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짜글짜글>
-신명나라 맛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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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름이 재미있다. 의성어로 붙인 음식 이름이 음식의 정체성을 너무나 잘 말해준다. 짜글이는 짜글짜글 끓인다 하여 짜글인데, 이집은 상호 자체가 '짜글짜글'이다. 짜글이만 하는 집이라는 말이니 전문성도 드러난 셈이다. 식당 안내 문구대로 짜글짜글 끓이니 더 맛난 짜글이가 되었다.참 맛난 짜글이 집이다.
1. 식당 얼개
1) 상호 : 백송짜글짜글
2) 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청주역로 635(오산리 537-16)
3) 전화 : 043) 260-0635
4) 주요음식 : 짜글짜글, 등뼈찜
2. 맛보기
1) 전체 : 짜글짜글이라는 바짝 졸인 찌개가 주인공, 쫄깃쫄깃한 고기가 우선 회를 동하게 한다. 등장할 때 느타리버섯이 잔뜩 들어 있는 모양새가 왠지 격조 있는 서민음식 느낌이 난다. 반찬은 비교적 간단, 주메뉴에만 집중하여 먹는 음식이다.
청주 혹은 충북 지역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오래 전부터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앉은 자리에서 바짝 쫄 때까지 끓여먹는 음식이다. 그래서 이름도 '짜글이'. 이름에 식재료는 없이 조리방식만 나타나고, 그것도 순 고유어 의성어로만 되어 있어 언중의 새로운 작명 취향을 보는 거 같아 재미있다.
전남 세발낙지 생것을 탕탕 두드렸다 하여 '탕탕이'라고 하는 것과 흡사하다. 그 느낌은 원어민 한국인 아니면 감지 안 될 거다. 이름부터 순한국식, 맛도 순한국적이다.
고춧가루가 빨간 색깔에 비해 맵지 않다. 식재료를 국내산만 쓴다는데 고춧가루맛이 순한국적, 덕분에 음식이 한국 본래의 맛이 난다. 국내산 식재료 사용이 맛도 손님도 잡는 비결인 거 같다.
간단한 반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물김치, 역시 별로 맵지 않으나 때깔은 곱다. 서걱거리는 배추, 무청 맛도 신선하기 그지없다. 짜지 않아 매운 짜글이와도 조화가 된다.
밥맛이 매우 좋다. 탱글거리면서도 꺼끄럽지 않다. 뚝배기 남은 국물에 불을 붙여 비벼도 퍼지지 않는다. 마지막 한 톨까지 밥알 모양과 맛이 고대로여서 볶음의 제맛을 즐길 수 있다. 역시 우리 쌀 밥맛이다.
3. 먹은날 : 2019.7.9.저녁
음식값 : 짜글짜글 10,000원, 김치짜글 10,000원, 등뼈찜 28,000원
4. 먹은 후
조금 이른 탓이었는지 빈 상이 많아 여유있게 먹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어느새 순식간에 식당 안을 가득 채웠다. 기다리지 않고 먹은 것만도 행운, 감사한 일이다.
충청도 음식에 그리 기대하지 않았던 음식 지도를 수정해야 할 판이다. 어느 지역에나 한 가락하는 고수들이 있다. 짜글이, 이름도 재미있는 음식을 이렇게 손맛나는 음식으로 먹어보다니, 한식의 넓은 바다에 다시 감탄한다.
김치찌개의 변주인데 김치 없이도 이렇게 맛을 냈다. 돼지고기는 아마 목살부위를 주로 사용하는 거 같다. 쫄깃거리는 고기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물 맛을 내는 데 적절한 부위이다.
그런데 돼지고기와 느타리버섯의 조합은 예상하지 못했다. 김치가 아닌 버섯과 돼지고기의 조화라니, 멋있는 변주다. 김치찌개는 집밥 냄새가 나는데 짜글이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살짝만 손을 대도 다른 느낌, 전문가의 느낌이 나는 것이다.
지역마다 식당마다 어디서나 언제나 새로운 식재료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한식의 다채로움, 분명 음식 한류의 성공을 예언하는 조짐이다.
경부선을 타고 가다 먹을 수 있다. 하이패스 옥산 톨게이트에서 지척이다. 고속도로 근처라는 위치 정보는 매우 유익하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에서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손맛 음식을 이동 중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과 음식을 다 잡는다. 꿩먹고 알먹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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