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어느듯 인생의 남은 여정을 세어가며 시간의 흐름을 안타까워하고 추억을 더듬고 회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잠깐 사이에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나간 세월의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가보고 싶었던 여러 곳곳을 찾아 집을 나섰던 여행길은 유별나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1999년초 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하면서 심신이 몹시 지쳤던 기억이 납니다.
전국을 아내와 함께 승용차로 여행하면서 소위 힐링 시간을 가졌습니다. 야외 나들이나 산행을 좋아하고
여행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조건 나서는 여행병(?)이 그 때부터 생긴 듯 합니다.
그래서 학교동문들이나 퇴직 동료들과의 산행과 여행 모임에도 적극 나서게 되었습니다.
퇴직후 건강을 위한 구상은 ‘열심히 다니고 추억들을 기록으로 남기자-’ 육체적인 건강유지를 위해
국내외 산행과 좋아하는 여행을 주기적으로 가지며 한편 산행기와 여행후기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기억력과 컴퓨터 실력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길은 걷는 사람이 임자요, 아름다운 자연은 보고 즐기는 자가 주인이라는 것이 제 평소 지론입니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빼어난 자연풍광,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옛 유적지, 말과 언어는 달라도 진솔하게 살아가는
타지의 현장-이 모두 진한 감동으로 남아 아름답고 즐거운 여행추억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도 분명 행복을 찾는 빠른 지름길임이 분명합니다. 행복은 이웃과 나눌 때 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행기록도 가치를 갖게 되는 셈이고요.
200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해외 산행을 시작으로 전 직장 LG사랑방 산악회 해외산행과
경북중고 43회 사삼클럽의 국내 및 해외여행에는 빠짐없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경북사대부고 동기모임에서 국내여행모임인 보견회(步見會)를 맡아서 그간 90여차례나
서울근교와 지방명소를 다녔습니다. 또 서울상대 20회 동기모임인 오상회도 봄,가을 국내 나들이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강남사기(史記)반에서도 국내와 해외답사 여행을 주도했습니다.
이런 모임에서 필자는 늘 여행후기를 남겨 해당 모임의 카페에 올렸습니다.
단체여행 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는 부부 해외여행도 매년 두차례씩 다니다 보니
여행기록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여행은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이 가장 울림이 크지만 끝나고 후기를 보면서도 큰 즐거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후기에 대한 따뜻한 댓글과 함께 이런 내용들을 책자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격려도 많았습니다.
여기서 얻은 별명이 종군기자입니다. 종군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다니고 기록으로 남긴 결과물이
오늘의 출간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근년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중단되고 이룰 수 없는 여행에 대한 열망이 커짐에 따라 옛 추억을 떠올리는 과거 여행후기를
더듬어 보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마침 출판 분야에서 전문가적인 재능이 있는 전 직장후배가 필자의 개인 카페에 올린
많은 여행기를 읽고 출판을 하자며 강력한 권유를 하였습니다.
전문여행가도 아니고 미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등단 문인도 아닌 필자가 어떻게 출판까지 하느냐며 반대를 했습니다만,
도리어 종군기자가 쓴듯한 현장감 있는 자세한 기록이 직접 여행에 동참한 분들이나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주장에 나의 생각을 꺾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출판은 하되 비매품으로 하여 같이 다닌 동료 친구 선후배들과
추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여행기록 중 사진까지 남아있는 해외여행만 추려보니 40여편이 됩니다만 한권의 분량에는 기껏 18편밖에 수록할 수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제 인터넷 카페를 소개하여 마음대로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올해가 필자의 나이가 팔순을 맞는 기회라 그 기념이라는 명분을 삼았습니다. 비용이 제법 들지만 딸 아들이
고맙게도 부담해 주었습니다. 아무쪼록 코로나로 해외 나들이를 못하는 답답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즐거운 추억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이제 또다시 가슴이 떨리는 여행길에 나서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부부는 지난 5월 결혼 50주년을 보냈습니다. 평생 가정을 지키느라 고생하고 심신이 고달픈 아내이지만,
다행히 저보다 여행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 여행길에는 늘 친구처럼 동반해주었으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산행과 여행을 같이한 LG클럽산우회 회원님들, 경북중고43회 동기회와 사삼클럽회원님들,
경북사대부고 군성11회와 보견회 회원님들, 서울상대 20회동기(오상회)회원님들,
서울공대 AIP10기 회우님들, 강남사기반 학우님들 특히 금우회 회원님들,
전직장인 엘지산전 퇴임임원 모임인 TMC회원님들과 보람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책을 펴내는데 이승룡,이연락 등 LG애드 후배님들의 전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두 분의 집념과 노력으로 태어난 것이니, 그 헌신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2년 8월
광교산 자락에서
김수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