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원 여러분, 파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분들께,
안녕하세요. 파주에서 활동하는 녹색당원 송혜성입니다. 저는 2018년 6·13 지방선거에 파주녹색당 지역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하려 합니다.
“행동 먼저 생각은 나중에.” 막연한 불안감이나 걱정 때문에 내 마음속의 충동질을 외면하게 되는 순간에 스스로 되뇌는 말입니다. 일단 해보자. 되는대로 해보자. 녹색당에 가입하게 된 것도 주변 분들의 “함께 해보자”라는 설득에 저지르고 본 일입니다. 그렇게 녹색당을 만나고 나니 세상이 넓어졌습니다. 에너지정의, 기본소득, 동물복지, 소수자인권 등 나에게는 개념에 그쳤던 것들을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녹색당이었습니다. 녹색당이 추구하는 모든 것은 내가 삶의 중점으로 생각해왔던 ‘생태적 가치’의 확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늘 마음속에서 놓지 말자고 다짐하는 ‘휴머니즘’이었습니다.
이런 녹색의 가치를 파주에서 실현해보려 합니다. 이전에는 변화가 적고 세련되지 않은 파주가 싫고 지루했습니다. 동네에서 생기는 일들은 나에게는 너무 사소하고도 소소했고 그래서 파주를 벗어나는 일이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며 5년간은 파주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학교가 있는 거대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 2015년 임진강 대책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지역의 문제와 만나고 나서부터는 그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결정들이 지역 정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용돈, 시간 그리고 힘을 모아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고 지역 축제를 만드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파주 시민사회에서 평범하고 소중한 선의가 모이는 과정에 참여했던 경험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지역 정치를 긍정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20대 당원들이 지역 행사나 연대 자리에 가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이 있었네요”. 청년들은 왜 파주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왜 아침이면 만원 버스와 전철을 타고 대도시로 나갔다가 해가 지면 다시 돌아와야 할까요. 파주가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지역에서의 삶을 만들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파주시 의회 구성 보면 시의원 13명 중 대부분이 40~60대입니다. 시민들의 온갖 소리를 듣고 반응해야 하는 곳이 시의회입니다. 그런데 청년의 목소리가 파고 들어갈 틈이 적습니다. 청년들 또한 파주의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그들의 목소리도 지역 정치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어떤 채널로 소통하며 어떻게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청년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젊은 정당이 바로 녹색당입니다.
구시가지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청년들은 지역에서의 삶을 꿈꾸며, 집집마다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고, 깨끗한 공기로 숨 쉬는 파주를 꿈꿉니다. ‘살고 싶은 마을’을 그저 동경하고 꿈꾸기보다 친구들, 시민들과 손잡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지금 여기에서 여러분과 하고 싶은 일입니다. 독일에 있던 2017년 봄 파주의 미세먼지 수치가 전국에서 가장 안 좋은 편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파주는 숨을 쉴 때마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었고, 먼 곳에서 깨끗한 공기로 숨을 쉬던 나는 안도하는 대신에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매일 미세먼지 수치를 검색하며 불안해하는데 정부나 지자체가 대책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이런 저에게 당시 상사이던 독일 녹색당 호엔 의원은 “독일도 예전엔 공기가 좋지 않아 널어둔 빨래가 까매지곤 했다. 그런데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와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운동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회가 된 거다”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녹색당이 시의회에 들어갔을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변화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렙니다. 분명 누구보다 시민과 친한 정당이 될 것입니다. 지구와 생명을 위한 정치, 생태와 평화를 향하는 정치를 파주 안에서 함께 해봅시다.
송혜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