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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구절재-감상굴재 (2004.12.25-26)
코스, 첫째날:구절재-연화정사-굴재-고당산-개운치-망대봉-복용재-추령 (20Km) 10시간20분
둘째날:추령-장군봉-연자봉-내장산-소죽엄재-분기점-상왕봉-감상굴재 (15.2Km) 9시간 누구와: 마눌과 나 돈: 서울-정읍 열차 55,400원, 신태인-구절재 택시 15,000원, 감상굴재-정읍 택시 20,000원, 정읍-서울 우등버스 34,400원 신태인 콩나물국밥 6,000원, 민박집 저녁/아침 25,000원, 숙박 25,000원 전화: 신태인택시 019-652-2285, 복흥택시 017-650-7756 (063-652-8282) 추령 단풍산닭식당 063-652-7396, 감상굴재 신화회관 011-613-6809
25일 구절재 가는길 25일 가장 일찍 정읍으로 향하는 열차를 예매했다. KTX 용산역 05:25분 출발하여 익산에서 30분 기다렸다 오는 무궁화열차를 타고 정읍으로 향하는데, 신태인에 정차를 하여 이곳에서 내렸다. 역 앞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줄지어선 택시중 하나를 잡고 구절재에 오니 08:50 이었다. 산행 차림을 한다.
08:55 구절재를 출발한다. 날은 훤한 대낮이고 춥지 않아 산행하기에 좋았다. 등로에 맨 하얗고 긴 리본이 눈에 거슬린다. 3분정도 걸으니 고압선 철탑이 나온다. 작은 봉을 두어개 넘고 조금 높은 봉을 내려오니 희미한 10자로, 이를지나 얕은 봉을 지난다. 길은 나무를 베어 넓고 좋으나 벤 나무를 등로에 방치해서 걷기에 불편하다. “유인여상 송씨묘”를 지난다. 봉들을 넘을수록 점점 높은 봉들이 기다리고 있다. 구절재
09:45 정상에 쌍묘가 있는 봉을 지난다. 이어 더 높은 봉을 지나고 앞의 높은 봉을 지나면서 길은 점점 왼편으로 활처럼 휘면서 나가니 왼편 저 아래에 윗허궁실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갑자기 작은 염소 두 마리가 길에서 도망하여 나무 뒤로 숨는다. 어디에서 방목을 하는지 마을에서 너무 멀리 온 것 같고, 다른 짐승에게 먹힐 것만 같다. 밋밋한 길이 2-300m 이어지고 봉에 와서는 길게 내려간다.
10:00 묘 4기가 2열종대로 안치돼있는 안부를 지나면서 앞에 2째 고압 철탑이 나오고 길은 오르기 시작 하는데, 앞에 자동차 도로가 보인다. 13분후 3각점(No.478)이 있는 428m봉에 올랐다. 3시 방향에 칠보가 가까이 보인다. 다른 봉을 지나고는 평탄하던 길은 내려서게 되고, 저 아래 도로와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동차가 서 있는 저 집이 연화정사인가 보다.
연화정사 등로는 시멘트 포장길로 나와서, 우측의 집, 앞의 절을 지나면서 산으로 포장길을 따라 휘어져 오른다. 절에서 기르는 개는 멀리서도 우리 낌새를 알아채고 절을 지날 때 까지 짖어대니 절에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등산로는 절 우측으로 들어가 뒤를 지나 포장길과 만나도 된다. 여기가 사적골재이다. 절 동쪽에도 몇 채의 가옥이 있고, 그 부근에 저수지가 있다. 포장길을 오르다 왼편에 묘가 있고 리본이 그리 붙어있어 올라가니 잠시 후 돌아서 온 포장길과 다시 만나고, 포장길을 버리고는 왼편 산으로 올라간다. 이 포장길은 아마 석탄사로 가는 길인가 보다.
11:00 태인을 바라보는 묘가 있는 봉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는 바람이 없고 햇빛이 비치는 곳에 앉아 잠시 쉰다. 길은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확 돌아 지나온 묘가있는 봉을 바라보며 내려선다. 산축밭을 지나면서 내려서니 고압전주가 서 있고 그 밑은 임도가 가로 지르는데, 이 도로는 아까의 시멘트 포장도로와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구름이 끼어 오고 기온이 쌀쌀해 진다. 산죽 밭을 길게 지나고는 앞의 뾰족한 봉을 우회 한후,
11:55 3각점(No.476)이 있는 476m봉에 왔다. 길이 왼편 국사봉으로 이어지나 정맥길은 우측으로 간다. 저 아래 왼편으로 길과 저수지가 보이고, 전방에는 높고 뾰족한 553m봉이 기다리고 서 있다. 이 봉과 다른 봉을 지나 왼편으로 휘어져 나가는데, 저 멀리에는 아주 높은 고당산이 보인다. 김해김공과 한양조씨 대리석 부부묘를 지나 50여m 오니 524m직전에서 봉으로 오르는 길과 우회로가 갈라 지는데(12:25),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헤맸다고 한다. 산으로 오르는 길엔 이미 나무하나 걸쳐져 있지만 두 개의 나무를 더 갖다 막고는 우측 우회로로 간다.
서서히 내려오니 11시 방향에 오룡리 동네가 보이고 장사의 마이크 소리가 들려온다. 길은 마루금을 버리고 왼편으로 내려오니 묘를 지나면서 동네를 향해 내려선다.
오룡리(굴재) 12:45 정맥길은 밭을 가로 지르고 포장 농로 저편으로 리본이 보이지만, 배가 고파 100여m 떨어진 오룡리 동네로 내려갔다. 마을회관 앞 정자 마루판에 앉아 버너를 켰는데, 동네 할머니 한분 오시더니 마을회관으로 인도한다. 방은 사람이 없어도 뜨끈뜨끈하다. 방에 들어 앉아 오뎅을 끓이고 찬밥을 말아 데워 먹으니 몸이 확 풀리고, 낮잠 한번 늘어지게 자고 싶어진다. 그러나 갈 길이 멀으니 쉬었다 가라는 청을 마다하고 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동네를 벗어나는데 마을 아저씨 부부가 또 쉬었다 가라 권한다. 마을회관은 항상 불을 때고 더운물도 나오고 물맛도 좋다. 더욱 좋은 것은 짖는 개가 안 보이는 거다. 오룡리 마을회관 천주교 안내판
13:25 정맥길로 와서, 밭가에 세워진 천주교 사적지 안내판을 지나 왼편의 평탄한 산으로 들었다. 가시나무 잡목 숲을 지나 우측으로 휘어져, 벌목 경계선인 능선을 따라 길고도 긴 오름을 시작한다. 밭을 만드려나 ? 수익성이 좋은 나무를 심으려나 ? 산 계곡을 중심으로 이쪽저쪽 산사면의 나무를 모두 베었다.
13:55 중간봉에 오니 헬기장 대신 묘 1기 크게 자리하고 있다. 커피 한잔을 한 후 다시 오른다. 산죽밭을 지나는데, 우리 키 부근의 높이이니 마눌은 나를 보지 못하고 나는 마눌을 보지 못한다.
고당산(639.7m) 14:10 넓은 정상에 섰다. 고당산(칠보산) 정상표지가 한쪽에 서 있고, 가운데는 묘가, 그 둘레에는 산죽이 자연스레 담을 형성하고 있다. 3각점도 있다. 지나온 굴재 1.2Km, 앞의 개운치 1.7Km를 가르킨다. 앞쪽에 안테나를 이고 있는 망대봉이 멀리 보인다. 산죽밭, 싸리나무밭을 지나면서 나뭇가지는 눈을 찌르거나 뺨을 때린다. 숲을 헤치고 나아가니 정상에 있어야할 헬기장이 여기에 있다.
14:37 다음 봉에 왔다. 고당산과 이봉을 정점으로 ㄷ 자형 산세 가운데에 수원지를 갖고 끝부분에 부정리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이 봉에서 길은 우측으로 꺾어지고 산죽 밭을 지나고 서서히 내려선다. 저 아래 개운치 도로가 보인다.
개운치 15:05 가옥 몇 채로 이루어진 개운마을 뒤 대나무 숲을 지나 21번 도로로 나와서는 도로를 따라 50여m 간 다음 이동통신 중계기 부근에서 우측 산으로 오른다. 그런데, 도로를 걸으면서 보니 가옥들 앞으로 작은 계곡이 있고, 매설된 수로관을 통해 도로를 가로 지르고 있는게 아닌가... 우린 매설된 수로관을 가로질러 왔다. 고당산 다음봉에서 더 직진하여 이 작은 계곡을 우측에 두고 다음 능선으로 내려와야 맞는것 같다.
망대봉 급한 경사길을 마눌과 정맥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헉헉대고 오른다. 폐 헬기장을 지나 더 오른 후 망대봉 KT통신시설 철망 담에 왔다(15:42). 철망을 우측에 두고 왼편으로 우회하는 길은 험하다 못해 위험하기 까지 하다. 밤중에는 옷이 철망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우회 길을 지나니 시설물 정문이 우측에 있고, 왼편에는 SK통신시설이 서 있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아래로 구불대고 1Km 이상을 내려왔다. 이 도로가 다시 우측으로 급히 휘는 지점에서 직진의 임도로 가고 곧 있는 우측의 리본들을 따라 산으로 든다.
두들재 여기가 두들재이다. 서서히 오르던 길은 가파르게 변하면서 봉에 오르고, 다음봉에 오니 헬기장으로 되어 있다. 완만하게 서서히 내려오는 길 왼편은 계곡이며 동네가 보인다. 다음봉은 오르지를 않고 왼편으로 평탄하게 지나고 앞의 뾰족한 봉을 내려오니 여시목 재인데, 대나무숲 뒤로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게 보인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스틱은 길이가 짧아 무용지물이고, 누군가 갖다놓은 긴 나무를 무겁게 잡고 감을 몇 개 떨어뜨려 먹고는 도시락 통에 담는다. 감나무
17:00 길은 완만한 오름이고 작은 봉에서 내려다보니 내장사 입구 건물들이 보이고 도로엔 차량이 달리고 있다. 추령까지 2시간은 가야할 것 같다. 작은 암봉을 내려온 후 서서히 오르는 길가에 누군가 감이 달린 가지를 버리고 갔다. 그중에서 깨끗한 걸 몇 개 더 따서 입안에 넣고는 걷는다.
4가닥의 전기줄을 느려 만든 펜스를 지나고, 철망으로 만든 펜스를 지난다. 이 철망 펜스는 상당히 길게 우리와 함께 갔다. 철망으로 된 철문이 나온다. 여기가 복용재 인가 보다. 철망문을 살짝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는 철망펜스를 따라 긴 오름을 오른다. 앞의 높은 봉을 넘으면서 어두워져 랜턴을 켜고, 다음 나오는 보족한 봉을 넘고 산죽 밭을 지나면서 이정표가 서있다. 몇 개의 봉을 또 지난다. 배는 고파 오는데 추령은 나올 기미가 없다. 싸락눈이 뿌린다. 날씨도 춥고 장갑을 끼었지만 손가락이 얼어 오는 것 같다.
18:45 바위봉에 오른 후 이제는 내려서기만 하면 된다고 랜턴을 비추면서 방심하다, 묘에서 9시방향의 리본을 못보고는 직진으로 내려갔다. 리본이 보이지 않아 한동안 도로 치고 올라와서는 리본을 보고, 내려서니 왼편에 불을 켠 집들이 나오고 추령에 내려섰다(19:15).
추령 49번 도로 우측으로 가니 철망이 쳐져있고 다음 들머리는 철문을 잠가 놓았다. 도로 왼편으로 가서 모텔들과 “원조추령가든“을 확인하고는 원조추령가든(전화번호가 변경되었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에 가서 문을 두드리니 주인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고는 다른 집을 소개해 준다며 5분여 순창 쪽으로 걸어가서는 ”단풍산닭식당“으로 데려 간다. 저녁을 먹고 따끈한 식당의 큰 방에 짐을 풀고, 춥지만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니 살 것 같다. 저녁 식사 중 밥을 한 그릇, 청국장 남을 것을 비닐에 담아 내일 점심용으로 배낭에 넣었다.
26일 추령 05시 알람에 기상해서 화장을 해도 주인이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장사 하는 사람이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데...문을 두드려 깨워 약속한 아침을 부탁한다. 나보다 한산 아래인 주인아저씨가 그림책을 좋아해서 새벽 3시에 들어 왔단다. 아무리 말을 해도 안 들으니 오늘 아침엔 잔소리 좀 해야겠단다. 아침상은 어제 저녁상 보다는 조금 간소한데, 먹는 대로 힘쓴다고 한 그릇씩 해치운다.
07:10 민박집을 출발해서 추령 방향으로 100여m 걸으니 왼편으로 산림박물관 들어가는 도로가 있어 이를 따른다. 철문으로 가서 문 밑 40여Cm 개구멍으로 들어가도 되겠으나 추운 날씨에 그렇게 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몇 년 전에는 철문이 없었는데... 산림박물관 건물 뒤로 가니 “등산로” 표시를 했다. 계곡 안으로 더 가면 직원용으로 보이는 족구장과 정자가 있다. 철망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지 능선에 올랐고, 이어 주능선에서 정맥길에 붙었다. 두어번 산림박물관 방향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 후 높은 언덕에 올라 장군봉을 바라본다. 싸락눈이 바람에 날리면서 오고, 우측 저 아래에는 내장사 입구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유근치 언덕을 내려서면 유근치 잘록한 고개이다. 매표소, 안내판과 이정표, 우측은 내장사, 왼편 길은 백양사로 가는 평지 농로길이다. 백양사까지의 길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족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이곳에서부터 조금 가파르게 등산로를 오른다. 유군치 안내판
08:23 장군봉 정상(696.2m)은 작은 헬기장이고 장군봉의 안내판이 있다. 봉에서 내려서서 바람을 막아주는데서 커피를 타서 마신다. 장군봉 안내판
09:00 연자봉 정상(573.4m)이다. 눈도 오고 바람도 차게 부니 장갑낀 손가락이 시려온다. 스틱을 옆구리에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온한다. 이곳의 이정표는, 케블카 500m, 갈림길 700m를 가르킨다. 15분후 갈림길에 왔다. 내장산(신선봉)까지 500m 남았다.
내장산(신선봉)(763.2m) 신선봉을 오르는 도중 금선대 바위암봉이 높게 서 있다. 눈발이 날리는 날씨라 조망이 깨끗하지는 못하지만, 이곳에 올라 보는 망해봉, 불출봉 방향이 일품이다. 금선대에서 왼편으로 조금만 더 오르면 신선봉이다.
09:45 정상 직전의 산불감시초소는 문이 활짝 열여 있는데, 그 안에는 비닐 깔판을 깔아 놓았다. 아무리 관리인이 없다 해도 이렇게 방치해서야...문을 닫아 주고 정상으로 가니 넓은 광장에 3각점과 안내판 그리고 개략도가 설치돼 있다.
신선봉에서 내려와 까치봉으로 향하는 도중 뾰죽 뾰죽 암릉이 커다란 바위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멋있게 보인다. 앞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사진을 찍으면 금강산처럼 보일 텐데...
그 위는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왼편으로 대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누군가 헬기장의 보도블록을 나무 밑에 평탄한곳에 옮겨쌓아 야영을 했나보다.
까치봉 갈림 10:35 까치봉 200m전 갈림길이다. 이정표는 왼편길이 입암산성 방향이라고 표시 했는데, 이곳이 호남정맥으로 가는 길이다. 몇 개의 리본이 달려있다. 갑자기 보는 靑鹿님과 이연숙 리본... 20여분 후, 내려선 안부에 이정표가 있는데, 지나온 까치봉 1.1Km, 소둥근재 0.9Km를 가르킨다. 암릉이 나오고, 많은 리본이 왼편으로 우회했음을 알리는데, 암릉으로 기어오른 사람도 있나보다. 능선에 올라 좀더 가니 리본들이 능선을 버리고 3시 방향으로 내려섰는데, 리본 한 개는 직진 능선길로 매어 놓았다. 이 길은 산능선 끝이 계곡과 만나 끝나는데... 등산로 주변에 돌을 쌓아 만든 참호들이 많이 있다.
11:30 두릅나무들이 많이 있는 안부4거리에 왔다. 여기가 소둥근재 인가 ? 아무런 표식이 없다. 직진하여 산으로 오르는 길엔 산죽이 키를 넘어, 산죽 속을 기어올랐다. 이 길에는 리본이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아까 그 4거리에서 순창새재로 직행 했나보다.
능선에 올라 왼편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한다.
11:55 영산기맥 분기점이다. 나무기둥에 박성태씨가 자그만 안내판을 붙여놓았다. 우측이 영산기맥이고, 호남정맥은 왼편길이다. 박성태님의 영산기맥 분기점 표식
순창새재 12:03 다시 4거리 안부인데, 이곳이 순창새재이다. 4방향에 리본이 다닥다닥 달려있어 어느 방향이 호남정맥인지 got갈린다. 우측은 임암산성, 직진은 상왕봉(백양산) 방향이다. 조금 진행하니 이정표가 서 있는데, 지나온 순창새재 800m, 상왕봉 1.4Km를 가르킨다. 눈은 계속 내리고 나뭇잎도 길도 하얗다. 배도 고파오고 바람이 몹시 차게 불어 손이 시리다.
점심을 먹을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면서 작은 봉을 오르고 또 오른다. 바람이 없는 능선 적당한 곳에 앉아 어제 밤 싸 넣었던 청국장을 끓여 밥을 넣고 죽같이 먹는다. 청양고추를 넣었는지 식후 속이 쓰리다. 식사를 하는 중에도 눈발은 코펠로 들어가고... 달달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잽싸게 배낭을 꾸려 출발하니 떨림이 조금 가신다.
상왕봉(741.2m) 13:20 상왕봉이다. 단체 등산객들이 앞쪽에서 올라와 우측 남성주차장 쪽으로 간다. 정맥길은 정상 왼편으로 직진을 해야 한다. 백양사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이따금씩 지나친다. 멋있는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백양사 계곡을 감상하면서, 지나는 등산객에게 “백양사에서 올라오십니까?” 인사하니, 말을 못하고 손짓만 한다. 마눌이 보는 눈은 있는지 중국 사람이라고 하는데, 지내놓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상왕봉에서
갈림길이다, 전방은 “등산로 아님“이고 우측은 백양사/백학봉 가는길이다. 직진으로 나아가니 헬기장이 나오고 우측은 백학봉, 직진은 구암사를 가르킨다. 구암사 방향으로 직진한다.
능선길을 계속가니 백양사 계곡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같은 암릉이고, 그곳을 지나 내려서는데서 위험구간의 시작이다. 주변에 있는 햇빛가림 비닐 망으로 줄을 만들어 나무에 매어 놓았고 그걸 잡고 바위틈새를 내려간 모양인데, 비닐 줄은 낡아 가늘게 변했고, 그걸 잡다가는 황천행이 되겠다 싶어 그냥 바위를 잡고 내려선다. 20여m 다음에 또 비슷한 구간이 나온다.
묘가 있는데서 직진 길은 바로 낭떠러지이며, 등산로는 9시 방향으로 급하게 내려서야 한다. 밑으로 내려가니 직진과 우측길이 나오는데, 리본들이 매인 나뭇가지를 잘라다 놓았다. 직진 길은 작은 계곡을 가로 지르는 것 같아 우측능선으로 내려섰는데, 끝에 가니 더 커진 계곡을 가로지르게 되었다. 그리고는 나오는 밭을 직진으로 지난다.(밭 끝 우측 중간에 리본이 높게 달려 있으나 옳은 길이 아님).
곡두재 숲을 지나는데 갑자기 좌우로 농로 같은 길이 우리가 지나는 정맥길은 인공으로 길을 막아 쌓은 둑 같은 길을 지난다. 이곳이 곡두재이다. 이곳에서 길은 서서히 올라 작은 봉을 몇 개를 넘고는 우측으로 구부러져 서서히 내려간다. 한참동안 숲속을 지나니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고, 포장길을 따라 우측으로 20여m 가서 왼편 숲으로 들었다.
감상굴재 다시 얕은 숲속을 지나니, 11시 방향은 논과, 논 사이 농로가 거미줄처럼 보이고 저 건너편 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린다. 우측으로는 솔잎낙엽으로 덮인 넓은 농로가 있어 그리로 따라가 보니 묘지들이 나오고, 더 나아가니 농수가 모여 흐르는 계곡이 이쪽으로 흘러 내려오고 있는 지형이다. 즉,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쪽이 능선이다. 길을 되돌아 와서 논 가운데 포장된 농로를 따라 도로로 나아가니 도로가에 있는 “신화회관”과 정면으로 만난다(16:10). 이곳이 감상굴재이다.
신화회관으로 들어가 택시를 물었다. 민박 값은 2만원... 주인아주머니가 택시를 불러준다. 이곳에 비가 오면, 우리가 걸어온 농로에서 전라 남북으로 물이 갈라져 흐른단다. 이집은 전남이고, 택시는 전북 복흥에서 왔다. 추령을 지나 정읍 터미널에 오니 5시 버스가 막 출발한다. 17:30 우등버스를 타고 강남에 오니 20:30, 집에 오니 21:30이다. 오늘 밀재까지 가길 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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