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시민넷, 2019년 시민정치학교 3 강좌
장하나 전 정치하는엄마들 대표 ‘여성의 정치 참여’ 주제로 강연
“모두가 정치하는데 엄마들만 정치를 하지 않고 있어”
“학력, 경력, 경제적 능력 모두를 갖춘 국회의원들이 엄마들, 서민들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이들은 발 딛고 살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6월 18일 저녁 7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2019년 시민정치학교 3강좌가 있었습니다. 이 날 강좌에는 장하는 전 정치하는엄마들 대표가 오셔서 ‘여성의 정치 참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고, 시민사회 활동의 경험,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느꼈던 소외, 정치하는 엄마들이 하는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장하나 전 대표는 2012년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되었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서울노원갑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하였으나 패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는 야근을 비롯한 장시간 노동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칼퇴근법’, ‘상가임대자 보호 관련법’, 동물원의 적정한 사육 환경을 규정하는 ‘동물원법’ 등을 대표발의 하였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앞장서서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가해기업 처벌을 위한 법을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장하나 전 대표는 지금은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모든 엄마가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사회, 모든 아이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복지 사회 등을 실현 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참여하는 엄마들은 전국적으로 1,5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회원들은 순수하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로 시민단체나 정당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한유총 집단 휴업 우려 기자회견, 탈핵 엄마아빠 선언, 어린이집 사고 재발 방지대책 촉구,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 촉구, 사립유치원 불법 집단 행동 고발, 스쿨미투 운동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장하나 전 대표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삶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이 법을 잘 만들지 법조인 출신이 잘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이 학력이나 경력은 좋지만 발을 딛고 산 사람들이 아닙니다.
임신하면 말이 좋아 경력단절이지 사회적 해고입니다. 이런 당사자가 되니까 분노가 생겼습니다. 당사자의 정치가 마음에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여성정치인들이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엘리트 정치인입니다.
직장생활하다 임신, 출산 때문에 경력 단절된 여성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엄마들이 정치해야 하는 이유는 노동자, 상공인, 교사, 공무원 등 모두가 정치를 하고 있는데 엄마들만 정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 플러스 사회적 약자만이 정치를 안 하고 사회적으로 다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들도 여러 단체나 협회가 있지만 엄마협회는 없습니다.
엘리트주의가 한국사회를 좀 먹고 있습니다. 민주사회와 인권사회의 걸림돌입니다. 시민사회가 시민들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순간 위계가 발생합니다. 시민은 그걸 느낍니다. 계몽이 아니라 설득이 되어야 하고 대화를 요청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생각이 없지 않습니다. 행동하지 못할 뿐입니다. 먹고 사느라 바쁘기도 하고 행동할 기회나 참여할 공간 없기 때문입니다. 광장에 나온 수백만의 촛불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광장에 나오고 싶어도 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수를 상상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어디엔가 있습니다.
진정한 여성정치는 애기 엄마, 아줌마가 하는 것입니다. 교수님, 박사님이 아닌 변변한 직업이 없더라도 정치를 하자고 해서 정치하는 엄마들로 규정하였습니다.
직업, 지식, 자본엘리트들이 직업 없고, 돈이 없고, 결혼 문제 등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청년정치를 할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 중에 선량한 정치인도 있지만 왜 제대로 못하냐면 서민, 중산층 삶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기 문제라고 보지 못합니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문제에 애타는 국회의원은 없습니다. 좋은 엘리트, 자본 엘리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기준으로 좀 더 나은 정당이 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에 정치발전이 없듯, 우리도 한국의 정치권력, 경제권력 등 기득권층에 비래해서 좀 더 나은 집단인 것에 그치고 있지 않은지 자학적으로 반성을 해야 합니다.
정치하는엄마들 회원들은 정치를 해 보았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던 분들이 아니고 90%가 처음 활동하는 분들입니다.
요즘은 동원되는 느낌이 있으면 시민들이 활동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들어볼 만하거나 매력, 느낌을 주어야 움직입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뭘 배우러 오는 곳이 아니라, 말하러 오는 곳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랬고, 그래서 무급 활동가가 많아질 수 있었습니다. 엄마라는 소수자 운동을 같이 할 사람들이 수백만일 필요는 없습니다. 수백이면 족합니다. 편견 없이 바라면 활동가가 될 엄마들은 충분합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리더 또는 리더쉽이 부재한 곳입니다. 리더가 많으면 리더가 아니 듯, 엘리트가 많으면 엘리트가 아니 듯, 당사자인지 활동가인지 그런 구분도 별로 의미 없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