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가보고 싶은 그곳
나는 강원도 ‘평창’에 다시 가고 싶다. 강원도 평창은 나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내가 예술고등학교를 다닐 때 우리 학교가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연 ‘장고 춤’에 출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식공연을 경희대 교수님이신 안병주 교수님께서 지도하시고 여러 대학교와 예고 학생들로 이루어져 공연하였다. 우리는 평창으로 내려가기 전에 일산 킨텍스에서 한 달간 짧은 연습하고 내려가서 제대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한달 동안 친구들과 숙소 생활한다는 말에 마냥 신나고 설렘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마냥 행복하진 않았다. 무용수들의 환경들은 매우 열악하고 춥고 몸이 힘들었다. 공연하는 곳은 평창이었고, 숙소는 속초에 위치했었다. 우리는 그 거리를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으로 맨날 왔다 갔다 하였다. 버스를 통해 스타디움에 도착하면 대기실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쭈그린 채 몇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오세요’ 하면 뛰어나가서 짧은 시간 연습으로 진행했었다. 우리는 경기장 대기실과 복도에서도 맨발로 뛰며 연습을 하고, 숙소에 와서는 주차장에 나가서 뛰며 연습을 했었다.
추위 또한 큰 장애물이었다. 평창의 추위는 상상했던 것보다 맹렬했었다. 칼을 베는듯한 바람이 불어오곤 했다. 야외에서 연습해야 했던 무용수들은 내복을 껴 입고, 발바닥과 등에 핫팩을 붙이며 털 모자를 써야만 했다. 마지막 총 리허설 때 가장 날씨가 추웠는데 온몸이 마비가 되는 것 같았다. 손이 너무 얼어서 장구에 부딪히는 순간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듯했다.
이런 어려움들과 주변환경들은 열악했지만 나에게 가장 기억나는 장소이면서 아직도 큰 추억으로 남는 경험이다. 본 공연 때 가슴이 터질 듯이 불타올랐고 마지막 포즈 때 우리가 그 동안 있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관객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 모든 것이 좋았고 무용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내가 언제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해보겠는가, 한국에서 하는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생각만으로도 감사했고 늙어서도 기억에 남는 순간일것같다.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친구들과의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숙소에서 거의 맨날 살다시피 하니까 같이 맛있는 것도 나누어먹고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 더 깊이 친해 질 수 있었다. 또한 한번의 외출이 있었는데 평창의 시장음식을 잊을 수 없다. 닭강정, 호떡, 오징어 순대는 정말 환상의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사와서 친구들과 숙소에서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것들이 많아서 어쩌면 그 힘든 연습들도 견뎌 낸걸 수도 있다. 덕분에 추억과 함께 살을 얻어갔다. 나는 외출 했을 때의 속초 바다를 잊을 수 없다. 고3입시를 앞둔 입시생으로써 모든 걱정들이 없어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순간이었다. 예전에 바다를 봤을 때는 그냥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그때 보는 순간 멍해지고 내 가슴이 바다의 파도처럼 요동치는 것 같았다. 난 또다시 간다면 이번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그때의 목표였던 대학교의 꿈을 이루고 가서 바다를 보는 나의 기분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이처럼 나에게 ‘평창’리라는 곳은 힘들고 행복했던 기억들로 이루어진 곳이다. 난 이곳을 또다시 가보고 싶다.
첫댓글 저도 예고를 다니면서 주변에 무용과친구들이 매우힘들고 지쳐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데 그런점들을 이겨내시고 여기까지오신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무용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열악했던 환경을 이겨내시고 좋은 공연을 하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고난을 좋은 추억으로 승화시키신 점도 보기 좋습니다. 글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챙겨봤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멋있다 정도로만 생각했었어요. 그 멋진 무대 속엔 늘 이렇게 노력과 역경이 있다는 걸 제게 상기시켜주는 글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그만큼 좋은 경험이 되신거 같아요! 공연 마무리 잘하셨을 때 정말 뿌듯하셨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