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동안 비어있던 금곡초등학교 일학년 교실에
삼월육일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눈을 반짝이며 침을 꼴깍 삼키며 들어왔던
아이들의 솜털 같은 신록이 소리봉 자락에
삼십명이 들어왔는데 삼백명 처럼 보였듯이
찾아 왔다.
겨우내 빈손을 높이 들고 발꿈치까지 들고
서있던 까치박달나무
물은 언제나 뿌리에서 올라오는데 빈손은
겨우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던
바람이 지나가고, 때로 전쟁 소식이 지나가고
그저 하죽히죽 말놀이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비스듬히 앉아 차를 마실때마다 굽죄였던
까치박달나무 빈가지
박터진 뒤 홍부네 집 안방처럼
터질듯 가득해졌다.
하늘까지 번지는 흙의 물소리
카페 게시글
♣`°³о♡정효♡
까치 박달나무의 신록(김정효)
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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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2 12:0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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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취학 어린이들이 '금곡초교'에 입학하는 실제 상황을
정감 있게 구체적으로 묘파한 좋은 시입니다.
"석달 동안 비어있던 금곡초등학교 일학년 교실에
삼월육일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눈을 반짝이며 침을 꼴깍 삼키며 들어왔던
아이들의 솜털 같은 신록이 소리봉 자락에
삼십명이 들어왔는데 삼백명 처럼 보였듯이
찾아 왔다."
'솜털 같은 새싹 어린이들과 솜털 같은 신록'의 비유가 빛나는 첫 연부터
'하늘까지 번지는 흙의 물소리' 끝 연 끝 줄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엮어나간
긴 호흡의 문장이 무리 없이 읽히는군요. 관찰력과 사고력과 표현력이 상당한 詩歷을 보여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