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9일 당당하게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LG 박현준, 그가 2012년 3월 2일 검찰에서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자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프로야구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야구팬 가슴에 대못 박아놓고 웃음이 나오더냐." "승부 조작도 그렇지만, 그동안 응원하고 믿어준 팬들에게 뻔뻔히 웃으면서 거짓말한 게 더 열받는다."
檢 “브로커들, 서울연고 구단 투수 접촉” 진술 확보했으며, LG 에이스 박현준 선수 자진신고, 넥센 문성현 조사 방침이다. 프로스포츠 경기 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는 15일 브로커들이 프로야구 LG 트윈스 소속 에이스급 투수 박현준 씨 등 선수 2명 외에 다른 구단 투수들에게도 도박 가담을 제의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LG 트윈스 투수 2명에 대해서는 소환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에이스 박현준(26)이 2일 검찰에 승부 조작 가담을 자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LG 트윈스 홈페이지의 팬 커뮤니티인 '쌍둥이 마당'에는 2일까지만 해도 "박현준을 믿는다"는 게시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박현준이 승부 조작 사실을 자백했다는 보도이후 그를 성토하는 글이 1000건 가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팬들은 박현준이 검찰 조사를 받기 전까지 줄곧 혐의를 부인했고, 2월 29일 검찰의 출두 통보를 받고 인천공항에 입국했을 땐 웃음을 지으며 "나는 (조작을) 하지 않았다. 잘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에 분개하고 있다. 팬들은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이었느냐. 경악스럽다" "마지막까지 팬들을 농락했다"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부 조작에 가담한 시점을 비난하는 팬도 적지 않다. 박현준은 2011년 8월쯤 두 차례에 걸쳐 1회에 볼넷을 내주는 방식의 승부 조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승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성현(23)이 2011년 7월 31일 넥센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직후였다. 당시 5위로 떨어진 LG는 4강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LG 팬들의 항의 시위가 일어난 것도 8월 중순 무렵이었다.
박현준은 볼 넷을 내주고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8월, 4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2경기(8월 2일 LG-SK, 8월 7일 LG-한화 경기)에서 1회에 경기 첫 볼넷을 내줬다.
8월 2일 문학 SK전에서 박현준은 1회 말 선두 타자 김강민에게 볼카운트 0-1에서 안타를 맞았다. 2번 타자 조동화는 초구에 희생 번트를 댔다. 박현준은 3번 타자 안치용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쪽에 붙는 공으로 삼진 처리했지만, 4번 타자 정상호에겐 풀카운트에서 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2사 1루에서 박정권이 타석에 들어서자 박현준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후 투수 코치와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박현준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회 위기를 넘긴 박현준은 6과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8월 7일 잠실 한화전에선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날 박현준은 1회 초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나서 내리 볼 4개를 던졌다. 5구째 높은 직구가 볼 판정을 받자, 박현준은 입을 크게 벌리면서 볼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잠실구장 관중석에는 박현준의 부모님이 찾아와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박현준의 자백 사실을 접한 LG 구단은 말을 아끼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었다. LG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부적으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검찰의 공식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구단 입장과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밝히긴 이르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김성현·박현준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승부 조작에 가담했으리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몇몇 네티즌은 '의심선수 리스트'를 만들어 각종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2012년 2월 29일부터 승부 조작 관련 2차 자진신고를 받고 있는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일 "아직 접수된 자진신고는 없다"며 "5일 저녁까지 자진신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조선일보, 2012년 3월 5일 김동현).
KBO는 김성현(23)과 박현준(26ㆍ이상 LG트윈스)이 검찰수사 결과 불법을 저지른 것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4일 "경기 조작과 관련된 선수들은 이미 소속 구단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한 상태다. 김성현은 구속 됐고, 박현준도 근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경기 조작 선수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 프로축구의 예에서 보듯 영구제명 등 강도 높은 징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KBO는 또 경기 조작 선수들에 대한 징계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시즌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구 팬들의 실망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KBO의 입장을 밝히고 용서를 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KBO는 빠르면 5, 6일에 선수들의 경기 조작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낼 예정이다(한국일보, 2012년 3월 5일, 노우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에게 영구제명 등 강력한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