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지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공(子貢)이 여쭈었다: 한마디 말로 평생 동안 그것을 실행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서(恕)이리라.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라.
출처: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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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字義)>
1. 子貢(자공): 사람 이름.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
2. 問曰(문왈): 질문하여 말하다. 묻다. 여쭈다. (한문의 상투적 표현)
※<예> 答曰(답왈): 답하여 말하다. 답하다. 대답하다.
3. 有X(유X): X가 있다. (語順에 유의할 것)
4. 乎(어조사 <호>): 허사(虛辭)로 쓰이는 乎에는 다양한 용법이 있다.
문장 끝에 나오는 乎는 대개 감탄, 명령, 의문, 추측 등의 어기(語氣)를 나타낸다.
有X乎(유X호): X가 있습니까?
5. 一言(일언): 한마디 말.
6. 而(말 이을 <이>): 여러가지 용법을 가진 허사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① 접속사로 '~하면 곧' (=則(즉)과 같음).
② 개사(전치사)로 '~로(써)' (=以(이)와 같음). 그런데 대개 ②로 옮기는 듯함.
※一言而(일언이): 전치사와 목적어의 도치 ☜而[以]一言: 한마디 말로(써).
7. 可以(가이): (능히) ~할 수 있다. 가능하다.
8. 終身(종신): 평생. 죽을 때까지.
9. 行(다닐 <행>): 하다. 행하다. 실행하다.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음.
10. 之(갈 <지>): 여기서는 '가다(go)'라는 동사가 아니라,
'그, 그것'이라는 대명사로 쓰였음. 따라서 之는 '一言'을 가리킴.
行之(행지): 그것을 실행하다.
10. 者(사람 <자>): 여기서는 사람이 아니라 '것'이라는 뜻으로 명사구를 만듦.
11. 子(아들 <자>): 여기서는 '스승, 선생님'의 뜻으로 공자(孔子)를 가리킴.
12. 其(그 <기>): 其의 용법도 매우 다양하여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여기서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다. ① 대명사로 '그, 그것'. ② 부사로 '아마(도)'.
문장 끝에 있는 乎와 호응하는 ②의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其X乎(기X호): 아마(도) X이리라. X이겠지.
13. 恕(용서할 <서>): 용서. 어질고 관대함. ※恕는 공자 사상의 핵심인 '仁(인)'을 실천하는
윤리 덕목. 恕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己所不欲 勿施於人'이다.
14. 己(자기 <기>):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말.
15. 所(바 <소>): 뒤에 동사가 붙어 '~하는 바/것/일/곳'의 의미를 갖는 명사구를 만든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른바'를 보면 이해가 쉽다. '이른바'는 '所謂(소위)'를
우리말로 옮긴 표현이다. 즉 所(바)+謂(이를 <위>, 이르다. 말하다).
16. 欲(바랄 <욕>): 바라다. 원하다. 하고 싶다.
不欲(불욕): 바라지 않다. 원하지 않다. 하고 싶지 않다. 싫어하다.
17. 勿(말 <물>): 강한 금지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하지 말라'는 금지 명령.
18. 施(베풀 <시>): 베풀다. 나누다. 시행하다.
타동사 施의 목적어(빈어)는 앞의 '己所不欲'이다. 강조를 위한 목적어 도치.
19. 於(어조사 <어>): 다양한 용법을 가진 어조사이다. 여기서는 영어의 전치사처럼
목적어에 해당하는 人이 뒤따르고 있다. 於X = X에게.
20. 人(사람 <인>):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한문에 나오는 人은 '남[他人]'이라는 뜻으로
쓰인 경우가 매우 흔하다. 於人(어인): 남에게.
[己所不欲] 勿施[ ]於人: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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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己所不欲 勿施於人! 그렇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야 되겠는가. 나는 평생 동안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물론 100% 실천은 못했지만). 그러나 정치나 사업으로 큰 일을 하려는 사람은 이 말을 그대로 실천해서는 안 될 것 같다. 己所不欲 勿施於人해서는 출세하기 어렵고, 지도자가 되기도 매우 힘들 것 같다.
참고:
다만, 나에게는 필요 없는(또는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상황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첫댓글 내로남불이 판을 치고 범법자가 큰소리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언제 쯤 정도로 살아갈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