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이 생긴 시초를 설명한다.
천지가 아직 열리지 않은 시기를 혼돈이라고 하며
건곤이 아직 구분되지 않은 시기를 배운(태아)이라고 한다.
해, 달, 별이 생기지 않았고 음양과 추위와 더위가 아직 구분되지 않았다.
하늘에는 비, 구름, 바람, 안개, 서리, 눈, 천둥, 벼락이 없는 아득하고 어두운 모양에 불과했다.
땅에는 초목, 산천, 짐승, 사람이 없는 희미한 모양에 불과했다.
홀연히 하나의 기운이 엉키면서 태역에 水가 만들어지고
태초에 火가 만들어지고 태시에 木이 만들어지고 태소에 金이 만들어지고 태극에 土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오행이 만들어진 순서대로
水의 숫자는 1이고 火의 숫자는 2이며 木의 숫자는 3이고 金의 숫자는 4이며 土의 숫자는 5가 되었다.
마침내 삼원이 극에 이르러 혼돈이 열리고 배운이 구분되니
가볍고 맑은 것은 하늘이 되고 무겁고 탁한 것은 땅이 되었다.
두 기운이 어우러지며 양의가 생겨 화하니 자연이 만들어졌다.
음양이 구분되며 태극이 형성되자 천지가 구분되고 해와 달이 생기며 계절이 생긴다.
이로써 오행이 구분된 것이다.
처음에는 몸은 사람이고 새부리 입을 가지거나,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뱀이었다.
욕심이 없고 이름도 없고 국가도 없고 임금과 신하도 없었다.
새집이나 동굴에 기거하며 비바람을 피할 뿐이다.
친척이나 가족을 알지 못하고 농사를 지을 줄 모르고 새나 동물처럼 생식하며 호탕하게 즐길 뿐이었다.
급기야 성현이 나타나 지혜와 어리석음이 구분되고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이 구분되고 예법과 의관의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애석하게도 큰 도가 사라지고 요사스럽고 괴이한 것이 나타났다.
원시인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악의 구분이 없었으나,
음양과 오행의 생성소멸에 따라 기세의 태과불급과 생극제화로 인해
순수한 자연이 인위적으로 변하고 경쟁사회로 변하면서,
강자와 약자의 세력이 구분되고 지배와 피지배 세력이 구분되며 선악이 생겼다.
이를 요사스럽고 괴이하다고 표현한 것이다.
무공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