.
"과인寡人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孟子가 대답하여 말했다.
"사람을 죽이는데 몽둥이나 칼을 사용하는 것에 다름이 있습니까?"
"다름이 없습니다."
"칼이나 정치로서 하는 것에 다름이 있습니까?"
"다름이 없습니다."
"부엌에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 살진 말이 있으면서도 백성들의 얼굴에 굶주린 빛이 있고, 들에 굶주려 죽은 송장이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이는 것입니다.
짐승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 사람들은 미워하는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치政를 행하기를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 먹이는 것을 면치 못하면 어디에 그 백성의 父母됨이 있겠습니까?
孔子께서 '처음 나무 허수아비(용俑)를 만든 자는 그 자손子孫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는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서 장례에 썼기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이 백성들을 굶주려서 죽게 한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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梁惠王章句-上 (양혜왕장구-상)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 (承上章言願安意以受敎)
(양혜왕왈, 과인원안승교. 승상장언원안의이수교)
양혜왕이 말했다. 과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윗장에 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고자 한 것.)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曰, 無以異也. (梃, 杖也.)
(맹자대왈, 살인이정여인, 유이이호. 왈, 무이이야. 정, 장야.)
맹자가 말했다. 사람을 죽이는데 몽둥이와 칼을 사용하는데 다른 바가 있습니까?
답하기를 다를 바가 없습니다.(梃정은 杖장-몽둥이-이다.)
以刃與政, 有以異乎. (이인여정 유이이호)
曰, 無以異也.(왈, 무이이야)
칼로 정치를 하면 다른 것이 있습니까?
말하기를, 다를 것이 없습니다.
孟子又問而王答也.(맹자우문이왕답야)
曰,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왈,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부, 차솔수이식인야.)
厚斂於民以養禽獸, 而使民飢以死, 則無異於驅獸以食人矣.
(후렴어민이양금수, 이사민기이사, 즉무이어구수이식인의.)
→庖부엌포,요리사.廐마굿간구,餓주릴아,莩풀이름부,:굶어 죽은 시체.率거느릴솔,
이끌다. 厚斂후렴:세금을 많이 거둠.驅몰구,
맹자가 또 묻고 왕이 답한다.
말하기를, 부엌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들은 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동물을 이끌고 사람을 먹이는 것입니다.
백성에게서 세금을 많이 거두어 금수를 먹이고, 백성은 굶어 죽에 만들었으니 이것은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이게 한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獸相食, 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수상식, 차인오지. 위민부모, 행정불면어솔수이식인. 오재기위민부모야.)
(君者, 民之父母也. 惡在, 猶言何在也.)
(군자, 민지부모야. 오재, 유언하재야)
짐승들끼리 서로 잡아 먹는 것 조차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정치를 면하지 못한다면, 어디에 백성의 부모됨이 있습니까?
(君者군자는 백성의 부모이다. 惡在오재는 하재란 말과 같다.)
仲尼曰, 始作俑者, 其無後乎. 爲其象人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俑, 從葬木偶人也.)
(중니왈, 시작용자, 기무후호. 위기상인이용지야. 여지하기사사민기이사야. 용, 종장목우인야.)
古之葬者, 束草爲人以爲從衛, 謂之芻靈, 略似人形而已.
(고지장자, 속초위인이위종위, 위지추령, 략사인형이의.)
→俑허수아비용.偶짝우,衛지킬위,芻꼴추,건초.略다스릴략,
공자가 말했다. 처음 허수아비를 만든 자는 그 자손이 없다. 이는 사람의 형상으로 장례에 썼기 때문이리라. 어찌 백성을 굶주려서 죽게 한다는 말인가.(俑용은 사람모형 허수아비)
옛날의 장례는 풀을 묶어 사람의 형태로 상여를 호위하여 따르게 했는데 이것을 추령이라 하며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다.
中古易之以俑, 則有面目機發, 而大似人矣. 故孔子惡其不仁, 而言其必無後也.
(중고이지이용, 즉유면목기발, 이대사인의. 고공자오기불인, 이언기필무후야.)
孟子言此作俑者, 但用象人以葬, 孔子猶惡之, 況實使民飢而死乎.
(맹자언차작용자, 단용상인이장, 공자유오지, 황실사민기이사호.)
→機發기발:움직이는 것.
중간에 허수아비로 바꾸었는데, 얼굴과 눈이 움직이는 것이 사람과 거의 같았다. 고로 공자가 그 어질지 못함을 싫어하며 반드시 후사가 없을 것이라 하였다.
맹자가 말했다. 이렇게 만든 허수아비는 사람의 모형으로 장례를 치를 뿐이었는데도 공자가 싫어하였거늘, 하물며 실제로 사람을 굶어 죽게 하겠는가.
○李氏曰, 爲人君者, 固未嘗有率獸食人之心. 然殉一己之欲, 而不恤其民, 則其流必至於此.
(이씨왈, 위인군자, 고미상유솔수식인지심. 연순일기지욕, 이불휼기민, 즉기류필지어차.)
故以爲民父母告之. 夫父母之於子, 爲之就利避害, 未嘗頃刻而忘於懷, 何至視之不如犬馬乎.
(고이위민부모고지. 부부모지어자, 위지취리피해, 미상경각이망어회, 하지시지불여견마호.)
→殉 따라죽을 순,
이씨가 말했다. 임금된 사람이 원래 짐승을 몰고 와서 사람을 먹이는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욕심만 좇고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니 그 폐단이 이에 이르게 된 것이다.
고로 백성의 부모노릇을 말한 것이다. 무릇 자식의 부모는 이로움을 취하고 해로움을 피해야 하고, 잠시라도 그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하는데, 어찌 보기를 개나 말만큼 여기지 않음에 이르렀느냐?
(참고)
용俑은 장사를 지낼 때 함께 묻는 나무로 만든 사람이다. 예전에는 장사지내는 데 풀
을 묶어 사람을 만들어서 호위를 삼는 것을 추령이라 한다. 사람의 모양과 흡사한데,
中古에 허수아비로 바꾸었으니, 얼굴과 눈이 있어 움직이는 것 같아 몹시 사람과 비
슷한 까닭에, 공자께서 그 어질지 않음을 미워하여 그 사람은 반드시 후손이 없을 것
이라고 했다고 한다.
孟子께서 이 허수아비를 만든 자는 단지 사람을 모방해서 장사에만 썼는데도 孔子
께서 오히려 미워하셨거늘, 하물며 실제로 백성들을 굶주려 죽게 하겠는가를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