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의미
2023. 1. 22(주일오전예배) 출애굽기 12:1-15
서울대학 법대를 입학한 고승덕 변호사는 1학년 겨울 방학 때 사법시험을 준비하여 3개월만에 1차 합격한다. 그리고 재학 중 2년 만에 사법시험(78년) 최연소 합격, 행정고시(79년) 수석합격, 외무고시(79년) 차석 합격으로 고시 3개를 전부 합격한 후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80년)한다. 그렇게 서울대를 졸업한 고승덕 변호사는 졸업식을 한 그날 부모님 앞에 큰 절을 올렸다고 한다.
고승덕 변호사가 왜 부모님께 큰 절을 올렸겠는가? 똑똑한 아들을 낳아주심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변변찮은 외모를 주셨기 때문이다.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생김새 때문에 고승덕 변호사는 공부 외에는 살 길이 없음을 알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다.
그 고승덕변호사가 합격수기를 썼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보통 고시에 합격하려면 500페이지의 책 50권을 5번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고승덕변호사는 그 50권의 책을 7번 보았다고 한다. 이를 계산하면 매일 500페이지의 분량을 봐야 하는 것이다. 고승덕변호사는 그 분량의 책을 공부하기 위하여 공부를 시작할 때 옆에 비빕밥이 가득한 양푼이를 두고 시작한다. 그래서 공부하다가 배가 고프면 밥을 퍼먹었다. 밥먹는 시간이 아까웠던 것이다. 그렇게 공부하다가 지치면 몸을 옆으로 기대어서 공부하고, 그것도 힘들면 누워서 공부했다. 그래서 온 몸의 힘이 다 빠지고 지쳐 형광등 불 끌 힘만 남았을 때 불을 끄고 잤다고 한다. 고승덕 변호사는 머리도 좋았겠지만, 정말 독하게 공부한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독하게 공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목표가 있었고, 또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뚜렷한 목표가 있고, 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어떤 고통도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저와 여러분은 삶에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가?
(출 12:2)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하나님이 이 달을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라고 말씀하시는 첫 달은 그레고리력으로 3월 중순-4월 초순이다. 보리 줄기가 튼튼해져서 추수를 기다리는 시기라서 그 때를 아빕월이라 하는데, 하나님은 아빕월을 첫달이 되게 하라 하신 것이다.
왜 하나님은 아빕월을 해의 첫달이 되게 하라고 말씀하였겠는가? 청년회가 회원 명단을 작성하였다. 그래서 회원의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중심으로 공유하였는데, 아주 재미있는 표현을 제가 보게 되었다.
담당 목사님: 공범식 010-3144-**** / 67.07.**
담당 집사님: 박진섭 010-2654-**** / 74.09.**(음력, 올해 생신 11.*)
음력에 대한 개념이 없는 청년들은 아직도 생일을 음력으로 지내는 박진섭 집사님의 생일 날짜를 계산할 수 없어서 올 해 생신은 11월이다고 따로 표기한 것이다. 그런데 70이 넘은 어르신이나 농사나 뱃일을 하는 분들은 음력이 아주 익숙해져 있다. 왜냐하면 실생활에 음력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애굽에서 430년 종살이 한 이스라엘 백성은 어느 달력에 익숙해져 있었겠는가? 당시 애굽은 나일강의 범람을 중심으로 만든 이집트 달력을 가지고 있었다.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에 나일강의 범람은 너무 중요한 사건이었고, 그들은 매년 나일강 범람의 때를 중심으로 농사를 짓고, 또 우상을 숭배하는 날을 정해 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애굽에서 430년을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력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정해진 때에, 정해진 제사를 드려야만 마음이 편안할 수 있었다.
그러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유월절을 중심으로 아빕월을 첫 달이 되게 하여 주었다. 그래서 이제는 풍년을 위하여 우상을 숭배하는 역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의 삶을 살도록 하여 주신 것이다.
이것이 유대인들이 지키는 유월절의 의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아빕월이 되면 10일까지 흠없는 일년된 수컷의 양이나 염소를 준비한다. 그리고 14일까지 그 양이나 염소를 잘 보존하였다가 14일 저녁 유월절을 지키기 위하여 그 짐승을 잡아서 문설주와 문인방에 바르고, 그날 밤에 서서 지팡이를 잡고 고기를 불에 구워서 무교병과 쓴나물로 함께 먹음으로 유월절을 지켰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는 구원의 역사 안으로 들어왔으니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그 역사로 나아오라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달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슬람의 설날은 7월 16일이다. 622년 이슬람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날을 기념하여 이슬람은 그날을 원년으로 한다. 그리고 그날을 시작으로 그들은 이슬람력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레고리력과 날짜 수가 차이가 있어서 지금은 8월 중순 즈음이 이슬람의 새해이다. 그리고 이슬람은 그 날이 되면 서로를 향하여 쌀람 마알 히즈라(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한다. 그들은 그렇게 인사하면서 이슬람의 메디나 시대가 열린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또 불교국가인 태국은 전통 설날을 송끄란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그레고리력으로 4월 13일-15일 즈임인데, 그때는 천문학적으로 태양의 위치가 정점에 달할 때이다. 그러므로 가장 더울 때 그들은 불상에 물을 붓고, 먼지를 제거하는 정결의식을 가진다. 태국은 그들의 새해는 과거의 죄악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는 의식을 거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송끄란을 축제화시켜서 물축제를 벌린다. 서로를 향하여 물총을 쏘고 물바가지를 부으면서 정결의식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슬람과 태국의 불교에도 새해에 대한 의미와 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은 그 날을 새해가 되게 하였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유월절을 지킴으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 안에 들어감을 기억하도록 하신 것이다.
그리고 유월절이 지난 그 다음날부터 하나님은 무교절을 지키라고 명령하였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14일 저녁부터 유월절이 시작된다. 그리고 15일이 되면 무교절이라 21일까지 그들은 누룩없는 떡(무교병)을 먹은 것이다.
여러분 생각에 누룩없는 떡이 맛있겠는가? 주보에 제가 글을 썼지만, 명절이 되면 제 어머니는 정말 많은 음식을 준비하였다. 그래서 다락에 올라가면 음식이 담긴 소쿠리 위에 또 다른 소쿠리가 쌓여 있을 정도였다. 제가 어릴 때부터 명절이면 많은 음식을 준비하신 어머니는 몇 년 전까지도 한량없는 음식을 준비했다. 그래서 아들과 손자들이 와서 먹는 것을 보면서 흐뭇해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 어머니가 명절을 지내는 모습이다. 명절에 온 가족이 다 모여서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이 보람으로 여기신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설날에 무교병을 먹으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왜 하나님은 무교병을 먹으라고 명령하였겠는가? 저는 지금까지 맛없는 무교병을 일주일동안 먹으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의 고난을 기억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되면 누룩을 없애기 위하여 집안 대청소를 한다. 그리고 무교절 하루 전날에 베디캇 하케츠(누룩없애기)라는 게임을 한다. 엄마가 누룩이 들어 있는 빵조각 10개를 준비하여 집안 구석에 숨긴다. 그러면 아빠와 아이들은 엄마가 숨긴 빵조각을 찾기 위하여 초를 켜고 집안을 뒤지면서 빵조각을 찾아서 집 밖으로 던진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회당에 갈 때 그 빵을 가지고 가서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시 103:12)는 말씀을 암송하고, 기도한 후에 불태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무교절에 집 안에 있는 모든 누룩을 다 없앴다.
이것이 무교절을 지키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교절을 지키기 위하여 누룩없는 빵만 먹은 것이 아니라, 일주일동안 집안의 누룩을 다 없앤 것이다.
독특하지 않는가? 요즘은 빵을 만들려면 슈퍼에 가서 노브랜드 이스트 100g 2,970원, 사프 인스턴트 이스트 레드 500g 5,700원 주고 사면 된다. 그런데 옛날에는 이스트를 팔지 않았기 때문에 보존하였다. 이스트를 넣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부풀어 오르면 그 반죽을 조금 떼어서 남겨 두었다. 그리고 다음날 밀가루 반죽할 때 그 남겨둔 반죽을 함께 넣었다. 그래서 이스트가 밀가루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한 것이다. 그런데 무교절이 되면 일주일동안 집안에 있는 모든 누룩은 다 없앤다. 그래서 무교절이 끝나고 나면 새로운 누룩으로 빵을 만들어야 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이겠는가? 마태복음 16장 6절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경고하였다. 예수님의 그 말씀에 제자들은 떡없음을 걱정하였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그들의 교훈을 주의하라는 경고였다. 마찬가지로 무교절에 누룩을 다 없앤다는 것은 과거 애굽에서 알고 있었던 풍습과 교훈들을 다 버리고 이제 하나님의 교훈을 따르겠다는 결단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이 설날을 맞이하는 모습이 되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잃었다. 다시 찾아도 기쁘지 않는 것이라는 글이 있다. 우리가 잃었다가 다시 찾으면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오랫동안 입지 않았던 옷을 입었는데, 주머니 안에 5만원 권이 한 장 있다. 그러면 그날 하루종일 기분좋다. 또 건강을 잃어서 어려운 수술을 하고 힘들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완쾌되었다고 말할 때 건강을 다시 찾아서 기뻐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시 찾아서 기쁘지 않은 것이 있다. 아니 다시 찾으면 짜증이 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살이다.
그런데 이제 저와 여러분이 절대로 다시 찾으면 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을 믿기 전에 가졌던 쾌락이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 가졌던 욕망의 삶이다. 이제 그 누룩을 다 버리고, 하나님의 구원역사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알던 구습을 버리고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2023년 저와 여러분의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원역사 안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복된 삶을 살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