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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무검우회 원문보기 글쓴이: 진현진
이기거나 지는 게 아니고
이기거나 죽는 것이다.
진 현 진
인간의 원초적 속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존재의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본성은 ‘투쟁 본능’이 아닐까 한다. 즉 인류의 역사는 ‘싸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찍이 토인비 박사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갈파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류의 문명은 전쟁에 의해 창조되고 파괴되며 다시 새로운 창조를 거듭해 오면서 문화를 형성해 왔다. 인간은 싸움의 문화 속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창의력을 일깨우게 되었고, 그 창의력이 바탕이 되어 인류 문명이 진화해 왔던 것이다. 인류가 출현하고 몇 번의 혁명적 대 전환기가 있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도구의 사용이라고 한다. 나약한 인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본능적인 행동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인가 손에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본능이 무기의 발달을 이끌어 왔으며, 그 무기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는 원초적인 무기가 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에 생과 사를 갈라놓는 비정한 칼싸움에서 비롯된 검도 경기는 현대에서도 그 시대적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전차군단을 이끈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의 명장 롬멜 장군을 패퇴시킨 당시 최고의 야전군 사령관인 조지 패튼 장군은 전쟁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전장에 나가면 우리는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다.” 참으로 비장한 말이다. 우리 검도 경기, 특히 실업 팀들에게는 실제 피부에 와 닿는 말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순간에 환희와 좌절로 분절되는 냉엄한 승부의 현장인 ‘2009 SBS배 검도왕 대회’가 2 .26.(목) ~ 27.(금)까지 이틀에 걸쳐 경기도 용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올해는 8월에 ‘제14회 세계선수권대회’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릴 예정이라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이기도 하고, 시즌을 여는 첫 대회라서 더욱 주목이 되고 기대가 되는 대회이기도 하다. 또한 대한검도회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고 첫 번째 치르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 대회는 초등부 64명, 중학부 66명, 고등부 64명, 대학부64명, 여자부 57명, 일반부 64명 총 375명의 선수와 35명의 심판이 참여한 국내에서 단별선수권대회를 제외하고 유일한 개인전 만 치르는 대회이다. 1일째는 중학부, 여자부, 대학부 경기를, 2일째는 초등부, 고등부, 일반부를 치렀다. 예선 경기는 제외하고 TV 중계가 된 경기를 중심으로 느낌을 정리해 보기로 하겠다.
♣ 1일째 경기 ♣
4강전 ~ 결승까지 : 중학부, 여자부, 대학부
(경기 시간 : 중학부 여자부 4분, 대학부 5분)
▲ 4강 중학부 첫 경기
이호진 (16세) 4급 ㉤ 2분 42초 2 : 0 이창훈 (16세) 초단
광명중 ㅅ 3분 15초 익산중
중단 겨눔에서 양 선수 모두 왼손을 너무 내려 잡아서 검선이 높고 오른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창훈 선수는 특히 왼손 위치가 너무 낮다. 왼손이 낮고 검선이 높으면 공격 할 때 검선이 많이 들려서 격자하게 되어 상대에게 내 손목의 허점을 노출시키게 된다. 또한 격자 시 검선이 빨리 격자부위에 떨어지지 않아 격자의 속도가 떨어지게 되어 강도 있고 산뜻한 격자가 되기 어렵다. 또한 격자하는 순간 어깨로 누르는 자세가 나오기 쉽다. 그러나 양선수다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고 부드럽다. 이호진 선수는 들어갈 듯 말 듯 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끌어 들이려는 시도를 계속 한다. 상대가 사정거리로 들어오는 순간 즉시 연타로 빠르게 공격하며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 한다. 반면 이창훈 선수는 이러한 이호진 선수의 움직임에 말려서 기회가 없는 데도 부담을 느껴서 인지 먼 거리에서 서둘러 헛된 공격으로 일관한다. 2분 40초 경 코등이싸움에서 이호진 선수가 기회를 보아 이창훈 선수를 뒤로 밀자 뒤로 밀리면서 거리가 벌어진 틈을 타서 이호진 선수가 재빠르게 앞으로 들어가며 머리를 쳐 득점을 뽑아낸다. 계속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다가 3분15초 경 역시 코등이싸움에서 이창훈 선수가 공격을 하려고 죽도를 드는 순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뒤로 빠지며 퇴격 손목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 한다. 이호진 선수의 기량이 돋보인 경기이다. 경기 운영 능력도 좋고 상대를 움직이게 만들어 그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도 뛰어나고 기회를 잡아내는 감각도 훌륭한 선수이다. 그러나 머리를 격자하고 난 뒤 존심을 취할 때 죽도를 들어 올려 검선이 뒤로 넘어가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 이것은 앞에서 지적한 바 와 같이 중단에서 왼손을 너무 낮게 잡으므로 해서 손목이 죽어서 격자를 하기 때문에, 스냅을 활용한 격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격자 후 죽도가 들리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격자를 하고 난 뒤 칼을 들어 올리지 말고 격자의 반동을 살려 그대로 앞으로 뻗는 기분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 4강 중학부 두 번째 경기
강덕환 (16세) 0 : 1 ㉤ 1분 11초 권병회 (16세) 초단
대구 이곡중 서울 신천중
이 두 선수도 앞의 선수와 같이 중단 겨눔에서 왼손을 너무 낮게 잡고 있어 오른 손목이 죽어 있다. 따라서 격자 시 스냅이 작용하지 않아 검선이 늦게 떨어져 격자가 약하게 된다. 또 이러한 영향으로 앞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치는 힘 보다 들어 올리는 힘이 강해서 격자 후 죽도를 들어 올려 머리 뒤로 넘기는 동작이 자주 나온다. 1분 30초경 권병희 선수의 좋은 머리 공격이 있었으나 약간 짧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권병회 선수의 죽도가 강덕환 선수의 빈틈을 노려 잘 들어간다. 권 선수의 퇴격머리 하나도 기회를 잘 잡아 쳤으나 역시 짧았다. 강덕환 선수는 권병회 선수가 물러 날 때 공격을 하기 때문에 거리와 기회를 전혀 잡지 못하고 헛된 칼을 많이 쓴다. 1분11초 경 강덕환 선수가 거리와 기회도 안 되는데 무작정 멀리서 손목 연타를 날린다. 권병회 선수는 칼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들어 올려 손목을 피하면서 머리를 내리쳐 선취해 나간다. 이후에도 전혀 기회를 알지 못하고 공격해 들어가는 강덕환 선수의 공격은 번번이 권병회 선수의 죽도에 걸린다. 권병회 선수는 2분 14초와 3분 33초경에 강덕환 선수의 머리 공격을 받아 허리를 들어갔으나 받아들어 가는 박자가 늦어 좋은 득점기회를 놓친다. 받아가는 동작이 한 박자로 되어야 하는데 두 박자가 되면 타점 타이밍이 늦어 한판이 되지 못한다. 권병희 선수는 상대의 움직임에 시선을 떼지 않고 상대에게 거리를 주지 않으며, 공격이 들어오면 즉시 받아 들어가는 좋은 감각을 가진 선수 이다. 권병회 선수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 4강 여자부 첫 경기
변아름 (27세) 4단 0 : 2 ㉤ 1분 31초 이윤영 (26세) 4단
노카아 TMC ㅎ 2분 16초 남양주시청
변아름 선수는 본래 발동작이 좋고 기회를 포착하는 감각이 뛰어 나며 승부 근성도 강한 선수 인데 이번 대회에서의 경기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훈련 부족으로 보인다. 반면 이윤영 선수는 기세는 강하나 몸놀림이 좀 둔하고, 기회에 관계없이 무작정하는 공격이 많아 기회를 잡아 공격하는 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선수인데, 이번 대회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 주었다. 몸놀림도 빨라지고 공격도 날카로워졌으며 공격도 예전에 비해 많이 신중해진 편이다. 변아름 선수는 처음부터 왠지 기세가 약해 보인다. 반면 이윤영 선수는 강한 기세로 다부지게 덤빈다. 그러나 이윤영 선수는 오른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죽도를 잡은 손 매무새가 좋지 않다. 어째든 1분 36초경 코등이싸움 중에 변아름 선수가 죽도를 들어 퇴격 허리를 치려는 순간, 이윤영 선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칼을 번쩍 들어 올려 퇴격머리를 강하게 쳤다. 변아름 선수는 공격 기회가 아닌데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움직임을 간파한 이윤영 선수가 그 동작을 훔쳐 멋진 퇴격머리 한판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후 혼전 중에 양 선수가 동시에 퇴격 머리를 쳤는데 변 선수의 머리가 간발의 차이로 빨랐는데 심판이 보지 못했다. 아까운 순간이다. 2분16초경 시간에 부담을 느낀 변 선수가 조금 무리하게 머리를 뛰어 들어 가다 깨끗한 받아 허리치기 한판을 내주어 2 : 0으로 경기가 종료 되었다. 변아름 선수는 상대를 끌어들이는 발동작이 좋고, 공격 타이밍을 잡아내는 감각이 좋은 선수인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윤영 선수의 강한 기세에 눌려서 인지 모르겠다.
▲ 4강 여자부 두 번째 경기
서초록 4단 전남 미르치과 판정승 박연정 4단 (29세) 경기도
서초록 선수의 중단 겨눔은 왼손을 너무 앞으로 빼서 잡고 몸 움직임도 둔하다.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좋은데 기회를 생각하지 않고 마구 들어간다. 상대를 압박하며 안정된 중단 겨눔으로 공격 템포를 조금 늦춰서 상대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여 공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 경기를 통해 몸을 던져 과감하게 뛰어 들어가는 공격이 한 번도 없다. 근거리에서 손목 위주의 잔기술로 전혀 득점이 될 수 없는 시도만을 한다. 박연정 선수는 중단 겨눔은 좋으나 발동작이 좋지 않다. 두발이 떠서 겅중겅중 뛰어 다닌다. 중 고등학생도 아닌 나이도 서른이나 된 일반 선수가 더구나 국가 대표도 여러 번 한 선수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게 안타깝다. 이런 식으로 발이 공중에 떠서 뛰어 다니면 심리적 안정도 취 할 수 없고, 상대를 잘 관찰 할 수도 없을뿐더러, 상대가 나오는 것에 대한 반격도 잘 할 수 없다. 양쪽 발 앞부리가 뛰어 들어갈 때 외에는 지면에서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래야 전체적인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고, 상대에게 위협적인 공세도 취할 수 있으며, 틈이 보일 때 즉각 공격으로 전환 할 수 있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받았으면 즉시 비켜 치거나 되돌려 쳐야 하는데 그저 놀라서 막기에 여념이 없다. 손목이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기브스 한 것처럼 굳어 있다. 격자 시에도 스냅이 작용하지 않고 팔 힘으로 만 친다. 29초경 코등이싸움에서 퇴격머리를 쳤는데 치면서 놀라는 바람에 강한 격자를 하지 못해 좋은 기회를 놓쳤다. 2분16초경에도 퇴격손목이 들어 같으나 스냅 및 손 조임이 좋지 못해 또 좋은 득점 기회를 놓친다.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놓치는 아쉬운 장면이다. 경기 종료 17초를 남기고 찌름에 이은 머리가 강하게 들어갔으나 심판들의 움직임이 없다. 전 경기를 통해 가장 좋은 기술이 성공했는데 아쉬웠다. 결과는 박 선수의 당연한 판정승이다. 들어간 득점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으면 판정까지 갈 필요가 없는 경기라는 생각이 든다.
▲ 4강 대학부 첫 경기
이용준 (23세) 3단 0 : 2 ㉤ 2분21초 조진용 (20세) 2단
용인대 ㅅ 3분 8초 성균관대
이용준 선수는 중단 겨눔에서 등이 약간 앞으로 굽어 있고 머리가 숙여져 있다. 왼발 뒤꿈치를 너무 세워 왼다리 오금이 구부러져 있다. 공격적으로 밀고 들어가는 기세는 좋아 보인다. 몸을 던져 과감하게 뛰어 들어가는 머리는 사정거리도 멀고 또한 빠르고 날카롭다. 상대의 죽도를 끊임 없이 누르고 튕기며 집중력을 분산 시켜 상대가 중심을 겨누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칼의 움직임이 너무 크다. 또한 검선이 자꾸 들린다. 지도 만 잘하면 몇 년 안에 대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조진용 선수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답지 않게 여유 있고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한다. 겨눔 자세는 좋은 편이나 기세가 약하고 손목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은 대학에 입학도 하지 않은 선수가 갖고 있는 기량으로는 놀랍다. 무궁한 발전이 기대 된다. 2분21초경 이용준 선수가 기회를 잡아 회심의 머리를 뛰어 들어 가자, 조진용 선수가 간발의 차이로 머리 받아 허리로 한판을 선취한다. 머리 공격도 좋고 받아 허리 공격도 훌륭하다. 조진용 선수는 그동안 약간 위축되어 수세였던 상황을 역전 시키며 승기를 잡는다. 한판을 선취한 조진용 선수는 3분8초경 밀고 들어가며 머리를 공격 할 기세를 보이자, 이용준 선수가 막으려고 칼을 드는 순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목을 격자 하여 승부를 결정짓는다. 어린 나이에 여유를 가지고 생각도 할 줄 알고,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 상대를 현혹시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놀랍다.
▲ 4강 대학부 두 번째 경기
방지훈 (23세) 3단 판정승 김만수 (20세) 2단
대구대 경성대
방지훈 선수의 중단 겨눔은 오른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보인다. 그러나 검선의 기가 강해 상대에 대한 압박이 대단하다. 또한 상당히 침착하고 안정되어 있어 상대에 대한 관찰력도
예리해 보인다. 상대 죽도의 움직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다 보면서 전혀 동요가 없다. 김만수 선수의 중단 겨눔도 좋아 보이나 압박해 들어가지 못하고 자꾸 수세로 몰린다. 상당히 침착해 보이나 소극적이다. 상대의 공세에 강하게 맞서지 못하고 자꾸 회피를 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공격이 없다. 김만수 선수는 겨눔을 강하게 한 공격력을 향상 시켜야 할 것 같다. 5분간 승부가 나지 않아 연장에 들어간다. 연장 12초경 방 선수가 손목을 치고 멈추었다 머리를 들어갔는데 격자부위에 칼이 닿았으나 약하게 얹힌다. 17초경 김만수 선수가 밀고 들어오는 것을 퇴격머리를 쳤으나 기회는 좋았으나 약해서 또 무위가 되었다. 1분30초 경 또 한 번 퇴격 손목의 기회가 왔으나 격자가 약해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한다. 득점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격자의 강도가 약해 득점을 하지 못해 방지훈 선수에게는 아쉬운 경기였다. 스냅을 이용하는 검도를 연구해야 할 것 같다. 내용적으로는 방지훈 선수가 압도적 우세를 점유한 경기이다.
▲ 중학부 결승전
이호진 (16세) 4급 ㉦ 3분 36초 1 : 0 권병회(16세) 초단
광명중 서울 신천중
검도 경기는 확실히 상대적인 것 같다. 준결승전에서 경기 운영을 그리 잘하던 이호진 선수가 권병회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계속 수세로 몰려 뒤로 자꾸 도망간다. 이호진 선수는 도망 가면서 권병회 선수가 조여 오면 한 번씩 공격을 날린다. 권병회 선수는 처음부터 계속 밀고 들어가 공격을 시도 한다. 공격 회수는 이 선수가 많은 듯하지만 득점에 가까운 공격은 권 선수가 더 많다. 전 경기를 통해 권병회 선수는 3번 정도 득점에 가까운 공격을 시도 한다. 그러나 상대의 공격을 죽도를 뒤집어 검선이 오른쪽 아래로 향하게 하고 왼손을 왼쪽 위로 올려 막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상대가 공격해 올 때 죽도를 앞으로 뻗어 들어가는 기분으로 맞아 들어가 내 몸 멀리서 받고, 받은 즉시 반격하는 기술을 많이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3분 56초경 결정을 지을 결심을 한 듯 왼손을 올려서 죽도를 높이며 이호진 선수의 목을 겨냥하며 밀고 들어간다. 이 선수는 뒤로 계속 밀리다가 거리가 좁혀 지자 손목을 들어간다. 이 순간 권병회 선수가 손목 빼서 머리를 치기 위해 칼을 들어 올리는 순간 이호진 선수의 손목 공격이 권병회 선수의 왼 주먹에 맞으며 ‘뻥’하고 소리가 크게 나자 심판기 세 개가 모두 이호진 선수 쪽으로 올라간다. 사실 심판의 확연한 오심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잡았던 권 선수가 억울하게 왼 주먹 맞고 지는 순간이다. 이 선수는 경기 요령은 좋으나 도망가면서 치는 것 보다 가급적 물러나지 않고 상대가 나오는 순간을 포착해 공격하는 기술을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권병회 선수는 상대에게 부담을 가해 끌어들여 공략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 여자부 결승전
이윤영 (26세) 4단 판정승 박연정 (29세) 4단
남양주시청 경기도
양 선수는 역시 준결승에서와 같은 변함없는 스타일로 경기에 임한다. 이윤영 선수는 부지런히 공격을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 기회를 만들거나 기회를 보아 들어가는 기술이 없다. 박연정 선수는 겅중 겅중 뛰면서 상대가 공격하면 놀라서 막는 것은 여전하다. 그러나 중단 겨눔이 강하고 비교적 안정적이라서 무모한 공격은 많지 않다. 양선수가 득점에 가까운 격자를 한 회수를 보면 이윤영 선수는 1개 정도 이고 박연정 선수는 3개 정도 된다. 그러나 결과는 이윤영 선수의 판정승이다. 누가 공격을 많이 했느냐 하는 공격 회수가 중요하게 아니고, 얼마나 득점에 가까운 공격을 했는지가 판정에 더 중요한 요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우리도 이제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 상대의 허점이 노출되어 공격을 꼭 해야 만 할 때 칼이 나가는 감각적이고 품위 있고 합리적인 검도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 몫은 심판들의 몫이다. 심판의 역할에 따라 선수들의 검풍은 달라진다.
▲ 대학부 결승전
조진용 (20세) 2단 ㅁ 1분 50초 1 : 2 ㉤ 1분 20초 방지훈 (23세) 3단
성균관대 ㅅ 연장 3초 대구대
조진용 선수는 초반부터 기세가 약하고 자꾸 뒤로 밀린다. 소극적인 기술로 일관하며 준결승 때와는 영 다르게 자신이 없어 보인다. 반면 방지훈 선수는 강한 기세로 자꾸 조여 들어 가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1분 20초 경 조 선수가 밀고 들어오자 방지훈 선수는 물러나지 않고 과감하게 몰고 들어가 머리를 격자를 했으나 짧았다고 느낀 순간 전광석화 같이 한 번 더 머리를 공격해 득점에 성공 한다. 한 판을 선취한 방지훈 선수가 순간적으로 방심을 했는지 코등이싸움에서 한 점 선취한지 30초 만인, 경기 개시 1분 50초 만에 조진용 선수에게 퇴격 머리를 허용 한다. - 이 퇴격 머리는 기회는 좋았으나 면금에 짧게 맞아 한판으로는 약간 부족해 보인다. 역시 조진용 선수는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다. 그 뒤 방지훈 선수는 첫 판을 득점 했던 똑 같은 머리, 머리 연타를 시도 했으나 약간 짧게 맞는다.
한판은 되지 않았으나 좋은 공격이었다. 1 : 1 상황에서 경기가 종료 되어 연장에 들어간다. 연장 개시 3초 만에 방지훈 선수가 갑자기 쑥 압박해 들어가자 조진용 선수가 공격하기 위해 칼을 드는 순간,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방지훈 선수 죽도가 조 선수의 손목에 정확하게 꽂혔다. 조진용 선수 입장에서는 꼼짝 없이 당한 한판이었다. 방지훈 선수의 강한 기세, 강한 중단 겨눔, 물러나지 않는 담력,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등이 돋보인 경기였다.
♣ 2일째 경기 ♣
4강전 ~ 결승까지 : 초등부, 고등부
8강전 ~ 결승까지 : 일반부
( 경기 시간 : 초등부 3분, 고등부 일반부 5분)
▲ 4강 - 고등부 첫 경기
박주영 (19세) 2단 ㉭ 2분28초 2 : 0 한세열 (19세) 2단
대구 공업고 ㅅ 3분 1초 인천고
양 선수 중단 겨눔이나 죽도의 움직임도 좋아 보인다. 박주영 선수의 중단 겨눔에서는 안정감과 침착함이 느껴진다. 한세열 선수는 상대의 죽도를 많이 건들고 공격적이기는 하나 득점을 위한 공격이라기보다 부담을 느낀 나머지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공격으로 보인다. 움직임이 불안하고 조급해서 마구 공격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박주영 선수는 침착하게 여유를 가지고 상대의 목적 없는 공격을 내려다보며 차단해 간다. 또한 압박을 강하게 하며 공격 거리를 좁혀 간다. 1분 39초경에 퇴격머리에 이어 바로 앞으로 머리를 치고 들어간다. 약간 가볍게 느껴졌지만 한 판 줄 수도 있는 좋은 공격이었다. 이어 2분28초 경 박주영 선수가 압박해 조여 들어가자 한세열 선수가 부담을 참지 못하고 머리를 뛰어 들어오자 침착하게 받아서 허리로 한판을 선취한다. 3분 1초경 시간에 좇긴 한세열 선수가 무리하게 머리를 뛰어드는 것을 박주영 선수는 가볍게 누름 손목으로 경기를 마무리 한다. 박주영 선수의 기량이 월등히 돋보인 경기이다. 그러나 박주영 선수는 손목 격자를 하고난 후 몸을 앞으로 구부리며 죽도를 왼쪽 어깨 쪽으로 잡아당기는 자세를 취하는 단점을 고치면 좋을 것 같다. 한세열 선수는 대담성을 기르고 쓸데없는 공격을 줄이고 거리와 기회가 성숙 될 때까지 기다렸다 공격하는 감각을 길러야 할 것 같다.
▲ 4강 - 고등부 두 번째 경기
류제민 (19세) 2단 ㉤ 20초 1 : 1 ㅅ 30초 송경한 (19세) 2단
유성고 판정승 충북공고
양 선수 모두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난타에 의존한 경기를 한다. 류제민 선수는 경기 시작 20초 만에 코등이싸움에서 송경한 선수를 밀면서 퇴격머리로 선취한다. 송경한 선수는 실점 10초 만에 류제민 선수가 죽도를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 들려있는 손목을 격자하여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다. 이후에도 서로 의미 없는 공격을 서로 하다가 경기가 종료되고 연장도 무승부로 끝난다. 공격 회수는 송 선수가 많았으나 류 선수의 격자 2개 정도가 득점 부위에 근접하게 이루어져 판정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내용은 그리 신통치 않은 경기였다.
▲ 4강 - 초등부 첫 번째 경기
김장윤(13세) 소년 초단 ㅅ 1분 34초 2 : 1 ㉤ 19초 서태웅(13세) 소년 초단
대구 성산초교 ㅎ 2분 07초 서울 대현초교
김장윤 선수의 중단 겨눔 자세가 아주 좋다. 무리하게 힘이 들어 간 곳도 없고 아주 부드럽고 여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서태웅 선수는 다리가 많이 벌어져 있고 검선이 높은 중단 겨눔을 하고 있다. 체격 조건은 서태웅 선수가 훨씬 좋다. 김장윤 선수보다 목 하나 정도는 커 보인다. 김장윤 선수는 신체적인 열세에도 위축 되지 않고 초반부터 앞으로 압박하며 파고 들어가 서태웅 선수의 공격을 유도하여 받아치기 위주로 경기 운영을 한다. 서태웅 선수는 본인의 의지에 의해 공격하지 못하고 김장윤 선수의 압박에 불안을 느껴 공격을 하는 형국이다. 김장윤 선수는 키는 작으나 아주 자신감 있고 야무지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나간다. 경기 19초 경 김장윤 선수가 파고들자 서태웅 선수가 앞으로 한발 들어가며 과감하게 머리를 공격 한다. 김장윤 선수는 침착하게 머리를 받아 멋있게 허리가 들어갔는데 심판은 서태웅 선수의 머리 쪽 기를 들고 있다. 심판의 명백한 오심이다. 김장윤 선수는 이러한 심판의 오심에도 어린아이답지 않은 담대함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경기를 운영해 나간다. 50초 경 김장윤 선수는 또 과감하게 앞으로 밀고 들어간다. 서태웅 선수가 머리를 뜨는 것을 보고 즉시 또 받아 허리를 들어갔으나 심판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수준에서 충분히 줄 수 있는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 한다. 1분 34초 경 김장윤 선수가 서태웅 선수의 죽도 밑으로 죽도를 돌려 올리며 손목을 위협하자 서태웅 선수가 피하기 위해 죽도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순간 김장윤 선수가 손목을 격자 한다. 김장윤 선수의 이 격자는 서태웅 선수의 팔꿈치 부위에 맞았는데 부심 둘이 기를 들었다. 주심은 부심이 기를 들은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무런 기의 표시도 하지 않고 중지를 시킨 후 다시 경기를 속개 한다. 이때 관중들의 야유 소리에 상황을 파악한 주심은 뒤 늦게 득점을 인정 하는 선고를 한다. 2분 7초 경 서태웅 선수의 머리 공격을 김장윤 선수가 다시 받아서 그림 같이 허리를 친다. 이 상황에서 또 다시 심판의 코미디 같은 경기 운영 미숙이 나온다. 서태웅 선수의 허리를 친 김장윤 선수가 허리를 친 죽도를 빼며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머리를 치고 나가는 서태웅 선수의 몸통 부분에 김장윤 선수의 죽도 병두 부분이 부딪히며 죽도를 놓쳤다. 득점을 취소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생중계에 긴장을 한 탓인지 주심은 그대로 김장윤 선수의 승을 선언 한다. 이 한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 및 경기 운영 미숙이 수차례 반복이 되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어쨌든 김장윤 선수의 기량은 아주 훌륭했으나 허리를 치고 상대를 보지 않고 한 바퀴 도는 동작은 고쳐야 할 점이다.
▲ 4강 - 초등부 두 번째 경기
이주혁 (13세) 소년 초단 ㉤ 2분 19초 1 : 0 서무영 (11세) 소년 초단
청주 석천초교 경남 마전초교
양 선수 중단 겨눔 자세가 좋아 보인다. 이주혁 선수는 죽도를 많이 움직이며 발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상대가 공격거리를 잡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은 자신의 거리를 잡아 상대가 숨 돌릴 겨를 없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간다. 반면 서무영 선수는 발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상대의 공격에 대응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치고 나가는 위주로 경기를 운영 한다. 나이도 어리고 검력도 이주혁 선수에게 못 미치는 것 같다. 그러나 11세의 어린 선수가 준결승까지 올라 온 것을 보면 대단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1분42초 경 이주혁 선수가 밀고 들어가 서무영 선수의 나오는 머리를 보고 먼저 머리를 멋지게 성공 시켰으나 심판의 기는 요동도 하지 않는다. 완전한 타이밍으로 기술이 걸린 좋은 장면이었는데 아쉽게도 심판이 잡아주지 못한다. 이후 2분19초 경 서무영 선수가 머리를 칠 듯 죽도를 올렸다가 손목을 치는 순간 이주혁 선수가 약간 오른쪽으로 죽도를 들어 올려 막고 머리를 내려쳐서 득점을 빼 낸다. 이주혁 선수의 기량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유한 경기였다.
▲ 8강 - 일반부 첫 경기
서성광 (24세) 3단 ㉤ 2분41초 1 : 0 허동진 (24세) 4단
천안시청 관악구청
경기가 시작 되자마자 허동진 선수는 발을 빠르게 움직이며 앞으로 압박하며 조여 들어 간다. 중단에 전혀 동요가 없이 공격적으로 들어가나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서성광 선수는 수비 위주로 검선을 오른쪽으로 내리고 왼손을 뒤집어 머리위로 올려 막기를 시종일관 하면서 간간히 기회를 보아 공격을 시도 한다. 서성광 선수와 같이 막는 동작은 우리나라 검도에서 대표적인 병폐로 지목되는 사안이다.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검도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상대가 나오면 기회와 거리를 보아 공격적인 검도를 해야 하고 중단에서 모든 기술이 시동이 걸려 공격으로 이러져야 발전적인 검도를 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검도는 일시적으로인 성과는 거둘지 모르지만 선수의 장래성으로 보아서는 아주 좋지 않은 경기 방식이라 생각 한다. 서성광 선수는 기량과 센스는 있어 보여 바른 자세로 수련하면 좋은 검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허동진 선수는 서성광 선수의 이런 스타일에 속수무책으로 말려 경기를 풀어 나가지 못하고 허둥댄다. 2분 41초 경 수세에 몰리던 서성광 선수가 갑자기 앞으로 나오며 공격을 일으키자 허동진 선수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죽도를 누르는 순간 서성광 선수가 죽도를 빼어 돌려 머리를 들어간다. 이 머리는 허동진 선수의 머리 오른쪽 옆으로 빗맞았으나 심판의 기가 올라간다. 이 이후 서성광 선수는 더욱 심하게 그 특유의 막는 동작을 계속하며 시간을 지연시킨다. 마음이 급해진 허동진 선수는 마음이 급해 더욱 서둘러 대니 죽도의 움직임이 더욱 커지게 된다. 따라서 번번이 서성광 선수의 수비에 막혀 공격이 차단되며 경기가 종료 된다. 허동진 선수는 경기 내용상으로는 이기고 결과에서는 진 것이다. 강약완급을 조절할 줄을 모른다. 계속 강하고 빠르게만 공격하면 상대 선수도 그 움직임에 적응이 되기 마련이다. ‘조였다 늦추었다’ 강약 완급을 조절하며 상대의 움직임을 침착하게 관찰하여 적응해 가는 기술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공격타이밍도 한 호흡 정도 늦추어 상대가 동작을 일으키는 순간을 잡아 공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 8강 - 일반부 두 번째 경기
김도성 (32세) 4단 0 :2 ㉤ 1분35초 최철규 (25세) 4단
관악구청 ㅁ 2분28초 광주북구청
김도성 선수의 중단 겨눔 자세는 아주 안정적이나 움직이면서 점점 발 간격이 넓어지고 왼발 뒤꿈치가 많이 들린다. 최철규 선수는 대학 시절에도 아주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을 받던 선수이다. 중단 겨눔 자세에 약간 문제점이 있는 듯하다. 왼다리 뒤꿈치가 많이 들려 있어서 오금이 많이 굽어 있다. 김도성 선수는 최철규 선수의 명성에 위축 되지 않고 용기 있게 공격적으로 나간다. 시작 26초경 김도성 선수의 날카로운 손목 머리 연타 치기 기술이 최철규 선수의 머리를 맞추었으나 심판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 뒤이어 최철규 선수의 퇴격 머리도 좋았으나 약간 짧게 맞았다. 1분 35초경 김도성 선수가 앞으로 들어가자 최철규 선수는 번개 같이 손목 머리 연타 공격을 날린다. 손목과 머리 모두 맞았다. 대단히 빠른 순발력을 갖춘 선수이다. 이어서 2분 28초경에 김도성 선수가 손목을 들어가자 최철규 선수는 다시 손목 머리를 들어갔는데 김도성 선수가 머리를 좌측으로 피하면서 어깨에 맞았는데 반대편에 있는 부심 둘이 기를 들어 경기가 종료 된다.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주심이 아니라고 기를 흔드는데 반대편 멀리 있는 부심들이 기를 들어 버린다. 격자의 정확성 여부를 확인 하지 않고 추측성으로 판정을 한 결과 나온 오심으로 보인다. 김도성 선수는 승부를 서두른 감이 있고 격자 후 왼 발이 빨리 따라 붙지를 못 한다. 최철규 선수의 경기를 읽어 가는 노련함과 과감성과 순발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 8강 - 일반부 세 번째 경기
김용철 (27세) 4단 ㉦ 26초 2 : 1 ㅁ 2분 7초 백두환 (29세) 4단
광주북구청 ㅎ 연장 10초 청주시청
김용철 선수의 중단 겨눔은 허리가 충분히 들어가 있지 않아 짜임새가 없어 보인다. 왼손도 조금 낮고 검선도 약간 높은 듯하다. 백두환 선수의 중단 겨눔 자세는 좋아 보이나 죽도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 굳어있다. 경기 개시 26초 만에 코등이싸움에서 백두환 선수가 퇴격머리를 치고 빗맞자 바로 앞으로 머리 치고 나오는 것을 김용철 선수가 몸을 숙이며 손목을 격자 하여 기선을 제압 한다. 2분7초 경 백두환 선수가 나오며 죽도를 오른쪽 사선으로 들어 올리는 것을 김용철 선수가 손목을 치고 뒤로 빠지다 백두환 선수가 내리치는 죽도에 머리를 맞아 1 : 1이 된 상황으로 경기가 종료 되어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 10초경에 뒤로 치고 물러나는 김용철 선수를 백두환 선수가 좇아가 과감하게 머리를 뛰어 드는 것을 김용철 선수가 재치 있게 받아 허리치기에 성공해서 경기가 종료 된다. 자세는 백두환 선수가 나아 보이나 김용철 선수의 순간적인 재치가 승패를 갈라놓은 것 같다.
▲ 8강 - 일반부 네 번째 경기
장성홍 (34) 5단 0 : 1 ㉤ 4분 31초 이강호 (32세) 5단
관악구청 구미시청
양 선수 아주 신장도 크고 좋은 중단 겨눔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강호 선수는 대표 선수를 2번이나 했고 큰 대회 우승 경험도 여러 번 있는 유능한 선수이다. 장성홍 선수는 계속 기회를 노리며 앞으로 밀고 들어가고 이강호 선수는 물러나다 거리가 맞으면 공격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이 된다. 장성홍 선수는 경기 요령이 부족한 것 같다. 조였다가도 늦추어주어 상대가 마음을 놓고 쉬는 기회를 잡아내야 하는데, 같은 형태로 일정하게 밀고 들어가 같은 기술 만 반복해서 사용하고 경기 흐름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또한 공격해 나오는 죽도를 받아 내기 만 하고 되돌려 치지를 못한다. 이강호 선수는 백전노장답게 중심을 앞에 두며 물러나면서 기회만 되면 공격으로 전환한다. 1분 40초 경 장성홍 선수가 모처럼 기회를 잡아 좋은 머리를 들어갔으나 격자가 약해 한판이 되지 못한다. 경기가 종료되기 29초를 남긴 상황에서 이강호 선수가 예비 동작이 전혀 없이 기습적으로 과감한 머리 공격을 했는데 멋있게 성공해 1 : 0 승리를 이끌어 낸다. 평소 이강호 선수는 거칠게 몰라 붙이는 스타일 인데 전혀 다른 형태로 침착하고 끈질기게 기회를 기다려 승리를 이끌어 내는 지략도 있음을 보여준 경기이다.
▲ 4강 - 일반부 첫 경기
서성광 (24세) 3단 ㉦ 1분 31초 1 : 1 ㅁ 1분 39초 최철규 (25세) 4단
천안시청 판정승 광주북구청
경기 개시 50초까지는 서성광 선수가 공격적이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최철규 선수가 압도적으로 공격을 많이 한다. 1분 30초 경 서성광 선수가 보폭을 작게 작게 밀고 들어가다 재빨리 손목으로 한판을 선취 한다. 바로 이어 득점 8초 만인 1분39초 경 서성광 선수가 밑 손목을 들어가자 최철규 선수는 죽도를 들어서 상대 죽도를 흘려 내고 돌려 머리를 내려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 서성광 선수는 머리를 공격하는 것 같이 속여 손목치기를 많이 하며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한다. 반면 최철규 선수는 과감하고 다양하게 의표를 찌르는 공격을 많이 한다. 최철규 선수는 압도적인 우세로 판정승을 이끌어내며 경기를 마무리 한다.
▲ 4강 - 일반부 두 번째 경기
김용철 (27세) 4단 판정승 이강호 (32세) 5단
광주북구청 구미시청
두 선수 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라서 쉽게 결판을 내기 어려운 경기이다. 경기 시작 57초경 이강호 선수가 갑자기 죽도를 머리 위로 크게 올렸다 왼 허리를 친다.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의표를 찌르는 공격 시도로 상대를 흔들어 놓는다는 차원에서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 한다. 1분 35초 경 이강호 선수의 손목 머리가 작열 했다. 완벽한 한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판으로 줄 수도 있는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1분 42초경에도 김용철 선수가 머리를 뛰어 들어가는 것을 비켜 손목 친 것도 정확히 맞지는 않았으나 아까운 격자이다. 시간이 갈수록 김용철 선수가 자신이 없이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기 전반적으로 이강호 선수가 유리하게 이끌고 경기가 종료되어 연장에 들어간다. 연장에서는 경기 양상이 정 반대로 흐른다. 이강호 선수가 지친 기색이 역력하고 자꾸 수세로 몰린다. 연장 21초경 김용철 선수의 퇴격 허리가 잘 들어간다. 또 14초 남기고 친 퇴격 손목도 가벼운 느낌은 있었으나 한판 줄 수도 있는 격자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판정으로 가서 김용철 선수의 승이 선언 된다.
▲ 결승 -고등부 경기
박주영 (19세) 2단 ㉤ 1분 38초 2 : 1 ㅅ 2분 4초 류제민 (19세)
대구공업고 ㅁ 4분 3초 유성고
양 선수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듯 탐색도 해보지 않고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고등학생답게 서로 패기 넘치는 경기를 운영 한다. 초반에는 류제민 선수가 적극적으로 밀어 붙인다. 1분 38초경 코등이싸움 중 류제민 선수가 뒤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박주영 선수가 좇아 들어가며 압박을 한다. 이 순간 류제민 선수가 밀리지 않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주영 선수가 머리를 공략해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이후 박주영 선수는 자신감을 얻은 듯 더욱 세차게 밀어 붙인다. 2분 4초경 두 선수는 서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다가 박주영 선수가 머리를 공격하자 류제민 선수는 본능적인 누름 손목으로 점수를 만회 한다. 3분 56초경 코등이싸움에서 박주영 선수가 왼손을 자꾸 류제민 선수 팔 사이에 자꾸 밀어 넣는 동작이 몇 번 반복되자 주심이 예리하게 보고 반칙을 잡아낸다. 경기 재개 6초 만인 4분 3초경 류제민 선수가 머리를 숙이며 손목을 공격하자 즉시 박주영 선수가 손목 머리 연타 기술로 되받아쳐 검도 왕을 차지하는 순간이다.
▲ 결승 - 초등부 경기
김장윤 (13세) 소년 초단 ㉦ 42초 1 : 0 이주혁 (13세) 소년 초단
대구 상산초교 청주 석교초교
양 선수 모두 몸에 무리한 힘도 들어가 있지 않고 유연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 이주혁 선수는 적극적으로 먼저 공격을 해나가는 반면 김장윤 선수는 상대의 동작을 잘 보고 있다가 반격을 해 나간다. 42초경 김장윤 선수가 전진 스텝을 밟아 들어간다. 거리가 맞았다고 생각한 이주혁 선수가 공격을 하려고 죽도를 드는 순간, 그 동작을 읽은 김장윤 선수가 재빠르게 손목으로 득점을 따낸다. 이후에 이주혁 선수의 불같은 공격이 계속 되고 김장윤 선수는 한 점으로 경기를 굳히려는 의도로 죽도의 검선을 오른쪽 아래로 내리고 왼손을 머리 위로 하여 방어 위주로 나간다. 지금까지 좋은 자세로 경기를 진행해 오던 김장윤 선수가 한판을 득점하고 난 뒤에 조잡한 방어 위주로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지도자들은 승부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바르고 정당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어린 학생들을 지도를 해야 우리 검도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기는 한판으로 종료 된다. 김장윤 선수가 이겼지만 이주혁 선수도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이다. 공격적이고 상대의 공격을 막기만 하지 않고 즉시 반격을 하는 좋은 습관이 몸에 붙어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김장윤 선수와 같이 상대의 동작을 잘 관찰하여 빈자리를 공략하는 침착한 검도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 결승 - 일반부
최철규 (25세) 4단 0 : 1 ㉦ 4분 21초 김용철 (27세) 4단
광주 북구청 광주북구청
김용철 선수의 중단은 상당히 허술해 보이는데 막상 경기에서는 아주 까다로운 선수이다. 김용철 선수는 경기 시작 하자마자 선제공격을 날리며 공격적으로 나온다. 최철규 선수의 중단 겨눔 자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허리도 펴져 있지 않고 왼 다리오금도 많이 구부러져 있다. 고질적인 다리와 허리의 부상으로 인하여 힘들어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원인인 듯도 하다. 선제공격은 거의 하지 못하고 들어오는 공격을 받아치는 위주로 경기를 운영한다. 평소 같이 대담하고 자신감 있는 기술을 구사하지 못한다. 서로 신중하게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김용철 선수의 선제공격이 나오면 불꽃 튀는 난타전이 이루어지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4분21초경에 김용철 선수가 천천히 최철규 선수의 죽도를 오른쪽 위로 걸어 올려 손목이 보이자 재빠르게 손목을 격자하여 어렵게 득점에 성공 한다. 시간에 좇긴 최철규 선수가 안간 힘을 다 써보지만 노련한 김용철 선수의 방어에 막혀 만회를 하지 못하고 경기가 종료 된다. 김용철 선수는2007년 우승에 이어 2009년에 대회 2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다.
맺음말
다른 스포츠 심판은 경기 결과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검도 심판은 승패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심판들은 사심을 가져서는 물론 안 되겠고 오심도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고민하고 공부하며 쉬지 않고 수련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심판의 오심이나 사심에 의해 억울하게 패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는 선수들이 많다. 이번 ‘SBS 검도왕대회’에서도 중계방송 중에 나온 실수만 해도 여러 번 이다. 예선에서도 멋있게 기술이 걸려 들어간 기술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고, 빗맞거나 짧게 맞은 것을 한판으로 인정한 경우도 몇 번 보았다. 심판의 권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정 두려운 마음으로 부끄럽지 않은 심판을 보기 위해 우리 심판들은 고민하고 아파해야 할 것이다. 검도는 다른 운동하고 달라서 선수만 수련하는 무도가 아니고 심판들도 선수들과 똑같은 마음으로 검도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같이 수련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검도에 대한 감각 뿐 아니라 심판의 판정에 대한 감각도 늘 살아 있을 수 있다.
검도는 감각의 무도이다. 따라서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며 몸으로 기억해 감각적으로 기술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창의성을 가지려 해야 한다. 구태의연한 틀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움을 창출해 내야 한다. ‘더 이상의 것은 없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자신의 발전은 정체 되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면 새로운 방법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생각은 먼저 감각과 근육, 힘줄과 피부를 타고 느낌으로 다가 온다.’ 또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배움이 몸에 익어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진짜 공부(工夫)는 몸 공부다.’ 그렇다. 검도야 말로 모든 오감을 동원한 몸 공부요, 참 공부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은 학교 공부를 많이 못했다고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글공부만 한 사람은 알 수없는 영역에 대한 사색과 체험의 산지식이 있으니까 …. 방심할 수 없는 승부의 세계에서 사는 우리는 자신을 위한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경쟁자가 아닌 목표를 보고 뛰어야 한다. 그리고 ‘Never, Never, Never, Give up!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절망도 하나의 범죄이다.’ 라는 말과 같이 운이 내게로 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려야 한다. 이 말은 바로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SBS 대회를 기점으로 2009년 치열하고 격동적인 비정한 승부 세계의 서막이 올랐다. 올 한 해 동안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격전의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겠는가!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좌절로 갈라져 기쁨과 고통을 나눌 수밖에 없는 우리는 서로 경쟁자이면서 어쩔 수 없는 동반자일 수밖에 없다.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동고동락을 같이하는 우리는 어쩌면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큰 연민의 정을 느끼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
매번 실제로 죽고 살지는 않지만 삶과 죽음의 대 명제를 항상 가까이 하며 간접 경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냉혹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고, 인륜과 도덕의 이상을 실천해 진아(眞我)를 찾아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이중의 부담 속에 끝없이 갈등하며, 자신과의 벅찬 싸움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도 늘 찾아오는 회의를 뒤로 하고 또 다시 나의 길을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허탈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패튼 장군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부정할 수없는 현실의 치열함 때문이리라.
“과감하라. 과감하라. 항상 과감하라. 전장에 나가면 우리는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다. 그러니 우리는 과감해야 한다.”
첫댓글 이기거나 죽는것보다는 사느냐 죽느냐가 더 실감날듯...
To be or not to be.
That is Kum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