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소서치성 태을도인 도훈
우리의 인연은 필연이고 운명이다
2024. 7. 6. (음 6.1)
이제 1학기가 거의 끝나가는데, 7월 하순경 여름방학에 들어갑니다. 처음 3월에 학기 시작할 때에는 다들 순둥순둥해서 저희반 아이들이 제일 착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중 사교성 갑(甲)인 여학생 한 명이 서서히 무리를 형성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사이가 틀어진 친구를 비방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다른 여학생들에게 왕따로 인식시키는 작업을 하는 등의 민원이 발생했어요. 학부모 민원 전화를 계속 받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고민이 되는 거예요. 학교에서 제일 힘든 게 학부모 민원이에요.
20여년 전,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 연립을 재건축할 때에도 옆 빌라에서 민원이 들어와서 구청 건축과 공무원이 나왔는데, 그이 얘기가 주민 민원이 제일 무섭다는 거예요. 민원이 법보다 위에 있더라고요. 적법하게 설계했는데도 옆에서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니까 구청 공무원이 저희 쪽에 빨리 합의 보라 종용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준공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하면서요. 결국 저희 쪽에서 옆집 방향으로 설계된 베란다를 안으로 30cm 줄여서 민원을 해결했었어요.
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보니, 학부모 민원이 교사를 굉장히 고민하게 만들더라고요. 한동안 고민을 깊게 하다가 문득 깨침이 왔어요. 원래 작년 말에 제게 들어온 제안은 6학년 담임이었어요. 제일 부담스러운 학년이지요. 제가 정년이 지나 체력적으로 1년이 좀 벅차다 싶으면서도 그 제안을 감사히 받아들였지요. 6학년 졸업시키면서 나도 함께 장렬히 전사해야겠다, 대미를 장식하고 학교를 떠나야지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5학년을 하라는 거예요. 다행히 6학년이 다 채워졌다면서요. 사실 나이 많은 저를 학교에서 배려해 준 거지요.
처음엔 ‘어!..’했다가, 고맙게 받아들여야지 하며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학부모 민원이 발생하고부터는 고민에 고민이 이어졌어요. 솔직히 힘들었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에 딱 떠오른 게 ‘아, 내가 교사 발령받고 처음 시작한 게 5학년이었지.’ 그러면서 ‘아, 하느님께서 내게 유시유종하라고 5학년을 주셨구나.’싶은 거예요. 그 순간 고민이 수그러들면서 ‘이건 선물이다. 정말로 이제 네가 학교 일을 끝낼 때가 돼서 기회를 준 거니, 마지막으로 잘해 봐라.’ 이런 의미로 제게 다가왔어요.
왜 사람이 살면서 뭔가 깊이 생각하다가 번뜩 깨침이 오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잖아요? 그렇게 전율이 흐르면 강한 확신이 들게 되잖아요. ‘아, 이거구나! 정말 신의 선물이구나.’ 작년 일 년도 학교가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했고, 올해 또 일 년이 주어져서 내가 이렇게 받아도 되나 하고 너무도 고맙게 받아들였는데, 어느새 그걸 잊고서 힘들어하며 고민하다가 깨달음이 오니까, 그 유시유종이란 단어가 제게 정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라고요. 하늘은 모든 걸 예비해놓고 우리에게 상황을 부여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결혼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세 아이 태몽을 한꺼번에 꾼 적이 있어요. 평소에 영적으로 둔해서 꿈도 주로 개꿈만 꾸는 사람이라 그때는 태몽인 줄 몰랐고요, 총천연색으로 3종 옴니버스 형식의 특이한 꿈이어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게 태몽인 줄 언제 알았냐면, 아이 셋을 낳고 나서 어느날 문득 태몽이 생각나면서, 가운데 꿈이 어린 남자애가 거인으로 서 있는 꿈이라 아이들 숫자와 성별을 미리 가르쳐줬구나, 태몽이구나, 했지요. 그것만 해도 애들 낳기도 전에 미리 꿈꾼 게 참 신기하다 싶었지요.
그러다 고3인 큰애가 수시 정시 후에, 독립유공자인 외할아버지 덕분에 특별전형대상 자격으로 시험 보러 가던 날이었는데, 이른 아침에 고사장 근처 전철역에 내려 고사장으로 이동하는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어요. 고사장이 대학교 근처 여고 건물이었고, 고사장에 큰애를 들여보내고 학부모들은 강당에 모여 기다리고 있는데, 강당에서 기다리기 갑갑해 나가서 눈발을 맞으며 교정을 이리저리 거닐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태몽의 첫 번째 상황이 확 오버랩 되는 거예요. 정원수가 잘 조경된 여고 교정에 은빛 찬란한 눈가루가 천지에 자욱하게 내리고, 그 속을 제가 황홀하게 거니는 게 태몽의 첫 번째 장면이었거든요. 그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요. 태몽이 단지 숫자와 성별만 알려준 게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도 어느 정도 보여줬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그리고 시험에 합격할 것도 알았어요. 꿈에 본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미래라는 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예정되어 있구나 하는 것을 그때 확실히 알았어요. 상제님의 천지공사도, 물샐틈없이 짜놓아서 천지도수가 돌아닿으면 틀림없이 그렇게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것도 그때 확실히 깨달았지요. 노래가사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하듯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데,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이 우연히 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지금 여기에 모인 것도 필연이고 운명이에요.
우리 모두 ‘난 과연 누굴까?’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여기 태을도에서 단주를 얘기하니까, 지금 이렇게 우리가 만났는데, 그렇다면 단주 시절에 난 단주와 어떤 인연이 있을까? 단주와 어떤 관계였을까? 그것도 얼마나 궁금하겠어요? 하지만 우리가 과연 그때 그 시절만 인연이 있었을까 하는 거지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선천을 숱하게 윤회환생하면서 우리가 그때 한번, 지금 한번, 이렇게만 만났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모르고서 엮인 인연들도 많았을 거예요. 그때 이루지 못한 한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몇 번이고 만나고 또 만났겠지요.
그러면 왜 단주 시절을 궁금해하면서 지금을 운명이라고 하냐면, 이번 생이 선천의 마지막 인연이라고 우리가 믿기 때문이에요. 상제님 말씀에 의하면 지금은 후천개벽기이고, 곧 급살병이 터질 거예요. 즉 현생의 인연이 이제 선천 오만 년 안에서 우리의 마지막 생이고 인연인 거지요. 이번 생에서 맺어지는 인연들은 그 오랜 시간 우리가 애초에 맺었던 그 인연부터 시작해 몇 번의 윤회환생을 거치면서 정말 이번 생에서 틀림없이 성공하려고, 인간완성을 이루고 우리가 그렇게 원하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번 생에 태어났고 이렇게 만난 거거든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갈등 상황을 맞닥뜨리면 또 깊이 고민해야겠지만, 이번 생에 대해서 지금까지 내가 겪어왔고 또 현재 일어나고 있고 또 앞으로 내가 겪을 상황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이 모든 상황이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주어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서 겪는 시련마저도 저희를 키우기 위한 하늘의 선물이라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태을도를 만나서 이렇게 귀한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우리의 운명이고 필연이고, 우리는 앞으로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고 인간완성을 이룰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계속 신앙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첫댓글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 새겨가는 나의 삶이 있습니다.
과거의 인연을 이어서 새로운 족적을 만들며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 현재의 삶입니다.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앞날이 정해지고 우주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현재의 생활입니다.
인, 연, 과
이렇게 3가지가 움직여 나가는 것이겠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