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의 개념에 대하여 <계사전>에서는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을 道라하고 이것을 이어받는 것을 善이라 하고 이것을 이루는 것을 性」이라 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로 性은 음양의 화생에서 생기는 것이고,
둘째로 性이라는 것은 모든 만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만물은 음양의 화생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는 불충분하다.
性의 함의(含意)는 반드시 命의 개념과 함께 설명해야 분명해진다.
건괘의 <단전>에 말하기를 「건도의 변화는 각각 性命을 바르게 한다」고 하여 性命의 시작이 건도의 변화에서 시작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건도로 부터 변화하여 性命이 생겨, 坤에 이르고 坤은 乾을 이어 건도의 변화가 일으킨 性命을 이어받아 다시 변화하여 形體를 만든다. 여기에서 비로소 만물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사전에서 말하는 일음일양하여 性을 이룬다는 것은 物이 생기고 난 후의 일을 말한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면 곤도변화 이전의 건도변화에 까지 소급하여야 하는 것이다.
건괘 <단전>에서는 성명을 합하여 말하고 있지만, 性과 命은 구분된다.
性이라는 글자는 生과 心이라는 글자로 구성되어 있고, 命이라는 글자는 口와 令으로 구성되어 있다.
性이라는 글자가 生과 心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래에서 받은 것을 말하고,
命이 口와 令으로 구성된 것은 위에서 준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건괘의 단전에서 말하는 性命이라는 말은 실은 같은 하나의 命이다.
性이라고 말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命과 같은 것으로 命이 萬物에 내려간 것을 말하는 것이다.
物이 생기기 이전의 것이 命이고, 物이 생긴 이후의 것이 性인 것이다.
그런데 건괘 <단전>에서 性命을 같이 연결하여 사용할 뿐 아니라 또한 性을 命의 위에 놓고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즉, 인성의 시초를 곤도변화 이전의 건도변화에 까지 소금하여 인성이란 근거를 근원적인 곳에서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 두마디의 말을 통하여 공자가 말하는 입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실하게 성명의 구분도 가능하다.
즉 命이 첫번째 단계이고 性은 두 번째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면 天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命이고 인간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性이다.
天은 생하기 이전이고 人間은 이미 생한 후를 말하는 것이다.
중용의 「天命之謂性」이라는 말은 性과 命을 둘로 나누어 가장 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