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글: 황선미 그림: 박정섭
발제: 김보영
2021년 3월 4일
작가는 여덟 살 된 아이의 장래희망이 `학교 가서 친구 사귀고, 급식 먹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날마다 공기나 물을 마시듯 자연스럽게 해 오던 모든 일상과 행위들에 제약이 붙고 규칙이 정해지고 심지어 법적 제재 까지 일어나는 현 상황에 대해 아이의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풀어놓은 글이다.
샤갈을 좋아하는 엄마가 야심차게 오픈한 미술학원은 코로나로 인해 유리창에
`급임대'가 붙어있다. 딸인 새봄이는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여덟 살 여자아이다. 새봄이가 가장 아끼는 건 교과서다. 진짜 학생이 되었다는 증거란다.
새봄이의 꿈은 학교에 매일 가는 거, 학교에서 친구 사귀는 거, 그리고 학교 급식을 먹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엄마의 반응은 "맙소사,젠장." 이다.
새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꿈은 뭐야?" "글쎄, 그게 다 어디로 가버렸다니......"
TV속에 나오는 유명인과 그의 아이들이 달고나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새봄이는 마냥 부러우면서도 해외로 떠나 아직 돌아오지 않은 여행작가 아빠를 그리워한다. 엄마에게 달고나를 만들자고 졸랐다.
"요즘은 어딜가나 달고나 달고나 하더라. 세상은 전혀 달콤하지 않구먼! 너도 얼른 숙제해. 내일 학교 가야지.“
새봄이가 만들고 싶었던게 정말 '달고나' 였을까? 가족과의 화목한 일상을 만들고 싶었던 소망과 그리움이었을 텐데 엄마의 현실 답변은 아이를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엄마의 모습이다. 바로 내 모습이다. 아이다움을 지켜주기에 너무 성의 없고 배려 없이 여유 없는 지친 어른의 모습!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딱 싫다.
엄마가 긴장한 표정으로 달고나 재료를 사들고 왔다. 의아했지만 새봄이는 기뻣고 만들어진 달고나를 엄마와 나누어 맛보았다. 무슨 맛 같냐는 새봄이의 질문에 "가난한 맛." 역시 산통 깨는 답변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다움을 지켜주기에 우리 어른들은 너무 바쁜 걸까? 처리해야 할 일과 책임들이 산더미 같으니 이해해야 할까? 제때 조달해야 할 돈도 벌어야 한다. 어른들도 애처롭고 서글프다.
코로나가 덮치면서 부모로서의 역할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남과 비례해 올바른 양육에 대한 부족함과 그로 인한 초조함이 커졌다. 참으로 미안한 노릇이다.
새봄이에게 엄마는 늘 말한다. 조심 또 조심. 그러면서 즐겁게 지내라고 한다. 이게 가능할까?
코로나가 급작스럽게 가져온 거짓말 같은 상황에 눈만 내놓고 산지도 어느덧 일년이 넘었다. 사람들은 불편한 삶의 방식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해 살아가고 있다. 반대급부로 우리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왔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었던가를 깨닫고 깊이 생각하게 되었단 점은 이 와중에도 고무적인 일이다.
새봄이는 이제 달고나가 아니어도 행복하다 한다. 학교에 가는 것, 친구가 생긴 것이 자기에겐 '달고나'라고 한다. 엄마는 오히려 '달고나' 덕분에 조금 행복해졌단다.
코로나가 극복되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고 그때 다시 누리게 된 소중한 일상에 대해 어쩌면 감흥 없이 적응하며 살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는 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 만이 아닌 어른 또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잘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 화이팅!!!
감사합니다~~
첫댓글 2021년 첫발제 하느라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