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경(詩經) 국풍(國風) 3편 주남(周南) 권이(卷耳)
국풍(國風)의 세 번째 시는 주남(周南)의 〈권이(卷耳)〉입니다. 이 시는 도라지(또는 광대싸리)를 캐는 여인이 멀리 부역이나 종군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고, 동시에 길 위에서 고생하며 술로 수심을 달래는 남편의 모습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애틋하면서도 현실적인 작품입니다.
1. 〈권이(卷耳)〉 원문 및 대역
제1장: 나물은 안 캐지고 님 생각만 나네
采采卷耳,不盈顷筐 。 (채채권이, 불영경광).Cǎi cǎi juǎn ěr, bù yíng qǐng kuāng. /
嗟我怀人,寘彼周行。(차아회인, 치피주항). Jiē wǒ huái rén, zhì bǐ zhōu háng. /
/ Gathering the cocklebur, it does not fill the shallow basket.)
Sighing for the man of my heart, I place it on the highway./
제2장: 우리 서방님, 고개 넘느라 고생하시겠네
陟彼崔嵬,我马 article 瘏。척피최외, 아마도. / Zhì bǐ cuī wéi, wǒ mǎ tú. /
I ascend that rocky height, but my horse is too strained to go on.
我姑酌彼金罍,维以不永怀。아고작피금뢰, 유이불영회. / Wǒ gū zhuó bǐ jīn léi, wéi yǐ bù yǒng huái. /
I pour a goblet from that bronze vase, so that I may not think of my long sorrow.
제3장: 말은 지치고, 서방님은 황달 걸리겠네
陟彼高冈,我马玄黄。 척피고강, 아마현황. Zhì bǐ gāo gāng, wǒ mǎ xuán huáng. /
I ascend that high ridge, but my horse is dizzy and sick.)
我姑酌彼兕觥,维以不永伤。 아고작피시굉, 유이불영상 Wǒ gū zhuó bǐ sì gōng, wéi yǐ bù yǒng shāng. /.
I pour a goblet from that rhinoceros-horn cup, so that I may not suffer long pain.)
제4장: 하인도 지쳤으니, 그냥 술이나 마십시다!
陟彼砠矣,我马瘏矣,我仆痡矣。 척피저의, 아마도의, 아부부의. Zhì bǐ jū yǐ, wǒ mǎ tú yǐ, wǒ pú pū yǐ. /
I ascend that rocky hill, my horse is worn out, and my servant is disabled.)
云何吁矣! 운하우의 Yún hé yù yǐ! /
Oh, how great is my sighing!
2. 〈권이(卷耳)〉에 대한 자세하고 해학적인 해설
이 시는 쉽게 말해 "나물 캐다 말고 삼천포로 빠진 아내와, 길바닥에서 술판 벌인 남편의 동상이몽 듀엣곡"입니다.
1절: "아우, 나물이고 뭐고 집중 안 돼!" (아내의 독백)
시작은 평화로운 나물 캐기 현장입니다. 여인이 바구니를 들고 산에 올라갔습니다. 목표는 '권이(도라지나 광대싸리 종류)'. 그런데 손이 영 헛돕니다. 바구니는 텅텅 비어 있죠. 왜냐? 머릿속에 온통 '남편 생각'뿐이거든요.
"아휴, 이깟 나물이 눈에 들어오겠어? 우리 서방님 보고 싶어 죽겠네!"
결국 빡침(?)과 그리움이 몰려온 아내는 과감하게 나물 바구니를 길바닥(周行)에 휙 던져버립니다. 요즘으로 치면 카페에서 노트북 켜놓고 일하다가 "아, 몰라! 여행 갈래!" 하고 덮어버린 격이죠.
2~4절: "말도 지치고, 나도 지치고... 마셔라 부어라!" (남편의 상상 속 주정?)
여기서부터 시선이 바뀝니다. 아내가 멀리 간 남편의 고생길을 상상하는 대목인데, 이게 아주 리얼합니다.
남편은 지금 가파른 고개를 넘고 있습니다. 말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도(瘏, 병들다)'하고, '현황(玄黄, 눈이 노랗게 변함)'하겠습니까? 서방님 탄 말이 거의 흰자위를 뒤집기 일보 직전입니다. 심지어 4절에 가면 하인마저 다리가 부르터서 "나 못 가요" 하고 자리에 누워버렸습니다.
이 총체적 난국 속에서 우리 서방님이 선택한 위기 극복 능력은 무엇일까요? 바로 '술'입니다!
☌ 2절에서는 뽀대나는 청동 술잔(金罍)에 한 잔!
☌ 3절에서는 무려 코뿔소 뿔로 만든 럭셔리 잔(兕觥)에 또 한 잔!
남편의 핑계는 예술입니다. "아~ 마음에 시름이 깊어서(不永怀), 상처를 잊으려고(不永伤) 어쩔 수 없이 마시는 거야!"라며 잔을 꺾습니다.
해학적 포인트
아내는 집에서 "울 서방님 고개 넘느라 눈물 콧물 짜며 고생하겠지?" 하고 애틋해 죽겠는데, 상상 속(혹은 실제) 남편은 길바닥에서 "말도 지쳤고 부하도 뻗었으니, 명분이 서네! 잔을 채워라!" 하면서 은근히 비싼 술잔 자랑하며 낮술을 때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리움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나물 바구니 팽개치기"와 "길거리 술판"이라는 아주 인간적이고 유쾌한 삶의 장면으로 버무려낸, 주남 최고의 '밀당 눈물 유발송'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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