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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성루>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중국레스토랑, 딤섬이 맛있다. 가격은 상당수준이어도 맛은 추천할 만하다. 미세하게 한국화된 맛에서 딤섬의 다른 세계를 본다.
1. 식당얼개
상호: 복성각
주소 : 서술시 충정로2가 2-2번지 충청빌딩 지하1층
전화 : 02) 313-5887~8
주요음식 : 딤섬, 기타 중국음식
2. 먹은날 : 2021.4.10.점심
먹은음식 : 모듬딤섬 14,000원, 군만두 7500원
3. 맛보기
딤섬은 대개 새우가 많이 들어간다. 딤섬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외국에도 별로 없는 거 같다. 각국 차이나타운에서 현지인이 원하는 건 많은 경우 딤섬이다. 점심, 간식이라는 말에서 음식이름으로 승격한 딤섬은 간식과 식사를 넘나들며 많은 사람이 즐기는 음식이 되었다.
특별한 향료 향이 없는 것도 세계화에 한 몫하는 거 같다. 쫄깃한 식감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거의 없을 듯하다. 샌프란시스코와 벤쿠버의 차이나타운에서도 딤섬을 먹었다. 우리 짜장면처럼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맛의 하한선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딤섬의 본고장 중국 광주에 가면 최고급 레스토랑부터 길거리표까지 딤섬 천지다. 길거리표도 나름 개성을 가지고 맛을 보장하므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시간 없으면 길거리표로 간단하지만 만족스럽게 한 끼 떼울 수 있다.
강남에 있는 팅타이펑도 딤섬을 잘한다.미슐랭 맛집에도 올라 있는데, 딤섬 즐기기엔 아주 좋다. 상해 미슐랭 식당에서 먹어본 딤섬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중국이나 미주 차이나타운에서 먹는 딤섬은 중국 오향류의 중국 냄새가 약간씩 배여있다. 이곳에선 중국 향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쫄깃한 맛이 좀 덜한 것으로 보아 속의 내용물에 탄수화물 성분이 좀 더해진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상급 딤섬이다. 한국인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딤섬으로 추천할 만하다.
지에차이로 만든 자차이. 오이같이만 쫄깃거리는 식감과 중국식 향이 독특한 절임요리다.
군만두. 중국식 군만두의 원형을 보여준다. 어릴 때 먹었던 중국집 만두 맛에 가장 가까운 맛이 아닌가 한다. 1회용 도시락이 나무로 되어 있던 시절, 어른들이 집에 사가지고 온 군만두, 나무 도시락에 배인 기름 냄새가 너무 향그러웠다. 만두는 더 향그러웠다. 입안에 고이던 육즙과 부드러운 고기결의 식감과 튀긴 기운이 살짝 딱딱함으로 남은 껍질의 맛도 환상이었다.
만두집 이름 <일품향> 전주 최고의 군만두집이었다. 아직도 영업을 하므로 추억에 이끌려 어쩌다 들러보면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식재료의 맛이 변한 탓이리라. 어쩔 수 없이 추억에 밀어넣어둔 그 만두의 맛과 너무 근접하다. 이 무슨 인연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맛에 빠져 실수로 2개나 먹고나서 찍어서 4개지만 1인분으로 6개가 나온다. 양도 괜찮고, 맛은 형언이 어렵다. 육즙의 부드러운 맛과 고급스러운 속맛이 인스턴트음식에 길들여 있는 미각을 깨우쳐준다. 군만두는 이런 맛으로 먹는 거라고.
4. 먹은 후
요즘 중국의 한국문화 넘보기로 많은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문화는 근원이나 원천보다 현재의 향유가 더 중요하고 쟁점이 되어야 한다. 중국 자장미엔과 비슷하지만 다른 한국식 짜장면을 만들었듯이 딤섬도 발전시켜 그렇게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싶다.
중국은 황하문명 개발을 위해 인근의 나무를 희생시킨 것이 지금도 회복되지 않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리는 그 문명의 혜택만 보고 국토 훼손이라는 대가는 치르지 않았다. 그러면서 발전적인 성과는 한중일월 중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운이 좋은 경우다.
중국음식도 그 성과를 잘 향유하고 개발해서 새로운 문화, 유용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밴쿠버 중국집에 가니 우리 떡볶이를 팔고 있었다. 물론 맛은 국적이 없는 이상한 것이어서 별로. 많이 찾을 거 같지 않았지만.
특히 음식에서는 국적 경계를 찾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옛날 우리 거였다는 말은 별 의미가 없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있으면 우리것이 된다. 우리것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짜장면이 그런 사례를 잘 보여준다.
오래 전에 대만에 친구가 있어 한참 머무른 경험이 있는데, 그 친구가 한국 친구 왔다고 깍두기를 담궈주었다. 그런데 향채를 가득 넣어서 한 조각도 먹을 수가 없었다. 한국유학을 했던 그 친구는 너무나 맛있게 먹었고, 그 가족도 맛있게 먹었다. 나만 못 먹었다. 대만식 깍두기가 된 것이다.
문화는 잘 찾아 향유하는 사람이 향유권을 갖게된다. 딤섬은 짜장면보다 보편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 가능성의 일면을 이 집에서 확인한다. 건투를 빈다.
#서대문역맛집 #딤섬맛집 #경기대맛집 #중국맛집
*아래는 재방문 기록
* 마파두부 8,000원, 삼선우동 8,000원
먹은날 : 2021.5.1.점심
마파두부, 얼마 전까지는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었다. 중국에나 가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이제 중국식 한국의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보는 바와 같이 한국식 변화를 가미한 마파두부. 사천음식 마파두부가 이제 한국식 짬뽕국물과 흑미밥에 곁들여 나오는 음식으로 한국식으로 축을 이동하여 조리되고 있다. 맛과 영양을 다 잡아 한국 고객의 기호에 부응하려는 노력이다.
마파두부밥은 중국에서 본 적이 없다. 아마 사천성에 가도 찾기 어려울 듯. 맛도 강한 향이 줄어들고, 중국식 향도 약화되었다. 한국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다. 중국에 가면 잡채밥도 없다. 마파두부밥, 희한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벤쿠버 중국집에 한국식 떡볶이가 있었다. 서로 가까워지면서 변화환다.
축을 이동해서 누구의 입맛을 잡아 세계화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소비자는 국적은 어떻든 맛있는 음식, 부담없는 음식을 즐길 뿐이다. 그 지점을 잡아내는 것은 식당의 능력이고,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면 수요 창출로 이어지는 것을 불문가지. 어쨌든 이 음식은 변화가 성공적인 거 같다.
삼선우동. 국물과 거섶은 좋으나, 면에서 살짝 밀가루 냄새가 난다. 왜 사람들이 중국집에서 우동 아닌 짬뽕을 선호하는지 알 거 같다.
그러나 여러가지 식재료가 많이 들어 있어 탄수화물 편향성을 조금 막아준다. 죽순도 들어 있다. 팬더 먹이라는 죽순, 저렇게 큰 죽순은 한국 식재료가 아니다. 풍성한 한끼로 이만하면 풍족하다.
2021.6.19.점심
꿔바로우 17,000원
딤섬 14,000원
*연변음식 꿔바로
꿔바로우. 우리식으로 부르면 돼지고기찹쌀탕수, 찹쌀탕수육이다. 탕수육과 차이는 튀김옷을 밀가루로 하는지, 찹쌀로 하느냐의 차이이다.
꿔바로는 연변식 탕수육이다. 북경에서도 초창기에는 일반 음식점에는 탕수리지만 있고, 꿔바로는 없었다. 특별히 연변식 음식점에 가야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일반 음식점에서도 만날 수 있을 만큼 많이 보편화된 거 같다.
연변은 냉면만 잘하는 게 아니다. 꿔바로도 어쩌다 북경이나 상해에서 먹는 거보다 훨씬 맛있다. 그야말로 원조의 맛이 난다. 북경에서 하는 꿔바로는 흉내내는 것이다.
여기서는 튀김옷에 옥수수 조각을 넣어 풍미를 살렸다. 맛은 그만한데, 조금 딱딱한 느낌이다. 조금 아쉽지만 먹을 만하다.
*딤섬의 한국화
여기 오면 딤섬을 자주 먹게 된다. 여러 나라에서 딤섬을 먹어봤지만, 이곳의 딤섬도 수준급이다. 북미 차이나타운보다 나은 거같다. 중국의 독특한 오향 맛을 빼고 담백하게 만들어 쉽게 먹도록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광동음식점에서 먹은 것보다 낫지 않은가 싶다. 캐나다 벤쿠버 차이나타운보다 훨씬 좋다. 중국 광주에서의 딤섬과도 견줄 만하다.
미묘하게 한국식으로 진화하며 맛의 방향을 잡은 것이다. 중국음식의 경쟁력이면서 한국음식의 확장성과 경쟁력이다. 한국 짜장면이 중국으로 역수출되었듯이 한국 딤섬이 역수출될 수도 있다.
이번에도 딤섬을 먹으며 왜 중국집에는 자주 와도 물리지 않는데, 한식은 연속해서 같은 집에서 먹기 힘든지 생각해본다.
짜장면과 탕수육은 영원한 외식의 대명사다. 아직도 이 조합은 그립고 먹으면서도 포만감이 든다. 그런데 원조 중국집이 들어오며 중국음식은 중국과 가까워지며 음식의 다양성으로 경쟁력을 더 강화한다.
몇 번씩 다시 가도 같은 음식도 변주로 즐길 수 있다. 피아노곡을 모짤트도 베토벤으로도 즐긴다. 탕수육, 꿔바로 등이 그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식으로도 전이되어 두부집에서 두부탕수가 보편화되었다. 탕수육의 국적 경쟁을 허무는 진화이다. 우리 음식의 다양화에 일상 속에 파고든 중국 음식이 한 몫하는 것이다.
이제 야끼만두를 넘어 딤섬이 일반화되고 있다. 만두속으로는 새우를 주재료로 많이 쓰지만 부추 외의 야채의 변주도 상당하다. 북쪽 러시아 만두는 손바닥만씩하고, 고기빵에는빵인지 만두인지 헷갈리는 변경의 혼란이 신선한 충격이다.
딤섬은 광동음식, 광동 광주에 가면 제대로 먹을 수 있다. 크기가 작아지고, 어떤 건 일부터 손톱만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북쪽에서 많이 먹었고 남쪽은 만두 음식문화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이제 한국 음식의 풍요로움과 솜씨로 딤섬의 한국화와 국제화에도 참여할 만하다. 캐나다에 가면 비비고 냉동만두를 교민들이 좋아한다. 한국 만두의 국제화, 남 일도 아니고, 요원한 미래의 얘기만도 아니다.
문화는 원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현재적 향유자가 중요하다. 우리가 즐기면 우리 문화다. 변화와 발전에 참여하면 우리식 문화가 된다.
*사천성 청두
팬더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사천성 청두의 팬더
청두의 낙산대불
팬더, 죽순밥 먹는 팬더, 손으로 잡고 누워서 원숭이처럼 먹는다.
2021.5.8.점심
가지덮밥 8,000원
가지 요리는중국이 발달하였다. 가지의 종류도 다양해서 둥근 가지, 아주 긴 가지, 보통 가지 등등 여러가지다. 이중 둥근가지는 껍질이 아주 단단해서 보통 튀겨서 하는 요리에는 이 가지를 쓴다. 한국에 가지튀김이 없는 것은 거꾸로 이런 둥근가지가 없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대신 중국에는 가지나물이 없다. 쪄서 길게 쩢어서 참기름 치고 무치는 가지요리가 우리에게는 가장 익숙한데, 이런 가지나물이 없다.
그런데 이런 가지밥도 별로 본 적이 없다. 가지덮밥인데 덮밥류는 보통 식당에서는 팔지 않는다. 조금 격이 떨어지는 식당에서 여러 식재료 중 하나로 늘어놓으면 본인이 밥에 덮어먹는 방식으로는 먹을 수 있다.
이렇게 -밥 류의 중국집 음식은 한국식 음식이다. 잡채밥, 잡탕밥을 주로 먹는데, 이제 가지밥도 있다. 자세히 식재료를 보니 대부분 한국식이다. 가지는 물론 우리식 가지, 그리고 파프리카와 피망과 양파에 팽이버섯이다. 물론 이 식재료는 중국에도 다 있지만 한중 모두의 전통 식재료는 아니다. 거기다 요리종류도 중국식이 아니며, 단지 조리 방식이 중국적인 것이다.
한국식 중국요리가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우리 입맛에 맞고, 가지요리의 개발이어서, 우리가 발전시키는 중국요리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2,3년전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한국인이 하는 중국집에 간 적이 있다. 짜장면도 있고 잡채밥도 있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벤쿠버에 가시 중국집에서 한국 떡복이를 팔고 있다. 한국 떡볶이 모사품이다. 요리방식도 좀 다르고 맛은 더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런 떡볶이로는 한국것과 경쟁할 수 없다.
이런 한국식 중국음식이라면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거 같다. 한국인의 입맛을 잡으면 세계인의 입맛도 잡는다. 식재료와 조리법의 다양함이 이만한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염려되는 거 하나, 약간 달콤한 맛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 단맛은 처음에는 좋으나 담에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가벼운 맛이다. 롱런과 영역 확장을 위해서는 정리해야 하는 맛이다.
2021.5.22.
잡탕밥 14,000원
이상한 인연으로 거의 매주 와서 먹게 되면서 새삼 발견한 것 한 두 가지. 하나는 밥이 한국화되었다는 것. 중국에는 덮밥이 흔치 않고, 밥을 따로 팔아 찬을 얹어 스스로 덮밥을 만들어 먹는데, 초점이 밥에 있이 않아서 밥은 대부분 흰밥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계속 흑미잡곡밥을 준다. 한국식 진화이다.
요즘 특히 돌솥밥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밥은 바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을 찾게 되는 데다, 흰밥을 부담스러워하여 많은 식당이 잡곡밥을 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따라 중국집에서도 잡곡밥을 거기다 한국식 쫀득거리는 밥을 내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바다건너 중국으로 역수출될 거라 생각된다. 음식도 한번 진화하면 후퇴하기 어렵고 발전적 진화를 주도하는 쪽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우리식 중국음식을 중국쪽에서도 점차 벤치마킹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느쪽이든지 사람 몸에 좋은 쪽을 따라가는 것은 미룰 수 없는 인간주의이다. 그래서 인간이 모두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문화 근원주의는 실생활에서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인간애를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경쟁이다.중국음식을 두고 우리와 중국이 우리 시장 안에서 벌이는 경쟁을 여기서도 목도하게 된다.
하지만 잡탕밥 맛은 최고라고 말하기 어렵다. 조금 느끼하고 단조로운 맛이다. 다른 곳에서는 약간 매운 맛을 첨가하기도 한다. 그것이 이런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밥 외에 맛도 변화를 하면 좋겠다.
2021.6.12.점심
라조육, 가지덮밥
라조육. 돼지고기튀김소스다. 라조는 매운 고초라는 말인데, 육은 또 한국식 한자어발음. 보통화는 라자오라고 해야 하는데, 라조면 광동화인가.
이번에는 여러 언어가 혼합된 음식 이름에 관심이 간다. 라조기도 그렇다. 한어면 라자오지라야 하는데, 라조기면 광동화인가?
어쨌든 음식은 라조육이 라조하지 않다. 맵지 않고, 달지 않은 탕수육, 소스는 별로 특별할 거 없다. 달지도 짜지도 않다. 나쁘지 않다. 버섯 등 각종 채소 부재도 좋다. 버섯이 다양하다.
가지덮밥. 지난번 먹은 것과 조리방식이 다르다. 매운맛이 빠졌다. 그래서인지 좀 느끼하다.
우리는 밥과 국을 같이 먹는다. 짬뽕국물이 여기도 나왔다. 느끼한 맛을 매운 국물이 잡아주어 좋다. 한국 국물문화를 받아들인 중국집의 상차림이 재미있다.
오늘 가지밥은 느끼해서 권하고 싶지 않다. 한국가지를 중국음식에 그대로 쓰는 것은 그래서 한계가 있나보다. 가지 요리를 다양화하려면 가지의 품종부터 다양화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 둥근 가지로 하면 더 어울릴 음식이다.
*군만두 7500원, 광동밥 8,000원
2021.7.3.점심
*군만두. 속이 양배추와 부추 등의 채소가 많이 들어 있다.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럽고 향그러운 맛이다.
*광동밥(광동가이판)
호박, 버섯, 양파 등이 주재료고 간혹 새우와 오징어가 보인다. 약간 매콤한 것이 한국식 변형이다. 그러나 광동에 가서 한참을 유심히 음식을 살폈는데, 이 음식은 발견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창안한 광동밥인가.
잡탕밥보다 맛있다. 매콤한 맛이 개운한 느낌을 갖게도 한다. 거기가 값도 너무 저렴, 강추할 만한 음식이다.
2021.7.10.점심
마늘탕수육 16,000원
삼선짜장 8,000원
*마늘탕수육
다른 메뉴를 찾아보자였고, 큰 기대 안 했는데, 복권 당첨된 기분이다. 탕수육 중에서 압권이다. 찹쌀 쫄깃한 옷과 부드러운 고기와 마늘옷소스가 하모니를 이룬다. 안은 쫄깃하고 밖은 바삭한 식감과 달지도 짜지도 않은 소스에 군데군데 땅콩처럼 포진한 마늘 조각이 맛을 개운하고 풍성하게 해준다. 지난 주 꿔바로도 괜찮았지만, 오늘 것이 더 낫다.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은 품격과 맛이다.
맛이 감동적인데 수상하다. 중국에는 이런 탕수육 없다. 한국 탕수육 그리워서 중국 식당에서 탕수육을 열심히 많이 찾았었다. 그런데 탕수리지, 탕수파이구 정도였다. 파이구는 갈비이다. 꿔바로는 동북음식점에 가야 먹는다. 마늘탕수육, 분명 중국에는 없는데, 원조 맛을 내는 이 식당에 어떻게 이런 탕수육이?
나오면서 물어보니 사장님이 개발하신 요리란다. 와우, 이 정도면 최고의 요리사다. 개발과 솜씨, 둘 다 최고다. 솜씨에 창의력이 붙었으니 대단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거다. 거기다 깔끔한 상차림까지 갖췄으니 중국 본토 경쟁력을 능가하는 게 아닐까.
오래전 캐나다 동부를 오랫동안 여행하면서 음식이 힘들어서 중국집과 일식집을 자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중국집의 최대 맹점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외형이 크고 빨리 나오는 대신 매우 거칠다. 프레이팅도 정교하지 않아, 때론 찝찝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얼마 전 벤쿠버 중식당에서 먹었을 때도 비슷했다. 심지어 한국 떡볶이까지 만들어내지만, 맛은 변죽만 올리고, 왠지 졸속인 듯한 느낌이었다. 중국 본토에 가도 정교한 느낌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중국음식과 밖에서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 짜장면은 중국으로 역수출되어 성업중이다. 심지어 배달문화도 수출되어 코로나 시국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탕수리지와 꿔바로로 단일화되어 있는 중국 시장에 진입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하여 한국식 중국음식을 하면 경쟁력 있을 것이다.
거기다 음식도 경계가 많이 무너지고 있다. 돈가스를 스파게티집에서 판다. 좋은 솜씨, 좋은 맛으로 무장한 새로운 아이템이 중국음식을 활성화시켜 한식의 활성화에까지 이어지는 것은 한식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인류에게 맛있는 음식, 질좋은 음식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음식 하나에 사설이 너무 거대한가.
*삼선짜장. 평균적 맛과 재료이다. 먹을 만하다.
#꿔바로 #딤섬 #마늘탕수육
* 고추잡채 12,000원, 2021.12.17.점심
고추잡채. 덮밥 종류 중 제일 나은 거 같다. 빵하고도 함께 나와 다양한 기호를 즐길 수 있다. 고기와 해삼채가 고추 피망채와 함께 들어 있어 식감도 좋다. 오늘은 밥이 특히 좋다. 되지도 질지도 않으면서 잘 익은 가운데, 쫀득한 맛이 난다. 고기나 기름에 치중되는 부담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