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한 삶]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사람의 럭셔리지~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 우리는 겉으로 번쩍거리는 걸 럭셔리하다고 착각하지만, 내면의 빛은 그렇게 번쩍거리지 않아. 거꾸로 빛을 감추고 있지. 스토리텔링에는 광택이 없어. 하지만 그 자체가 금광이지.
[앙드레 지드 - 탕자, 돌아오다]
'나는 아버지가 잡아주는 기름진 양보다 가시밭길 헤매다 굶주림 속에 따먹은 썩은 아가베 열매가 더 달았어요'
[강화도 화문석]
"강화도에 화문석이 유명하잖아. 꽃 화자에 무늬 문자 써 화문석이거든. 그런데 나는 무늬가 있는 것보다 없는게 더 좋아서 그걸 달라고 했지. 그런데 그 무문석이 더 비싸다는 거야. 그래서 따졌다네.
'이보시오. 어째서 손도 덜 가고 단순한 무문석이 더 비쌉니까?'
'모르는 소리 마세요. 화문석은 무늬를 넣으니 짜는 재미가 있지요. 무문석은 민짜라 짜는 사람이 지루해서 훨씬 힘듭니다.'
그 소리를 듣고 내가 무릎을 쳤어. 화문석은 짜는 과정에서 무늬넣을 기대감이 생기고 지기가 신이 나서 짜. 반대로 무문석은 오로지 완성을 위한 지루한 노동이야. 변화가 없으니 더 힘든거지. 인생도 그렇다네. 세상을 생존하기 위해서 살면 고역이야. 의식주만을 위해서 노동하고 산다면 평생이 고된 인생이지만,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해내면, 가난해도 행복한 거라네."
[필록테테스]
"안타까운 일이네만, 필록테테스 이야기를 같이 할 제자, 스승, 친구가 없었어.교수실에 모이면 다들 바둑, 정치 아니면 스캔들 이야기야. 조금 심각한 주제를 말하면 왕따 당한다고. 외국 내학의 식당에 갸면 어떤가? 막장 토론하는 데가 거기야. 거기서 물리학자와 철학자, 생물학자, 수학자가 격론을 벌이지. 그래서 나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마자막 장면을 보면 눈물이 나. 정신이 이상하다고 교수 집단에서 쫓겨났던 존내시가 마침내 그 고통을 이기고 노벨상을 받았잖아. 식당에서 교수들이 자기들 만년필을 존 내시의 테이블 위에 놓고 간다고. 동시대를 살아서 영광이었다는 뜻으로. 그게 사회고 그게 사는 거고 그게 나라고 그게 대학이지. 물론 영화 속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