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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동안 목수 일을 업으로 살아온 사람들은 고질 병이 하나씩 있는데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무좀이다.
열악한 위생환경과 작업환경 때문에 일단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
무좀 균은 일종의 곰팡이라는데 얼마나 지독한지 6개월 이상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곰팡이는 발 뿐아니라 목재를 변색 부패시켜 목수를 애 메긴다.
유기물인 목재는 열, 빛, 습도, 미생물, 곤충및 기타 환경조건에 따라 변색, 변형, 변질, 분해등으로 변화되어 재료로서 성능이 저하된다.
이와같이 목재같은 고분자 재료가 변질되어 성능이 저하되는 것을 열화(劣化)라고 하고 자연상태에서 목재는 미생물(곰팡이)에
의한 열화가 가장 심하고 목재가 완전 분해되어 붕괴될 때까지 계속된다며 겁을 주는데 실제는 연소(燃燒)에 의한 열화가 가장 심각하다.
곰팡이는 포자, 분생자, 자실체를 주기(cycle)로 하여 번식하는 사상균류(絲狀菌類)를 말하는데 수만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목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곰팡이류는 변색균과 자낭균(子囊菌) 그리고 담자균(擔子菌)이 있다고 한다.
변색균 곰팡이는 일반적으로 호기성(好氣性)이고 분자량이 적은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정도로 목재 속에 침입하여 색소를 형성함으로써
목재가 변색되는 피해를 주는데 상품가치를 크게 저하시키지만 목재의 강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자낭균(子囊菌)이 분비하는 효소는 목재의 세포막을 파괴하는데 이때부터 목재는 강도에 치명적 손상이 시작된다고 한다.
자낭균에 의해 일단 세포막이 파괴되면 당분은 물론 셀룰로오스, 리그닌 등 세포 구성성분을 변질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담자균(擔子菌)의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결국 목재는 붕괴되고 만다.
자낭균과 담자균에 의한 손상은 목재가 목수의 손을 떠나 건물주의 손에 관리될 때 대부분 시작된다.
곰팡이류는 자연계 구석구석에 존재하며 약간의 영양분과 적당한 환경조건만 있으면 왕성하게 계속 번식하고
균사가 세포막을 관통하여 목재 내부까지 만연함으로써 목재는 파괴 분해된다.
건축재로 쓰이는 목재는 곰팡이류가 요구하는 충분한 영양분을 당연히 가지고 있고 이 양분을 제거하는 비용은 턱없이 높기 때문에
고급 가구재나 악기재가 아닌 건축목재에서 곰팡이를 방지할 목적으로 양분을 제거하는 방법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걸로 안다.
곰팡이가 번식하는 적당한 환경은 온도, 습도, 산도(PH) 등이 맞아야 하는데 이 나라의 하절기는 곰팡이가 선호하는 온도를 제공한다.
곰팡이 생육가능온도는 5~40도이고 최적온도는 25~30도 라고 하는데 45도 이상이면 생육이 정지되고 70도이상이면 사멸한다.
하절기에 이 나라에서 건축목재를 곰팡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냉장 또는 고온 보관해야 하는데 비용이 턱없다.
곰팡이가 생육하는 최저대기습도는 85%이고 최적대기습도는 95~99%인데 이 나라 장마철 대기습도가 최적습도와 비슷하다.
곰팡이에게 적당한 대기습도가 유지되더라도 목재의 함수율이 적당하지 않으면 목재는 곰팡이로 부터 안전한데
곰팡이가 좋아하는 목재의 함수율은 30~60%이고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건축재는 하절기에 대부분 이 정도 함수율을 가진다.
함수율을 100%로 유지하면 곰팡이 생육이 불량해진다고 하는데 이 정도 함수율을 유지하는 방법은 목재를 물 속에 담가두는 것이다.
이 나라 풍토는 사계절 곰팡이가 원하는 산도(PH)를 유지한다는데, 한 겨울에도 온도와 습도만 적당하면 청국장을 만들 수 있는 나라다.
결론적으로 이 나라에서 건조되지 않은 건축목재를 하절기에 작업하면서 곰팡이를 피할 뾰족한 방법이 그다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곰팡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름날 이슬 맺힌 풀잎은 새벽길을 걷는데 성가시게 한다. 찬겨울 하얀 서리 또한 마찬가지인데, 바람이 부는 날에는 이슬도 서리도 생기지 않는다.
구르는 돌에 이끼 끼지 않듯이 바람있는 곳에서는 곰팡이 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이 짧은 목수는 하절기에 송풍기를 돌려 곰팡이를 막아보려 하는데 결과는 그다지 추천할 게 못된다.
곰팡이는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정확한 건조 스케쥴이 없는 인공건조는 목재의 할열을 촉진하는데, 할열은 변색보다 건물 수명에 더 치명적이라고 한다.
목재 함수율을 낮추기 위해 인공건조를 하는데 정확한 건조 스케쥴이 매우 중요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전문가의 제대로 된 건조 스케쥴이 없이 제재소에 설치된 고주파 건조기를 이용해 속성 건조하면 목재는 숯이되고 엄청난 비용만 떠안게 된다.
곰팡이가 좋아하는 대기습도와 온도, 그리고 함수율 등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어도 살아있는 나무에 곰팡이는 생기지 않는다.
살아있는 나무를 껍데기 벗겨놓고 변색균을 기다려도 변색균이 전혀 접근하지 않는데 그 까닭을 함수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나무의 물 분자는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제재소에서 평생을 보낸 대차잽이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같은 날 제재한 나무라도 대차 옆에 쌓아둔 목재는 청이 덜든다고 한다.
기계의 진동이 목재를 움직이게하고 결국 목재 속 물분자를 움직이게 하여 살아있는 나무와 같은 효과를 주었을 것이라고 어림 추측하는 것이다.
대차잽이 짐작이 그럴듯하다고 집 한채 그 많은 목재들을 목탁 두드리듯 죄다 끊임없이 두들겨 팰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안으로 저주파 증폭기를 응용해서 한꺼번에 목재 속 물분자에 진동을 주면 곰팡이가 접근하지 않을려나...?
검증되지 않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것도 아니니 누군가 이 아이디어를 이용해 곰팡이 방지장치를 만들어 낼지 모른다.
성공만 하면 대박일텐데...
목수와 건물주를 속상하게하는 변색균이 목수에게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건물 터가 원래 습한 곳이라면 사용되는 목재에서 곰팡이가 피지 않는 면을 외부로 가게 해야 건물 외관이 깨끗한데 그것을 목수에게 미리 알려준다.
또한 변색균은 나무가 어느 방향으로 돌지를 미리 목수에게 알려준다.
곰팡이는 양분의 이동경로와 같은 방향으로 피는데 이 방향은 가도관과 일치하고 목재의 할열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대부분의 목수가 곰팡이는 나무결을 따라서 피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양분의 이동통로와 나무결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침엽 목재의 변형 중 비틀림은 가도관에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건조응력의 벡터 합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요즘 현장에서 목재에 곰팡이가 생기면 표백 산화제 락스의 원료인 염소산나트륨류(NaClO, NaClO2, NaClO3) 화공약품을
과산화수소수(H2O2)와 섞어서 표백을 하는데 NaClO3(하이포염소산나트륨)은 상당히 위험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이러한 화공약품은 산소량을 증가시키고 먼지가 많은 작업환경에서 분진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변색된 목재를 우선 표백으로 감출 수 있을지 몰라도 3년만 지나면 목재는 백화현상을 일으켜 꼴사납게 된다.
입주할 때 기둥뿌리에 곰팡이와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소금과 숯을 놓는다
소금이야 옛날부터 천일염 이외에는 넣을 것이 따로 없어서 고민할 게 없지만 숯은 어떤 나무로 만든 숯을 넣었을까?
장인(匠人)은 참나무류인 신갈나무로 만든 숯이 제일이라 하셨다.
신갈나무 잎은 참나무 중에서도 잎사귀가 넙직한데 신발 깔창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신깔나무라고 했다고 한다.
신갈나무 잎사귀는 곰팡이(무좀)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 속설 때문에 그 나무로 만든 숯이 제일이라고 했는지 모른다.
또 다른 참나무류인 너도 밤나무로 만든 목타르가 곰팡이 방지제로 쓰인다고 하는데 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런데 담자균류인 버섯(표고)을 참나무에서 키우는 것을 보면 장인의 말씀이 별로 신빙성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집안의 동량인 애기가 궁댕이 퍼렇게 청이 들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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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