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열린 한마당 〉을 다녀와서
7월21일 (토) 오후 6시〈방파제 열린 한마당 〉의 장.
이제는 문화 예술 교류의 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지요?^^ 광안리 자연산 횟집〈방파제 〉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방파제’ 홍종관 사장님과 사모님이 맞아주십니다. 열린아동문학 발행인이며 편집위원인 두 분은 배익천 선생님과 함께 고성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아동문학의 요람으로 가꾸신 주역이기도 하시지요.
이미 청도 국산 참기름과 기장 청어 멸치, 고성 동시동화나무의 숲 자락에서 가꾼 햇마늘로 차고 넘치는 원고료를 받았던 터라, 〈방파제 열린 한마당 〉에서의 특별한 원고료는 아무래도 두고두고 갚아야 할 마음의 장리 빚을 얻어가는 품새가 될 성 싶은 불안과, 몇 날 며칠을 달구어온 설렘으로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3층까지 오르는 길엔 예원 박미숙 선생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멋스러운 소품들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어요. 꼭 있어야 할 자리에, 딱 그 소품이 자리한 모양새여서 남다른 안목에 연신 경탄을 또 하고 말았네요. 창이 넓은 정갈한 방엔 한마당 상이 차려져 있습니다. 반갑고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열린아동문학 여름호의 필진들과 편집위원, 편집주간을 맡고 계신 배익천 선생님, 편집디자인을 맡은 sweetspot관계자분들도 계셨습니다.
이미 와 계신 분들과 뒤이어 들어오시는 분들 사이에 악수와 반가운 인사가 이어지고... 명찰이 나눠지고, 방파제가
자랑하는, 정갈한 음식들이 하나, 둘, 상에 오릅니다. 낯익은 얼굴을 향해 근황을 묻는 인사와 함께 정다운 덕담이 오고
가고 술잔도 오고가고, 환한 웃음도 오고가고, 분위기도 술 향기와 함께 익어갔습니다.
그때, 편집주간 배익천 선생님께서〈방파제 열린 한마당 〉손님을 맞는 인사말을 하셨습니다.
고 유경환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3년 째〈열린 아동문학 〉을 이끌어 오고 계신다며, ‘이름보다 작품을 우선하여 싣는 잡지’ ‘세상과 사람에 대하여 열려있는 잡지’를 앞으로도 만들겠다는 뜻을 힘주어 말씀하셨지요. 〈열린 아동문학 〉의 둥지, 고성 ‘동시동화나무의 숲’ 운영 계획도 말씀하셨습니다. 〈열린 아동문학 〉의 필진들을 초대해 한마당 자리를 마련하는 ‘특별한 원고료’의 의미도 모두가 다시 돌아보게 설명하셨지요. 그리고는 덧붙이셨습니다. 〈열린 아동문학 〉의 ‘특별한 원고료’나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는 이러한 일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다고... . 어느 한 시대, 이런 사람들이 있어 이런 잡지를 만들고, 그런 숲도 가꾸었다고... .그런 말을 듣는 게 세 분의 희망사항이라 말씀하셔서 일순 그 자리의 모두를 울컥하게 했답니다. (선생님, 어쩌자고 맛있는 음식 앞에서 목이 콱 메게 그런 말씀을...ㅠㅠ)
-풀피리 동시인 박지현 선생님께서 좌중의 박수에 취하셔서 개인기(?)를 선보이고 계십니다^^-
-방파제가 자랑하는 음식들...다들 폭풍 흡입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ㅎㅎ-
백문이 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 ] 이라 했지요. 하여 그 날 음식에 대해서는 표현을 자제하겠습니다. 부디 다음에 열린 아동문학 필진이 되실 때 바쁜 일정을 조정하셔서 꼭 한 번 참석해 보십시오. 어느 분의 말씀처럼 몸과 마음의 힐링(healing)을 경험하실 겁니다.
주 메뉴인 방파제 자연산 회뿐만 아니라 디저트로 나온 제주도 하우스 감귤(장승련 선생님 협찬). 건강 만점 달달한 보리떡(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김미희 선생님 협찬),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최영희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직접 만든 천연비누와 분위기를 고조시킨 예쁜 양초 ...모두 고마운 정성과 지극한 마음이 그득 그득 차고 넘치는 한마당이었습니다.
-뒤쪽 좌로부터 김석진 선생님, 이영원 선생님, 곽해룡 선생님, 박현종님, 이은경님(박현종님 부인), 서석영 선생님,
이규희 선생님, 이영 선생님, 서재환 선생님, 장승련 선생님, 박경희 선생님, 홍종관 사장님, 저 차영미 ^^ , 김병규 선생님, 박지현 선생님, 정연주님(김석진샘 제자), 공재동 선생님, 이상문 선생님, 이잠 선생님, 박선미 선생님, 이수나님,
소중애 선생님, 현민경님, 배익천 선생님, 정혜진 선생님.-
열린한마당에 참석한 분들과 기념 단체 사진 찰칵~^^
위의 사진에서는, 밀양 연극제 행사 참석으로 먼저 일어나신 김문홍 선생님과 김병규 선생님의 절친(?) 김용배 창녕
전 교육장님이 빠지셨어요. 김석기 선생님께서 올리신 영상자료 단체사진에는 존재감 백배, 빨간 셔츠 입은 사나이(?)로 김교육장님이 계시니 꼭 챙겨서 보세요. ^^
이어서, 방파제 지하 노래방. 음주가무 시간.
숨겨졌던 끼(?)를 유감없이 펼쳐 보이시는 여러 선생님들...
노래방에 안 왔다면 얼마나 섭섭해 하셨을까요?ㅎㅎ
적당한 조명까지 곁들여져서 분위기는 더 고조되었지만 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도무지 엉망이라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기는커녕 오히려 왜곡할 가능성까지 있기에 과감하게 생략했답니다. 부디 김석진 선생님의 근사한 영상 자료를 챙겨보시옵소서~
'음주가무 시간’... 이 부분도 다음에 기회가 되시면 꼬~옥 경험해 보시기를.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
노래방을 나오니 낯익은 갯내가 와락 안겨옵니다. 이미 사람 향기에 취하고...주거니 받거니 오고 간 술 향기에 취하고 서로의 노래에 취한 우리는, 다시 광안리 바닷바람에 취했습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도착한 곳은 수변공원이었어요. 피서철이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밤이 깊어 새벽이 될 때까지 우리는 그들과 함께 앉아 국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광안대교를 지켜봤지요. 그리고 이영 선생님과 홍사장님, 새신랑 박현종님의 명품 공연(?)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렸답니다. 그 모든 것, 열린 한마당에 참석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수혜라 생각하며 말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배 선생님과 홍사장님이 앞장서서 수변공원 근처의 포장마차로 우리를 이끌고 갔습니다.
일명 홍사장님의 ‘방앗간’(?)이라 했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호젓하게 술 한 잔 하는 곳이랍니다. 상에 오른 장어구이도, 가리비찜도, 마음씀씀이도, 사람들에게 지극 정성이신 홍사장님의 단골집다웠습니다. 소중애 선생님과 이영 선생님, 김병규 선생님, 이규희 선생님, 배익천 선생님의 허물없는 농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문우로서의 신뢰와 인간적인 애정이 묻어났습니다. 그 시간의 한 자락을 함께 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내내 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로 배 선생님과 홍사장님이 우리를 픽업하러 왔어요. 아침 식사는 광안리 소문난 돼지국밥집에서 했습니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전날 밤의 지친 속을 달래는 여러 선생님들의 얼굴에 평화(?) 같은 게 스칩니다. 그런데 아침 식사...이게 끝이 아니라네요. 방파제 티타임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정담을 나누며 차 한 잔 도란도란 마시고 세 분의 배웅을 받으며 택시에 오르는데 문득 김남조 시인의 시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중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스스로운 사랑으로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 아무 것도...’
어쩌지요?
그 정(情)에, 저는 이미 속속들이 다 젖었네요.
한 사람이 지나가고
두 사람이 지나가고
. .........................
열 사람이 지나가고
스무 사람이 지나가고
...........................
사람들이 지나가고
뒤를 이어 지나가고
......................................
하얗게 뻗은
길이 생겼습니다
길은, 이처럼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을 품고 생기는 것 아닐까요?
배익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 그런 길’이 어느 한 시대 잠시 있었던 길이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뒤를 이어 함께 걷는 ‘길’로 영원히 남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차영미 선생님,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
샘 계셨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ㅠㅠ...후기 넘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언젠간 같은 자리에서 뵐 날이 있겠죠.ㅎㅎ
영미샘다운 참 예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으신 작가분들은 좋은 작품 쓰시면 제일 먼저 열린아동문학에 보내실 것을 굳게 빋습니다. 이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하고 싶을 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