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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쟝르적 수필;雜錄에세이>
시인의 반란
- 그 이십 년 동안의 고독 -
그 언젠가
朴承哲 장수군, 중앙대 경제학과 卒, 전북대 국문과 석사 수료. 중앙입시학원장, 박원 장교육정경CST(강사),
한국문인협회 장수군지부 주간, 장수군 향토사업단 사무국장
내 궁극 산 퍼포먼스는 바다의 포말로 향한다.
그대 지나간 자리엔 어김없이 내가 있길 바랐다. 무섭도록 치밀어 오르는 분노의 칼날에 논쟁했다. 섬뜩이는 애증의 작두질도 다시금 마방진이 되어버렸다. 잘라도 잘라도 조합되어버리는 그림자처럼 결국엔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의 사유. 추상으로 길들여진 나의 언어, 길들여진 자들에 대한 진혼곡. 시인지경, 애상, 물살의 여운으로 파고드는 공기의 답추. 아닌 건 아닌 것이 절대적이다?! 아침 햇살에 행복스런 숨죽인 고요. 잔혹하게 살기를 내뿜는 인간의 다지름, ‘민법, 군중심리를 유림이 악용하여 촌철살인이라.’ 현실에 굴절된 법제화된 어떤 형식, 죽음의 사슬, 동반의 무의미, 넥타이 맨 거지. 추락, 그 어둠의 그늘, 음영, 소초의 나부낌, 봉인된 둔덕, 나의 뇌세포는 널 향한 위성인 걸…. 잃어버린 존재를 찾아 이루려했던 묵겁의 인연. 살의를 품은 퍼플색상이 괴기한 전리품처럼 석양이 되어 듬뿍 깔릴 즈음, 상대적 언어의 유희적 분출이 치닫는다. 공명의 선율로 지푸라기 먼지처럼 따르는 절대 잔영의 비그림자. 또 다른 전설을 알리는 몽환 속에 각인된 너의 자태. 하얀자유, 무던히도 질긴 인연의 끈을 한웅큼씩 쥔 영혼들, 별이 무색한 밤, 과거의 집착으로 얼룩진 상처받은 영혼들, 또다른 추락을 삼키며 오늘을 갈구하는 영혼들, 별이 무심한 밤, 빌딩 틈바구니에 자리한 군상들의 유희, 못다한 다하지 못할 언변의 끄나풀을 헤치며 뒤엉키고 자빠짐에 대한 낯선 교감. 시공을 휘감아도는 싸한 바람, 서걱거리는 낙엽진들, 스치우는 옷깃 여미우다 문득 되돌아선 눈방울, 하얀 영상이 세상을 가리운다. 들여다볼 수 없게 디스플레이된 수장된 어떤 소유. 한 어절, 전율하지 못할 무감각이라면 한발 들어 허공으로 질주하기를! 어떤 무소유를 향한 배려의 심상으로…. 편린으로 얼룩진 떨치지 못하는 편린들에 대해 ‘추우웈’ 늘어진 시계바늘처럼 얼룩진 기억의 연속성, 습상, 스스로의 항변, 더 이상 이렇게는 안돼. 기다림의 기회, 그리움의 밀착, 기다림 너머로 얼룩진 애상. 그 무언가의 돌파구, 파멸, 추락, 몰락, 오래두지 못할 인간 역함수. 세상을 정처없이 헤매이게 될지도 모를 느낌. 심홍색의 극적인 삶의 무대. 그 처절함을 간직한 행위의 귀속물. 왜 그렇게…?! 지독한 편집에 의한 패러-독설(毒舌)〔paradoxal〕. 헤집는 순간 순간마다 흐르는 판단의 갈림길, 넋두리 속으로 빨려드는 현실의 무감각, 헤어나올 틈을 가르는 질주, 이젠 어디로…!? 집착으로 파묻힌 고뇌에 의한 갈등으로의 자구, 사선에서 방황하는 목된 자아의 늪, 여분의 미련으로 추스르는 메아리. 누구를 향한 항변이나 희구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 의미있는 존재애(存在愛)의 잔혹한 투영일 뿐.
새벽이슬이 밤을 씻어내고 대지를 머금고 피어오르는 순수의 시대. 문득 준비한 채비, …하지만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았다. 서로의 사연들에 버틸 만큼 버텼고 용서하지 못했고 받지도 못하였다. 외마디 고개 돌리기전 한마디의 여운만이 허공으로…. 정말 기나긴 여운이었으리라. 홀로 남았다. 홀로 남게 했다. 하오의 햇살이 산천초목을 벌겋게 달구던 어느 한나절, 폐허 속을 질주하던 피의 서곡. 한 서린 절규와 삶에의 몸부림, 넋두리. 황량한 뒷골목의 푸석거림이 엄습한 심장 박동 소리. 역류, 격류, 의지, 한계, 절제, 분출. 새벽 공기를 쫓아 육질로 파고들며 질주하던 펌프킨과 하니바니, 그 전율의 함몰, 호숫가 언저리에 뿌릴 어떤 그리움의 밀착, 자기 나름의 터울을 만들어 일구어대는 관계의 조작, 공허하게, 거친 도시의 퇴색된 공기를 흠입하며 침묵하던 일, 상념의 넋두리를 질질 끌며 무던히도 애쓰던 그 존재의식에 끊임없이 투영시켜야할 영혼의 둘레, 그 창조적 서정. 비파괴적 복구! 상실과 애착, 지긋한 미소의 의연함으로 서글피우는 장막을 걷어치우고 그 안에 들어가 통곡하리라. 글이 움직이는 곳마냥 다가서는 심연의 뜨레모아, 타자(他者;others)를 향한 혼돈의 끝에선 격정의 플라토닠, 그 수초의 그늘아래 머물 궤적(軌跡). 그 창조적 복구, 파괴적 복구. 영원히 자유로울 나의 이즘(ism), 일탈의 영혼을 추앙하듯 짓눌리는 가십거리의 틈바구니를 튕겨나와 하나두울 우뚝 선 삶의 기획. 영원히 자유로울 인간의 표현을 갈구하며 컨셉트화, 무형을 갈구한다. 그 이름 다 어디 머물며 무엇을 말하며 행위하였던가. 이제 피치 못할 터울의 존재를 자구해보니 거구로 팽개쳐진 세상속의 자나한 군상들, 일탈의 미화적 정서, 파탄의 형질을 뉴패러다임으로 이끌어갈 새로운 인간질서의 역동적 반향! 그 존재의 입지, 사색(死色)의 계절, 고즈넉이 자리한 천상의 회오리, 수천의 깃발아래 일렁이는 바람의 소식, 출렁이는 강바람에 실려 떠밀려간 갈대 같은 바다 위 크고 작은 선박들, 그 똑딱선따라 추진하는 사연, 이제와 다시 한 번 추적해보니…,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북상의 격동, 수천만의 진부해버린 순수의 열정, 단막극처럼 하루하루에 나부끼며 대지에서 뿜어대는 한(恨)의 전율, 그 하염없이 포효하는 울분, 다시금 일으키는 다가올 몽상, 영글어내는 순간들마다 함께하여야 할 저 극대화된 삶의 영역에서 북상을 기다리는 ‘하얀자유’를 향한 토네이도.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의 추성거림, 가끔씩 마주치는 길손들의 시선, 한 켠으로 불볕을 낸 옛 추억의 선술집, 그 추억 한아름씩 안고 밀려 일탈을 추앙하듯, 추락을 앙모하듯 시나브로 퍼올린 오래전에 포착한 삶의 편린들에 가슴 져 미며 잠자는 태양 앞에 술잔을 끼얹는다. 쇼윈도에 비치는 원근법적 탁자들, 창틀너머 겨울을 역류하는 빗방울의 소원함. 참 진(眞), 이슬 로(露)! 소주병 밑동 팔꿈치로 쳐올려 알코올 상승 쾌감에 숟가락 무작위로 뚜껑 제쳐 때 묻은 엄지 주둥이에 쑤셔 넣고 질끈 뺄 때 ‘뽀옥’소리 나면 모가지 ‘툭’쳐 ‘고시레’ 하며 튀는 소주방울에 민폐 끼치고 한잔 따라 건배하면, 한 세상 빌어 사는 미안함에 절로 흐르는 목줄기의 언어들. 얼어붙은 듯 취기어린 행색의 고군분투에 찢겨내려가는 파장들, 봄비에 씻겨 하수로 나리는 알갱이들, 폐부에 짓눌린 농이 터져나올 듯, 살점을 헤일 듯 곪는대로 곪아버린 ‘서엌’ 메스에 힘없이 스러지는 썩은 내장처럼, 오장육부를 휘몰아 분출한 썩은 비타민들, 하수구를 타고 유유히 스며드는 자살 소동의 정액들, 삭이지 못한 욕망을 토해내는 군상들의 그 지독스런 향취에 하루를 변기에 쳐박고 절규하는 웬 절대적 의성어의 진동들, 바로 옆 무성히 들어선 벽과 벽틈으로 마주한 고뇌하는 구도적 언어들, 양념을 뒤집어쓴 육징과 마음속의 번민들이 함께 아롱져 지글거린다. 고기 익는 냄새와 연기에 빗방울은 유유히 굵어지고 자리는 무너져 내린다. 멍하니 바라보는 비에 젖은 하늘에 가위눌려 일어나려 들지 않는다. 헐어버린 목줄기를 타는 무소유의 창, 녹아내리듯 봄비에 씻겨 내려가는 듯 했으나, 그 하염없음에 놀란 상념의 질곡은 광기어린 취중반란으로 악마적 존재행위가 엄습하고, 그 뒤를 밟아가는 가십거리들, 부여잡은 언변의 뒤틀림, 떼내어야 할 것들에 대한 곁에 두지 말아야할 사색거리들, 이제는 아니었으면 하는 상실의 잣대와 융합의 저울대 위에 존재하는 또 다른 군락, 지경돌 깨치우고 꿈틀거리는 싹들, 튕겨 나오는 언어의 분출, 거누기엔 터져버릴 듯한 상흔의 심신, 세포막을 파헤치며 치닫는 굴절된 파열음, 영상으로 투영되는 저 찰나의 연혼들, 터를 잡는 모든 생명체의 움신거림이 꾸물꾸물 느꺼워진다. 돌아봄이 한탄스런 외로운 그 길로 초연히 걸어가는 나의 연민, 애증으로, 떨칠 수 없는 소용돌이에 유영하며 하늘 숲이라도 불탄 듯 낙진이 되어 날아드는 영혼을 붙잡으려는 듯 지독한 가슴 응집에 쉬임없는 폭풍으로 일렁거리던 날, 그대는 참새가 되어 이엉으로 엉킨 내 둥지로 날아들었지. 마루 위 벽시계 끝에 알을 낳자 물과 모이를 놓아두었지. 며칠 뒤 방으로 날아든 파랑새는 나가려들지 않았지. 그 날 새벽, 벽시계의 자명은 그칠 줄 모르고 울어댔지. “취르르륵 뎅 데에엥…” 주체할 수 없는, 겉잡을 수 없는 추상으로 모든 근육을 풀어헤치고 그제야 겨우 선연한 미소를 호흡하며 숲으로 향했지. 이슬을 깨치며 난 좁다란 비상구로. 새벽별, 밤의 장막을 거두는 이중주, 새벽이슬, 풀잎, 새소리, 태양의 출현... 달의 몰락, 평화롭게 피어오르는 호수 안개, 새벽공기가 스며들며 하얀 커텐을 나부낀다. 아침을 맞이하는 인간의 행태, 휘감는 행위;격렬함, 준비하는 행위;분주함, 창틈너머로 스며드는 햇볕이 침대를 감싸며 전라의 얼굴을 피사체로 묘사한다. 창가에 기대는 아침이 좋아라. 간감의 잔술, 재로 산화한 담배껍질, 안개꽃처럼 피어나는 커피 느낌, 심장의 촉감, 뒤로 다가서는 또다른 감촉, 회환에 찬 공허한 음성, 호수 위 새벽안개를 호흡해 본다. 하나를 위한 이중주, 그러고 싶다. 가자! 일탈의 세계로!
하얀 에어돔 무대 위로 눈보라가 휘날린다. 공간질서의 미학을 앙양하듯, 몰려드는 군중들의 발걸음이 각양각색의 행렬을 역행렬시킨다. 으쓱한 스텝들의 최종점검, 전시 디스플레이의 현란한 레이져쇼, 시그널 뮤직, ‘뉴 밀레니엄 포 엑스터시’, 사이;암전, 사잇소리, 미세하면서도 다급한 음들, 어느새 순간 정적;심리자극, 뷔페를 즐기며 거들먹거리는 비평, 잡담스런 군중 소음, 비지엠의 선율, 들뜬 플래시음, 야성에 들뜬 모델들의 규칙적인 내레시션 반복;촬영, 흔들리는 영상, 욕정으로 뒤틀린 스포츠카의 시연, 이러한 모든 음들의 증폭이 거대한 웅웅거림으로 에어돔을 휘감아 상승, 폭발, 불곷놀이로 승화, 매혹적인 본능의 쇼, 메카니즘의 환락, 공간 질서의 에로틱 미학, 어떤 자주독립, 아무리 달려도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아이디어 위에 ‘士·者 ’가 아니라 ‘-ner'(designer)가 되어버린 날름거리는 비아냥거림 위에 피튀(PT)기는 프레젠테이션 뒤에 쏟아지는 박수와 코피가 뒤바뀐 소주잔 위에 같은 종이 한 장이라고 만 원짜리를 천 원짜리로 전락시켜 버리는 허황한 계약서 위에 불러제끼기만 하면 팡파르가 울리는 노래방 반주 같은 책 위에 이탈리아 대리석 바닥에 페르시아 담요를 깔고 앉아 감기 걸린 인테리어 위에 속보다 알찬 겉배기를 자랑하는 가분수 패키지 위에 개선문 같은 뼈대만 남기고 한순간에 자폭해버리는 핑크빛 건축 위에 이것이 제일이라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검은 광고 위에 꼬부랑 책에서 금덩이로 사탕발림한 이윤덩어리의 비린 제품 위에 광고주의 취향으로 색깔이 달라지는 카멜레온 심벌 위에 베끼기를! 결국 야성이면 족한가. 현실과 실상, 공상, 삶을 헤매는 광적인 시적 서정의 소유, 일상의 혼돈과 깨침, 다중 인격적 편집증, 시높시스, 추억의 초상, 상처받은 영혼, 비오는 날의 환상, 성적 분출의 힘의 역학 관계들, 예비적 자기방어 행위로서의 습작, 원초적 본능, 끝없는 흔적을 향한 방황, 아니, 지나버린 흔적을 향한 허구, 멈출 수 없는 저항의 몸부림, 파멸을 향한 그 타협의 에필로그, 상향(上向), 희생의 간구를 통한 추락, 악역의 프리즈마, 이오네스코(Ionesco), 부조리극 「맥베드(Macbeth)」제6장, 반역자 아니 혁명을 간구하던 ’깡도르‘가 처형되기 직전 치던 마지막 대사 ; “…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너희들의 성스러운 영주가 되었을 것을 패자이기에 난 비겁자요 배반자란 딱지가 붙었다. 왜 내가 승리하지 못했는가. 그건 역사의 흐름이 나의 승리를 원하지 않았을 따름이다. 객관적으로 역사는 옳아. 나는 역사의 찌꺼기일 뿐이다. 적어도 이런 내 운명이 내 후손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란다. 가장 강한 것을 어떻게 찾나? 전쟁을 치르기 전 누가 가장 강하다는 걸 어떻게 알겠는가? 여러분은 전쟁하지 말기를! 만일 전쟁을 한다면 승리자의 편에 서기를! 사건의 논리만이 가치 있을 것이다. 반역의 죽음으로 진정한 희생을 통한 역설적 항변, 혁명의 역설적 반역의 추락을 죽음으로 역설한 희생, 혁명을 위한 혁명이라는 반역의 상실감, ’칼 있으마‘, 무지개빛 똥개들, 일탈의정서를 체험하는 하얀 부류들, 책상에 넥타이 목졸리는 딱지, 현실의 역사함은 어떤 차원의 공간이동인가. 가끔씩 아주 조금 반역하고 아주 큰 혁명을 역설한다. 희생이나 양보의 미덕이나 겸손의 괴리에서 서서히 추락하는 윗도리 뒤엉킨 걸상들, 과거를 향해 혁명하는 미래적 ’-ist'들, 물줄기의 새롬이 혁명인가. 시대적 조류가 혁명인가. 시대유감인가. 모두에게로 향한 부정적 일탈인가. 긍정적 일탈인가. 해체와 해방과의 집약을 해안과 해탈로서의 깨침이어야 할 터. 다시금 새벽이슬이 풀잎을 머금어 영겁의 땅을 일깨우는 태양을 밀쳐 그대를 눈뜨게 한다. 굴절된 보헤미안, 신이 내게 평범 이상의 고통을 주는 것은 내게서 보통 이상의 것을 우너하기 때문이다. 아! 궤변적 페이소스(pathos;동정), 산책의 기로, 창작의 비애, 무진기행! 일탈의 미화적 후련함이 얼큰한 취기를 부르며 씁쓸한 비가(悲歌)의 선율을 타고 가는 회한에 찬 뻐꾸기. 늦가을 나머지 남은 따스한 햇살을 뜨레모아 빨려든 몽환, 파노라마처럼 연쇄되는 사악함의 아웃사이더. 회귀의 본능과 궤도에서 멀어져버린 퇴락의 야시장, 내면 형질에 잠재된 광기의 분출. …꿈인지, 취중 객기(客氣)인지.
바다 내음과 마른 꽃향기가 아침 햇살과 여울져 스며드는 창 넓은 테라죠, 하얀 천, 하얀 의자. 상큼한 야채의 서걱거림에 신선한 해산물이 짜릿한 충고, 언덕위의 하얀 집, 그리고 축제, 오색 만발한 헤어스타일의 출렁거림에 오색천으로 단장한 무대의 바다, 고색창연한 그 융합의 억지. 대지를 일깨우는 그 풍물의 얼큰함에 취해, 천상을 뒤흔드는 불꽃 굉음에 놀란 바다새들, 횃불에 펼치는 벚꽃 길에 놀란 산새들, 저 멀리 뒤돌아서는 메아리의 단전. 선로의 힘으로 바다길 열어 유구한 세월따라 민족과 함게해 온 우리의 전통 음식, 그 희노애락을 함께 했으니 우리의 삶이요, 고장의 자랑이라. 이제 이곳에서 한바탕 축성(祝聖)하는 자리를 마련하니 모든 이의 행복으로 물결치리라. 이렇게 한 시절 지나니 솟구쳐 오르는 회한. 다지르려해도 오버 액션. 가진 이론과 경험한 실체를 신비스레 표출해내는 과정, 예술의 미학적 해명과 중노동, 그 감성을 잊어버리는 그러한 나날들, 땅아이에서 붕 떠 있는 검은 뚜껑을 가진 하얀 아이이고 싶었던 날들, 가누지 못할 운명을 뒤집어쓰고 다니는 서글픔이 하얀 글귀로 밀려드는 어둠 속으로 치닫고 조그마한 잦은 현기증과 함께 무너져내리는 이성의 자아가 누구인지 혁격히 느낄 수 있었다. 착하고 순수하고 여린 그대보다 더한 찢기지 않는 베일만 간직한 매장된 아이, 천영, 무릎 꿇어 철가면을 뒤집어 쓸 날들에 대한 변이감, 사상이 부재하고 철학이 빈곤한 화두들의 전이현상, 알량하나마 궤변 일색의 어리석음 위로 깡통철학을 키워본다. 추상의 딜레마에 빠져 잔상이 어른거린다. 봄으로의 여정이 야행으로 치닫는 공허, 비빛을 머금은 진한 석양의 들녘, 낮 동안 들녘을 태우던 태양의 길목에 누워있던 보리밭, 타는 듯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소담스러움은 한순간, 예리한 선의 이동이 앗아간다. 장중히 옮기던 발걸음의 잔상을 따라 전율하던 침묵의 뒤안길, 터져나오는 울분과 설움을 목덜미로 넘기며 웃어야했던 절규의 향연, 존재한다는 것 그건 진정 무엇이며, 타인의 존재는 무엇이었던가. 생활에의 변명을 둘러싼 갈등은 이 시간도 흘러간다. 지리멸렬, 숨겨놓은 허상과 꺼내놓은 실상이 참담하게 느껴질 뿐. 그리운 이여, 하늘아래 머무는 소담스런 사람아! 만나고파 그렇게 하얗게 만나고파 지독히도 응시하던 그 시선으로 마주하고파 골목 굽이굽이 도는 발걸음으로 조금씩 조금씩…, 하늘아래 함께하는 사람아! 하루를 거울 앞에 놓고 도 그렇게 길을 나선다. 모든 영역을 주관하며 그 느낌에 길들여져 그렇게 시간은 세상을 두르고 또 두르고. 당을 박차고 선 우리였기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러하듯이 하늘 보며 일깨운다. 오늘도 그대 곁에 머물던 습관처럼. 아니, 그 느낌의 차연. 석류 알이 품을 빠져나온 것처럼 맑디맑은 샘물에 그림자가 되어 아른거린다. 파레트에 물감 떨어뜨려 맨 처음 그리던 수채화처럼, 또 하루를 그대 선연한 모습에 담는다. 향톳빛 광채의 따스한 품이 그대 가슴이련가. 새벽이슬 머금은 석류 알알이 꿈틀거리고 가슴속 공허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솟아나는 샘물틈, 습기를 가득 머금은 안개에 가려 혼탁하던 나날. 가을 낙엽 깊숙이 머금은 계곡으로 치닫는다. 고운 님 안에 머문 날들이 하얀 들판에 얼룩진다. 그리워 그리워 오늘도 괭허니 시계초침의 규칙음에 따르는 무기력함. 시간이 무엇을 가져다 주는지. 눈을 떠버렸음에 아쉬워하고 깊은 숙면에 빠진 것처럼, 몽환, 착각하여 밝은 어둠 저편으로 내닫는다. 허공을 찌르는 눈빛에 어우르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맡 시계침소리는 한없는 세포를 자극하는데, 이러다 스러져 비수를 꽂는 악몽에 허우적거리며 등줄기를 흐르는 땀이 피눈물 되어 있어야할 거기에 얼룩진 그대 마음 더할 진데. 비창, 하염없이 쏟아내는 한숨의 바다 저편, 그윽했던 전율의 찰나가 앗아간 바다길 포구, 되밟아 헤매이던 ‘창(娼)’아래 묻어나는 음산함, 고개 들어 하늘바리하다 새벽녘 적시며 파도따라 퇴락하던 무지개빛 언저리, 하염없이 묻어나는 눈물자락에 고요히 침잠하며 그 언저리에 상념하나 얹고 싶으나 그대 누일 곳 어디며, 내 누일 곳 어디란 말인가. ‘추르륵, 추르렁, 추르륵, 쩌렁…’ 창밖 빗소리에 가슴은 휘집어지고, 새벽잠에 회의를 느껴 창문 젖히니, 어느 깊어가는 가을의 불청객이 쏟아 놓은 거리의 은행잎에 스며드는 물안개,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는 도로를 빌린 광폭타이어의 경박스러움에 짓이겨져 시간을 멈출 수 없는 한계에 의지하며 고개를 드리운다. 또다른 계절에의 기대로 기다리는 계절, 정처 없이 걷기에는 부조리한 연민. 그 영혼 속에 빨려들어 허우적댄다면…. 느낌이 다른 세계에서 사랑하는 이여, 지리한 그대의 존재에 한숨 쉬지 마라. 삶의 본연은 회귀를 향한 침묵의 소산인 걸. 어디인들, 너 아니면 세상이 무너지랴. 이런 젠장 ‘에휴·어휴’. 해가 뜨는 날, 그늘로 잦아드는 발걸음들, 비오는 날, 우산으로도 가눌 수 없는 추적거림, 해를 찾아 헤매는 발길에 만신창이가 된 신발창, 과거의 집착으로 얼룩진 상처받은 영혼들, 또다른 추락을 삼키며 오늘을 갈구하는 의성어들, 드디어 눈이 내린다. 하얀 세상 아래로 숨어드는 자의식의 분출, 이런 세상에 눈이 회색빛 도시를 찌걱 인다. 매서운 강바람의 둑 속으로 파고든다. 얼어붙은 심장을 감싸 안으며 둥지로 날아드는 세속, 대지의 끝에 선 초록의 움, 날씨 탓에 가렴주구(苛斂誅求), 굴곡진 마음의 기다림은 아직 지칠 줄 모르는데 왜 이다지도 서러울까. 삶의 편린들이 문어발처럼 에워싼다. 엉키고설키는 기나긴 회의는 아직도 여전한데, 초록의 편지, 그댈 그리는 시간만이 여린 공종의 순간일 뿐, 이방인이 되어 보헤미안을 추적한다. ‘콰아앙’, 모두가 일상으로 자리를 바꾸어 활기참으로 가득한 세상, 고색창연과 오색만발이 하늘빛 기운으로 회색빛 도시를 가르는 싱그러운 시간들, 같은 시간 속, 스며드는 태양에 장막을 치고 작열이 파고드는 산소의 일깨움을 피해 벽장 아닌 벽장에 갇혀 반복적 번민과 고뇌의 비생산적 철학의 늪에 빠져 헤매는 죄인 아닌 죄인들의 눈뜨는 영상, 이 한 잔은 죽음을 향한 고독의 잔이다. 이 두 잔은 침묵의 잔이다. 이 세 잔은 유언의 잔이다. 이 네 잔은 전율의 잔이다. 이 다섯 잔은 취기오름을 억누르기 위함이다. 소주 한 병 마시기 정말 힘들다. 여섯 잔은 화장실 다녀와설나무네…, 한숨이 절로 납디다.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더!” …“여기가 어디지”…“아가씨, 필름값 얼마야?”…. 스스로 하루의 모두를 비디오에 담아 보라! 정말 못 봐 줄 것이다. 인간이다. 왜 인간인가. 추잡스런 도시의 하구의 배선을 뒤집어 늘어놓은 듯, 모발처럼 늘어뜨려진 사위를 가르는 선들이여, 춤추는 몸의 파열로 조소된 언어들을 밝혀다오. 무릇,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그린다는 건 참혹한 시간을 보내주어야만 가능했다. 석양마저 졌음에도 따스한 햇살에 빛나던 순수의 영롱함이 더 할 나위 없이 고와보이던, 다른 사람으로 하여 가둔 마음을 열게 했던 나날들이 무색하여 미안했던 나에 대한 그런 게 아닌 실존인 너. 나로 인하여 다칠세라 휩싸인 인파속에서 느껴지던 무기력함. 뭔가가 애초부터 어긋나 그렇게 참으로 안타까운 많은 시간들이 좋은 만남 속에서도 그냥 흘러다녔지. 때론 그대를 향해든 술잔 속에 홀로 갇혀 세상의 중심인 양 다시 한 번 착각하려한다. 그대가 있다면 아니라 해도 저 멀리 간다 해도 사랑은 쉽게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더라. 단지, 조건을 맞춰 간다는 게 상서로울 뿐, 거듭남의 끝자락에 항상 웃고 있을 해맑아야할 그대. 나이는 존재의 허울일 뿐, 번잡의 인연을 끌어안은 그건 삶에 대한 혹독한 다지름이었다. 때론 가누기 힘들고 충족시킬 수 없는 현실이 주어진다 해도 자신을 망각할 정도로 내력을 거스르는 행위는 말아야할 일탈, 이제 그런 이유로 내 자신을 팽개칠 시간이 없다. 그댈 향한 마음이 어떻게 번안되든,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든, 있다는 것, 없다는 것, 결국 있는 날이 더 많지 않을까.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세계에선 사랑한다는 말도 쉬운바 아닐 터. 이 세상에 나 궁극 떨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살갗이 보듬으며 천 배를 마시고도 취하지 않으리라. 무릇 떠오르는 모습에 현실을 다지른다. 나의 상념이 새벽이슬을 머금고 그대 그리움이 난 두르는 듯 느껴지는 사이, 빛깔이 바래지도 않았는데, 떨어지는 낙엽은 되지 말았으면 한다. 떳떳한 발걸음이 활기참을 일깨우는 도시의 빌딩 숲, 저마다 푸른 마음을 전하고자 조각상을 설치한다. 사실이 아닌 바에야 이해하기 힘든 선의 움직임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 머물고 있는 테마야! 무얼 이야기 함이니. 오늘은 그림으로 일기를 쓰련다. 두 시 방향으로 기울어진 전붓대의 전선들이 힘들어한다. 노을이 전봇대에 걸려 더욱 힘들어한다. 야경의 틈으로 반작이는 형형색색의 불빛 위로 별들이 지켜보고 있다. 새벽에 즈음하여 이슬을 내려주고 소풍을 갔다. 전봇대 위로 공사아저씨가 오른다. 동네는 잠시 옛날이 되었다. 소풍가 눈맞은 별들이 전봇대 위로 무지개를 드리운다. 전봇대만 벌거벗은 채 땀을 흘린다. 전선은 찢어질 것만 같다. 도시는 잘도 논다. 일찍 일어나야지. 무지개빛 눈과 귀와 세포가 열린 꽃들의 향연, 별따라 하염없던, 이토록 그래도 머무는 공간의 반복으로 하여 여기 또 왔다. 그날의 나를 잡을 양, 회한의 밤거리를 지나 돌아앉은 동천(東泉)아, 어디로 흐르는 거니. 구름 따라 정처 없던 그다지 힘든 줄 모르게 쉬이 흐르더니 보이지 않는 강바닥에 휩쓸려 어디로 흘러가니. 이리와 같이 샘이 되자. 잔서리라도 되자. 뒤늦게 다가 선 곤혹스런 자리는 건물의 어개에 견주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올곧이 버티던 지존은 이제 그들만의 또 다른 공간속에 흩뿌려지고 있다. 금단의 시간을 쪼개며 겹겹이 연출해내던 타령만이 가물거리는 군상 속을 헤집고 다닐 즈음, 외투 깃 여미며 외길 모퉁이 사이로 그리움에 허덕거리는 눈썹 위로 사르르 내려앉는 고요의 침잠 너머로 흩뿌려지는 진눈깨비, 시간과 공간을 팽개친 같은 시각, 또 다른 시공을 이끌어내는 성분이 하얀 종이 위에 나부끼며 쓰라린 육신을 감성으로 위안하며 영속을 기다린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사위의 여운 속에 또 다르게 다가서는 잔영들 위로 소복소복 일축하는 침전, 세월을 헛디뎠다. 비갠 석양이라도 잇는 것처럼 새벽을 겆다 어지러운 술판위로 곰장어를 질겅이며 끈끈한 시선으로 부딪힌 하얀 청바지 사이로 질걱이는 창백한 새벽하늘. 도대체 어디로부터 왔으며 도 어디로 교차하는가. 언젠가부터 밤이 깊어질수록 아침이 빨리 온다는 걸 까먹었다는 것조차도 무디어진 밤이슬로 젖어들어 불나방이 되어 타버린다. 연적처럼, 핏빛을 머금은 습자지 허물처럼 다가서는 눈빛에 녹아내리는 전율. 하얀새, 하얀 하늘이고팠던 나날들. 그저 추상 속에 달무리지면 사르르 녹아나는 향취에 추적거리며, 드디어 지금이 내가 아닌 바에야 창호 단풍잎처럼 아스라한 초상, 헉공의 깃발이 되어 푸드득 퍼덕 부채처럼 패대기쳐진 나의 비둘기여! 천지를 뒤흔들며 땅위로 내려앉는 찰나의 기운을 잠식하며 고요의 절제를 간구하는 인생 침전. 창가로 스며드는 일상의 유희, 가다듬자. 절제된 감성으로 사물을 다시보자. 새처럼 날으며 그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냇물에 발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자. 늬엇늬엇 산 넘어가는 구름도 바라보자. 하나 둘 다가서는 연민을 떨치자. 두 눈 부릅뜨고 허기를 호흡하자. 외관을 다듬고 신발을 닦자. 무서운 시간들, 뒤집여엉킨 발자욱들, 영겁한 순간들을 어떻게 벼리할 것인가. 청산이 굽었도다, 청산이 깎였도다. 청산이 뒤집어지려나. 객이 머문 소요함을 떠나보내고 들어오는 님까지 떠나보내려나. 지글 허우적거리는 증기를 뿜어대며 추적추적 짓밟히는 청산의 고호함이여, 짓눌린 핏빛으로 충혈된 나의 타원, 희석되기 힘든 손떼 묻은 잔흉들, 하늘을 향한 야욕의 눈위로 태양은 입으로 흘러드는 물의 장막을 걷어 주었다. 동공으로 직사하던 자외선의 장막을 다스리던 피폐한 영혼이 남하행보를 추스르게 한다. 정념과 충동의 페이소스적 인간형질을 로고스화하며 유희하던 추락, 베티블루적 서정을 움켜잡으며 질주해보는 언제 소멸될지도 모를 삶의 영역, 본능적 충동에 따른 본질의 중후함에 또다른 뜨락을 부여해본다. 새로운 빙하의 탄생으로 인한 코발트색 푸른 바다의 파장, 창조적 파괴, 스스로 고요한 창의 만이 새로운 세상을 깨치는 고취일 것이다. 이방인의 언어처럼 상기된 그러나 돌아와 주변을 휘어잡는 아웃사이더, 나의 보헤미안을 찾아 기획해보는 타인의 질서들 위로 하얀자유를 행위한다. 행복의 그늘엔 항상 비그림자되어 호위하는 영혼이 유영한다. 밟고 지나간 자리엔 산산히 부숴지는 파열이 인다. 무의식에서 발현하는 시공의 틈에도 주시하는 시선이 있다. 완벽한 허구도 없고 실존하지 않는 허구도 없었다. 가끔 현실이 허구보다 비현실적일 때가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