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4 주일설교
하나님의 파파라치
잠언 12:5~7
(사진) 눈이 엄청나게 퍼붓던 1월 18일에 서울역 앞에서 한 신사가 노숙자에게 점퍼와 장갑을 벗어주고 5만원 지폐를 주고 사라졌습니다. 한 기자의 사진에 의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저마다 누군지 모르는 그 신사를 칭찬하고 축복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많은 카메라가 있습니다. 사거리와 골목길, 건물의 현관과 엘리베이터에는 CCTV가 있습니다. 또 자동차마다 설치된 블랙박스도 우리를 찍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는 고성능 카메라가 달려 있어 모든 사람이 잠재적 파파라치입니다. 파파라치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선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세상에 많은 파파라치를 보내어 놓으셨습니다. 파파라치는 이탈리아어인데 복수형이라고 합니다. 단수는 파파라초(남자), 파파라차(여자)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파파라치는 카메라도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해 다 보고받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의인과 악인들에게 합당한 상과 벌을 내리십니다.
하나님은 어떤 기준으로 상과 벌을 주시는지 자세한 기준을 알려주는 말씀은 잠언입니다. 잠언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규칙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잠언은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가 되고 은혜가 됩니다.
그런데 잠언은 읽기에는 쉬운 책이지만 설교하기에는 어려운 책입니다. 잠언에는 단락이 없고 주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잠언 9장까지는 단락이 있고 30-31장에 가서 단락이 있지만 10~29장에는 단락이 없이 주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잠언을 꽃밭에 비유하면 각종 꽃이 어우러져 피어있는 들판과 같습니다. 꽃이 종류별로 심어진 화단과는 달리 들판에는 각종 꽃이 자유롭게 피어있지요. 그래서 만일 꽃꽂이를 하려면 먼저 돌아다니며 꽃을 수집해 와서 정리부터 해야 합니다.
자유롭게 꽃들이 만발한 들판처럼 잠언에는 아내에 관한 교훈, 자녀에 관한 교훈, 구제에 관한 교훈, 성실한 인생에 관한 교훈 등 다양한 교훈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잠언을 설교하는 사람은 먼저 주제별로 구절을 모으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작업도 해 보면 은혜가 되고 재미가 있습니다.
잠언 12장에는 특별히 의인(차디크)과 악인(라샤)을 대조하는 교훈이 모여 있습니다. 의인과 악인에 관한 교훈은 잠언 전체에 더 많이 있지만 오늘은 12장이 말하는 의인과 악인에 대한 교훈만 살펴보려고 합니다.
잠언 12장에서 의인과 악인에 대해 말하는 구절은 모두 아홉절입니다(3, 5, 6, 7, 10, 12 ,13, 21, 26절). 이 가운데 6절은 의인(차디크)이 등장하지 않지만 악인(라샤)에 대한 설명이 있으므로 의인과 악인에 대한 주제에 포함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씀을 보면 의인과 악인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 혹은 악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드러낸 의와 악에 대해 상이나 벌도 주십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가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하나님께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의로운 행동 혹은 악한 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우리를 축복하거나 저주합니다. 추운 날 노숙자에게 외투와 장갑을 벗어주는 사진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를 칭찬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칭찬할 때 하나님이 그 말을 들으시고 상을 주신다면 사람들의 입의 말에 얼마나 대단한 권세가 있는지 아시겠지요? 그러므로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 나를 축복하거나 원망하는 것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하나님께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에게 원망들을 일이 생각나면 가서 사과하고 용서받은 후에 하나님께 예배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마 5:23-24)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만일 다른 사람이 나를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또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기도가 상달되지 않습니다.
(마 18:18)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우리가 아는 사람 중에는 생각만 하면 흐뭇한 사람도 있고 불쾌한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오른 손으로 생각만 하면 흐뭇한 사람 5명을 꼽아 보세요. 또 왼손으로는 불쾌한 사람 5명을 꼽아보세요. 지금 우리는 사람들을 양과 염소로 구분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은 나를 오른손에 꼽아 줄까요? 왼손에 꼽아줄까요? 다른 사람이 여러분을 오른손에 꼽는다면 하나님도 여러분을 기뻐하시면서 복을 주실 것입니다. 물론, 어떤 악한 사람이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시니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 그러면 하나님이 의인과 악인에게 어떤 상과 벌을 주실까요?
1. 의인은 뿌리가 든든한 나무처럼 결실합니다.(3절, 12절)
이 말씀은 시편 1:3에서 복된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다는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시편 1편의 시내는 건기에는 말라버리는 계절천이 아니라 사계절 물이 흐르는 운하입니다. 운하에 물이 마르지 않으니까 그 나무도 마르지 않습니다. 사실 의인과 복된 사람은 같은 의미입니다. 시편 1:5에서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라고 합니다.
잠언 12:3에서 악인은 굳게 서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악인은 아무 이익을 얻지 못합니다(12절). 시편 1:4에서 악인은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다고 하신 말씀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의인이 든든히 선다는 말씀은 예수님의 심판대 앞에서 견딜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이런 복된 성도입니다.
2. 의인은 집안이 굳게 서 있습니다.(7절)
7절에서는 악인과 의인의 집(가문)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악인이 쓰러지고 사라진다는 말은 태풍을 연상하게 합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라는 태풍이 시작되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풍 이후에 돌아보면 날아간 집도 있지만 든든한 집도 있습니다. 의인의 집 즉 가문은 어떤 태풍이 불어도 어떤 지진이 와도 쓰러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의인의 집안을 난리 가운데서도 든든히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의 집안을 하나님이 이렇게 굳게 붙들어 주십니다.
3. 의인은 함정과 재앙을 벗어납니다(12절, 21절).
제 꾀에 제가 넘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고 합니다. 에스더서에서 하만은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높은 장대를 세웠는데 결국 그 장대에 하만이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악인은 자기 말에 걸려 넘어지고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집니다. 하지만 하나님만 두려워하는 의인은 함정도 벗어나고 재앙도 피해갑니다.
“60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라는 말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59년생이니까 지금 60이 넘었습니다. 지금 그분의 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리석은 자는 자기가 판 함정에 빠지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의인은 자기가 빠질 함정을 파지 않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마음속에 세 종류의 이미지를 떠 올려보세요.
첫째는 인공 운하 옆에 서 있는 나무의 모습입니다. 이 나무는 뿌리를 운하 쪽으로 뻗어 일 년 내내 마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는 각종 열매가 주렁주렁 맺힙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둘째는 태풍이 무섭게 부는 상황입니다. 간판이 날아가고 지붕이 날아가고 벽이 무너져 내립니다. 드디어 태풍이 멈추고 보니 많은 집들이 피해를 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 멀쩡한 집이 있습니다. 그 집이 바로 여러분의 집입니다.
셋째는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함정에 빠찌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을 빠뜨리려고 그 함정을 팠다고 고발합니다. 함정도 안전하게 피하는 그 사람이 바로 여러분입니다.
이 세 종류의 이미지, 상상만 해도 흐뭇하시죠. 이제 여러분이 하나님께로부터 그런 상을 받으며 사는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비결을 깨닫고 여러분은 뿌리가 든든한 나무처럼 굳게 서시고 온갖 태풍에도 든든한 가문이 되시고 모든 모함과 함정도 피해가는 성도로 사시기 바랍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방법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1. 옳은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5절은 의인의 생각은 정직하다고 합니다. 이 말의 반대말은 속임입니다. 악인들은 속임수를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자기 꾀에 빠집니다. 하지만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는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여러분은 옳은 생각을 하시고 생명의 길로 가시기 바랍니다.
2. 옳은 말을 하시기 바랍니다
6절, 의인은 옳은 말로 사람을 살립니다. 우리가 옳은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주변에는 많은 악인들이 있어서 사람을 엿보아 피를 흘리자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악인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그 악인들이 나까지 죽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왕따 당하는 친구를 돕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고 옳은 말을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용기를 내어 옳은 말을 하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동조하고 여러분은 의인들의 지도가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옳은 말로 사람을 살리는 의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3. 긍휼을 베푸시기 바랍니다
10절, 의인은 자기 가축의 생명을 돌봅니다. 가축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가족도 사랑하고 자기 종들도 사랑합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자기 직원들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악인들은 제 딴에는 긍휼을 베푼다고 하는 것조차 잔인합니다.
예수님은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사람은 하나님을 닮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좋아하시고 복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긍휼의 하나님을 닮아 가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의인은 이웃의 인도자가 될 것입니다(26절)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의로운 삶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증거,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의롭게 사는지 보시려고 하나님이 파파라치를 보내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께 이미 의인으로 인정받으신 성도 여러분은 사람들에게 의인의 모습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하나님께도 우리를 인정하시고 복을 주실 것입니다. 이제 옆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 주세요.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하나님께도 인정받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