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의도]
3차시까지 학생은 첫 문장 한 줄 + 다섯 항목 메모를 손에 쥐었다. 4차시는 그 메모가 한 편의 초안으로 자라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하지만, 그 어려움의 본질은 '쓸 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써야할 지 몰라서'이다. 4차시는 장면 → 관찰 → 해석 → 고백의 4단 구성을 학생이 직접 자기 글에 적용해 보는 시간이다. 교사는 글을 평가하지 않는다. 돌아다니며 막힌 자리에 한 문장씩 곁에 적어 줄 뿐이다. 학생은 수업 시간 안에 800자 내외의 초안을 완성한다. 완성도는 5차시에 다듬는다.
[4차시] 나의 사람을 쓰다
교사 첫번째 발문.
"지난 시간 메모 다섯 줄을 가져왔습니다. 다섯 줄 모두를 채운 학생도 있고 몇 줄만 채운 학생도 있습니다. 옆 친구에게 채운 줄의 내용을 1분 동안 말로 들려줍시다. 들은 친구는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그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가 무엇이었는지."
교사 정리
쓰기 전에 말하기를 한 번 거치면, 글이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친구가 물어본 그 한 가지가 여러분 글의 중심이 됩니다.
교사 두번째 발문.
"이제 4단 개요를 짭니다. 한 문장씩만 적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순서를 잡는 것이 목적입니다."
단계 한 문장 개요 분량 목표
① 장면 "( ___ )이/가 ( ___ )을/를 하고 있었다." 약 300자
② 관찰 "나는 ( ___ )을/를 보았다." 약 500자
③ 해석 "그것은 사실 ( ___ )이었다." 약 400자
④ 고백 "그때 나는 ( ___ )한 사람이었다." 약 300자
교사 정리
이 네 줄이 곧 여러분 글의 뼈대입니다. 뼈대만 있으면 살은 붙습니다.
초안 쓰기 — 25분 집중
(교사는 칠판에 타이머를 띄워 두고, 자리를 돌며 막힌 학생 곁에 짧은 말 한 줄씩 적어 준다.)
교사 세번째 발문.
"쓰다가 막히면 딱 한 가지만 떠올리세요. 그 사람의 손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손, 표정, 자세, 말투. 그중 하나만 더 자세히 적으면 막힌 자리가 풀립니다."
교사 정리
좋은 수필은 눈으로 쓰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저 그 사람의 몸을 다시 바라보세요.
중간 점검 — 멈춤의 시간
(15분 시점, 모두 잠시 펜을 내려놓고)
교사 네번째 발문.
"지금까지 쓴 글에 자기 자신에 대한 한 줄이 있나요? 가족만 그려져 있고 내가 빠져 있다면, 나는 그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한 줄을 더 보태 봅시다. 그 한 줄이 지난 시간에 본 선생님 글의 '난 정말 쓰레기구나'의 자리입니다."
교사 정리
가족을 쓴다는 것은 결국 그 가족 옆에 있던 나를 쓰는 일입니다. 가족만 있는 글은 묘사이고, 나도 함께 있는 글이 수필입니다.
차시 마무리
"오늘 쓴 800자가 여러분의 첫 원고입니다. 완성된 글이 아닙니다. 씨앗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씨앗을 키웁니다. 친구의 눈으로 한 번, 자기 눈으로 한 번 더 보면, 글은 반드시 자랍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한 번만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읽다가 어색한 자리가 다음 시간에 고칠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