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물론 심정적으로만 첫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6시 50분, 첫새벽! 김미혜쌤과 이영애쌤을 만나 일곱시발(?) 사북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고, 찾아가는 그길... 우린... 얼마나.. 많은...
노랫말을 떠올리기에는 너무 졸렸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고, 누구도 답하지 않은 채 깊은 잠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우린 누군가를 만났고, 그들은 우릴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했다.
자, 이제 눈 떠!
짠~
눈부셨다. 가을이었다. 점점이 찍어둔 빨갛고 노랗고 옅고 짙은 주홍들이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하늘과 함께 서 있었다.
임길택 쌤이 내게 이걸 보여주려 불러들였구나!
그제야 창밖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풍경을 담고, 서로의 사진을 보며 키득댔다.
등산객들과 함께 민둥산역에서 내린 시간은 10시 45분,
저 분들을 따라갈까? 민둥산 억새 축제가 한창이라는데……. 딱 한 시간만 걸으면 안 될까? 충동이 일었다.
임길택 쌤이 나를 사랑하신다면 그러길 원하실 텐데…….
아뿔싸, 하지만 임정자쌤은 미리 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낚아채 이듯 차에 올라타 임길택선생님의 시비로 향했다.
양지발랐다. 햇살이 정갈하게 내리쪼이는 곳에 시비가 있었다.
시를 낭독했다. 아버지 걸으시는 길을……
묵념을 하고, 술 한 잔 드리고, 꽃도 보여 드리고, 이 풀은 뭘까? 저 열매 먹어도 되나? 한참을 노닥거리다 사북탄광문화관광촌으로 향했다. 갱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 데다, 80년대 숱한 인명사고를 냈던 동원탄좌 자리였다는 말에 발길이 움직여졌다.
2004년 문을 닫았다는 그곳에는 광부들의 삶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갱도 체험을 위해 열차를 탔다. 갱도는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었다. 다만 심정적 폐렴으로 춥고, 자꾸 기침도 나고....쿨럭!
약 150m 쯤 간 곳에서 멈춰 동영상을 한편 보고, 막장에 관한 이야기도 들으면서 광부의 삶에 반의 반의 반의 반 걸음 정도 다가갈 수 있었다.
회의 일정도 잡혀 있고, 점심도 못 먹은 상태라 서둘렀다. 짧게 점심을 먹고, 서쪽 끝 보령에서 장장 5시간이나 걸려 운전해 오신 김환영 쌤을 만나 사북초등학교로 들어갔다.
<회의 내용>
10월 31일 2시 30분 사북초등학교 교무실에서 교감선생님과 실무선생님(성함이 가물가물), 김환영, 임정자, 김미혜, 이영애, 전경남이 함께 회의를 했다. 임길택문학제는 어린이청소년책 작가연대가 주최하고, 글과그림, 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 한국작가회의 어청분과, 월간어린이와 문학, 사북초등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라고 알렸다.
첫 번째 안건은 날짜 조정이었는데, 학교측에서는 토요일은 문학제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들을 인솔할 선생님들이 없고, 시골학교라 차량을 운행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올 수 없다.)
사북조등학교 어린이들과 지역 주민이 함께 하는 행사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았고, 12월 8일 금요일이나, 12월 11일 월요일(임길택선생님 기일) 중에서 선택하기로 했다.
어린이 공연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학교 측에서는 서울에서 작가분들이 직접 오셔서 노래나 시낭송, 동화 낭독등을 지도하고, 바로 공연을 했으면 했다. 학교 일정 상 학예회 준비를 해야 해서, 선생님들이 시간 내서 따로 지도하기는 어렵다고 말씀하셨고, 다만 시화전 준비는 가능할 것 같다. 또한 이 사업이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례화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고, 그 부분은 일단 추모제가 진행된 이후에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또한 학교측에서 ‘임길택 추모 20주기 사북문학제’ 라는 이름을 변경하길 원했다. 간단하게 ‘임길택문학제’나 임길택사북문학제‘ 정도로... 그렇게 변경을 해도 큰 무리를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 그리고 학교에서 귀중한 자료를 찾게 되었는데, 임길택 선생님 훈남 시절.. 사진.
김미혜쌤은 졸업앨범에 있는 아이들 얼굴까지 보면서, 얘는 어떤 시를 쓴 아이다라고 까지 하는 놀라운 뇌를 자랑하시고~
한시간 반 정도 회의를 하고, 문학제를 진행할 강당등을 둘러보고, 학교를 나와 주변 식당을 찾아다녔다. 행사 당일을 책임질 맛집을 찾아 시식도 하고 막걸리 맛도 보고 하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야간 운전을 하실 김환영 선생님을 걱정하면서 우린 기차에 올랐다. 서울댁은 서울로 가시고, 부천댁은 부천으로 가시고, 제천댁은 제천으로 가시고. 시월의 마지막 밤도 그렇게 가시고










첫댓글 먼 길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생생한 보고 감사드립니다^^
먼 길 애쓰셨습니다^^
선생님들, 정말 애쓰셨습니다~^^
멋진 후기 잘 봤습니다.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