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교실’ 부산광역시 초등학교 9개교에서 운영
(과밀학급 해소 가능 vs 학습권 침해)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석류알소식지
2022.4월호
기자 김민경
안녕하세요. 사범대 학우 여러분. 여러분들은 어떤 모습의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셨나요? 기억 속 학교와 지금의 학교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최근 학교에서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부에서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경험을 위한 학교 공간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인 ‘모듈러 교실’은 학교가 변화하기 위한 준비 기간에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임시 교실을 말합니다. 모듈러 교실은 단위 건물을 공장에서 제작하여 현장에서 결합하는 모듈러 건축공법을 적용하여 빠른 설치, 해체, 이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제작에는 2~3개월, 학교 용지 내 설치는 15일이 소요되어 총 3개월이면 학교에 모듈러 교실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주로 학교건물을 증·개축할 때 대체학습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 2월호에서도 다루었듯 교육현장에서는 과밀학급 해소가 계속해서 화두입니다. 이에 설치기간 단축이라는 장점을 지닌 모듈러 교실이 해소방안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교실 내 거리 두기 시행과함께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모듈러 교실은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뉴딜’ 사업에 따라 2025년까지 전국 1,400여 학교에서 신·개축될 예정입니다. 특히 우리 지역인 부산은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지·정관 신도시와 동래, 해운대 등 일부 지역에서의 학생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대두되어왔습니다. 이에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지난해 33억, 올해 73억 원 예산으로 부산 내 9개 초등학교에 모듈러 교실 85실을 설치·운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모듈러 교실이 들어서는 학교는 남명초 3실, 명지초 10실, 신명초 10실, 오션초 10실, 온천초 6실, 모전초 8실, 방곡초 14실, 센텀초 12실, 해원초 12실 등이며, 학생 수 감소나 증가에 따라 2∼4년간 모듈러 교실 운영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모듈러 교실에서 생활하게 될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장 반응은 부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대로 된 소방시설이 없어 화재에 취약하며 소음과 악취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운동장 공간이 줄어들어 교육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당국이 학교 용지를 확보하지 못한 과오를 학생들을 희생시키는 쉬운 방법으로 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교육 당국은 모듈러 교실의 완비된 안전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임시 건물의 위험성에 대한 걱정과 달리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규격화된 건물을 완성한 후 단순 조립·설치하는 것으로 기존 컨테이너 교실과는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컨테이너 교실이 화물 운송 용도인 컨테이너를 개조한 탓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는 것에 반해 모듈러 교실은 KS자재를 의무화하여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고 단열과 방음, 내진 등의 기능을 함께 갖추었습니다. 더불어 냉·난방기를 포함한 공기순환장치도 설치하여 기술면에서 말 그대로 첨단 교실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콘크리트 건물과 동등한 성능을 충족할 수 있는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건축물의 성능과 품질, 법적 기준을 갖추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를 낮추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동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모듈러 교실의 손쉬운 설치와 이동성이라는 강점보다 학부모들은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황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듈러 교실 설치에 앞서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듈러 교실을 왜 설치해야 하고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를 거부하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 원합니다. 좋은 방안이 있더라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지 못한다면 실패한 정책이 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당사자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얻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긍정적인 감정은 긍정적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지고 이는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사범대 학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교육 공간 혁신을 통해 학생 중심의 창의적 교육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 자료>
교육부 블로그(https://blog.naver.com/moeblog/222603637673)
김동환, ‘학생 쏠림’ 부산 초등학교 9곳에 조립식 모듈러 교실 설치, 『조선일보』, 2022.02.25, (https://www.chosun.com/national/education/2022/02/25/GZZNC6JIHNDVRGZUKTMNXQIESA/)
김선호, 부산 과밀학급 해소 차원 모듈러교실 운영…"운동장 더 좁아져", 『연합뉴스』, 2022.02.24, (https://www.yna.co.kr/view/AKR20220224071400051?input=1195m)
이대진, “컨테이너교실 아니에요"…부산 과밀학급 해소 위해 '모듈러교실' 85실 운영, 『부산일보』, 2022.01.24,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022409293953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