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투>
* 샌프란에서 떡볶이를 만났다. 그것도 2019년 미슐랭으로 지정된 맛집에서, 그것도 현대미술관 내 그림 속 음식으로. 메인디시 딱 네 개 중 하나로 당당하게 중심에 있는 떡볶이를 니가 그 떡볶이 맞아? 소종래를 즐겁게 따져보면서 맒이다.
먹은 음식 :샐러드 16불, 라이스케익(떡볶이 24불), 커피 5불
먹은 날 : 2019.4.29.점심
*미술관에 와서 시간 절약을 위해 미술관 식당을 이용한 것이 행운을 불러왔다. 비싸고 맛없을 거란 우려 속에서 걷는 것이 피곤하고, 또 밖에 나갔다가 시간 낭비를 할까 걱정되어 반은 어쩔 수 없이 택한 식당이었다. 실내장식부터 달라서 뭔가 조짐이 이상했다. 격조 높은 현대적 분위기와 우아한 종업원들의 서빙태도가 뭔가 불러올 듯한 분위기, 설마 했는데 과연 음식 상차림부터, 아, 행운이야. 정말 행운이었다. 거기다 세계화된 떡볶이를 만나다니.
* 떡볶이는 뉴욕 세프가 개발했단다. 몇 사람이 만나서 머리 맞대고 회의하면서 생각을 더해 개발한 거란다. 여기서는 거기서 개발한 음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고. 여기서도 한국인 쉐 프가 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떡볶이에 마파두부 소스에 이태리 볼로냐 치즈를 더해 만들었다. 물론 떡볶이가 주연, 다른 건 양념 차원의 협조다.
떡볶이 양념에는 한국 기본 양념이 다 들어 있다. 고추장, 마늘, 양파 등, 추가 양념은 보조라 떡볶이의 국제적 진화 작품이다. 거기다 매운 맛이 기본이라 음식 이름도 매운 떡볶이다. 옆 자리에 백인 중년부인 한 쌍이 식사를 하는데 한 분 메뉴가 떡볶이다. 즉석 인터뷰를 했더니 맵지만 맛있단다.
매운 맛은 살리면서 맛을 부드럽게, 서양 양념으로 친근감을 높였다. 미슐랭 음식점 메인 요리가 한국 요리라는 것이 놀랍다. 한국의 가장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요리, 포장마차의 요리가 이렇게 국제적이고 고급화된 요리로 진화했다. 나중 추추가 정보를 더 들어보니 사장님이 한국인 이민 2세란다. 한국인 이민 네트워크가 이렇게 문화 네트워크로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에스카롤샐러드. 햄을 빵으로 감싸안은 햄요리가 함께 했다. 부드럽고 비게와 살코기 적당하게 섞인 훈제돼지고기가 약간 진한 간으로 빵과 잘 어울린다. 고명이 시각과 미각의 효과를 다같이 높높여 풍성하게 한다.
빵은 갓 구운 듯 부드럽다. 딱딱한 껍질 안에 부드러운 속살이 약간 짭ㅈ름하면서 풍성한 맛을 담은 치즈와 잘 어울려 이것만으로도 질리지 않게 한끼 식사를 삼을 만하다. 물론 영양상의 필요에서 다른 요리가 필요하겠지만.
커피도 전문점 못지 않게 맛과 양이 풍성하다. 미국 음식의 대체적인 특성은 푸지다는 것, 여기서는 커피에도 통용된다. 투명 유리컵에 담은 맛이 향과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미술관 식당답게 분위기가 그만이다. 현대미술관이어서 분위기가 현대적이다. 접시와, 도구, 상차림도 모던하다. 벽에 붙은 그림도 음식과 함께 기분을 더한다.
떡볶이를 먹으라고 젓가락이 나왔다. 옆 테이블 부인이 서툴게 젓가락질로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젓가락 문화, 한국 음식문화의 전파다. 그런 이국적인 느낌이 떡볶이의 보급을 더 부추길 것이라 생각된다.
스픈과 칼도 디자인이 미술관 식당답게 개성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